별난마트에는 도깨비가 살아요 책 먹는 고래 22
강용숙 지음, 정혜주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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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플라스틱들의 고향 찾기, 주인의 배신에 실망한 유기견의 자유선언, 위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갈매기들, 운명을 극복해 나가려고 애쓰는 쥐, 충동적인 소비생활 등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들이지요. 그림들과 잘 어우러지면서 재밌고 기발하고 상상이 가득한 이야기로 변신했습니다. 그러니 즐겁게 읽고 천천히 생각하고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메시지들을 이해해보면 좋겠습니다.

 

조류를 무서워하는 저도 갈매기의 삶을 만나 생태계가 파괴되어 많은 생명들이 당면하는 위험성에 대해 공감합니다.

 

내가 저번 일 생각하면 아직도 기가 막혀. 새우깡을 혼자 다 먹으려고 입에 물고 발로 감추고 난리였잖아?”

 

힘 있는 새가 잘 먹고 잘 사는 건 당연한 거야. 힘없는 것들은 늘 불평만 많더라.”

 

과자가 몸에 해롭다는 건 확실한 말도 아니야.”

 

주인공 가 혐오 대상이 아니라 뿔난 다찌가 위험한 순간에 응원을 보내는 존재라는 따뜻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쥐라고 다 같은 생김새는 아니지 않니? (...) 기죽을 필요 없어.”

 

세상은 무지 넓고 쥐도 여러 종류가 있구나. 집을 나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무 것도 모르고 구박 덩어리로 살았겠지?’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에서는 쥐를 신으로 모시기도 했대. (...) 사람들은 황금 쥐 동상을 세워놓고 자식 많이 낳게 해달라고 빌었어.”

 

표제작인 별난마트에는 도깨비가 살아요는 공감의 폭과 깊이가 짐작보다 컸습니다. 도깨비들은 우리 사는 세상 도처에도 있던 거였네요. 만난다고 다 홀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끔 홀렸단 핑계로 긴장을 탁 풀고 멋대로 사는 순간들도 떠오르네요.

 

손님 오셨다. 슬슬 일을 시작해볼까나. 오늘 우리 목표가 삼천만원이야.”

 

원래는 반찬거리만 조금 사려고 했는데... 꼭 도깨비에게 홀린 것 같아.”

 

코로나만큼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판데믹 현상인 쓰레기와 플라스틱 문제를 비교적 직설적으로 하지만 충분히 동화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도 반갑습니다. 바이러스는 개인이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만 플라스틱은 우리 모두가 뭔가 할 수 있는 종류이니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해 질 녘 바람이 장난치기 시작했어. 환자처럼 널브러져 있던 폐품들은 바람이 들쑤시자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지.”

 

최근에 죽은 물고기들이 해안으로 밀려오고 있어요. (...) 엊그제는 백상어가 커다란 비닐을 뒤집어쓴 채 해안에 쓰러져 있기도 했답니다.”

 

우리 국민들은 편리한 일회용품 사용하는 것을 참 좋아해요. 한 번 쓰고 버리면 설거지를 안 해 물도 세제도 시간도 절약돼요. 대신 다른 일을 많이 할 수 있어요.”



동화의 가장 멋진 점인 상상력이 가득한 세상을 만난다는 즐거움에 더해, 현실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연계하여, 나와 타인들, 동물, 식물, 자연, 지구로 생각을 확대해보고 이것에서 다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이 귀한 것이니 귀하게 대하자는 은근한 메시지가 좋습니다.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세계를 함께 탐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아동기에 갖춰야 할 올바른 심성을 갖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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