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는 척하지만 사실은 모르고 있는 영문법 이야기
이장원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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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는 척하는 것이 있다니 왜 나만 모르는 건지 놀랐다나는 그 내용이 금해서우리 집 중학생은 올 해 유독 싫어진 학교 영어 수업으로 인해 교과서 이외에는 다 읽을 태세이다.

 

영문법을 잘 모르지만 학교 수업 당시에는 문제를 못 느꼈다대학 졸업 후 취업이나 미국 유학을 준비하지 않아서 다들 경험하신다는 토익과 토플 시험도 본 적이 없다그런데... 지금은 이유가 기억이 안 나지만 GRE 수업을 잠시 들은 적은 있다 궁금하다왜 그랬지?

 

단기든 장기든 일정과 목표가 확실하지 않으면 도무지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그런 성향을 가졌다안타깝지만 그런 나를 닮은 십 대도 있다그렇다고 갑자기 우리끼리 영어 수업을 할 수도 없고 8월에 시행하는 토익을 함께 볼까 얘기해 보았다.

 

시험이란 참 편리하고 단순한 목표라 부담도 적고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니 명쾌하기도 하다좋은 나라 대한민국은 중학생도 학생증과 응시료만 내면 된다.

 

이 책은 영문법을 통독하고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용도로 함께 읽었다흔히 알려졌지만 옳지 않은 영문법에 대해서도 11개 주제로 알려 준다우리나라 영어 수업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엉터리 영어를 가르치는 경우도 짐작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부한 지라 너무 오래라 그런지 내게는 새로운 내용들이 꽤 많았다.

 

부정사란 무엇인가품사가 정해지지 않은 말인가.

영어에는 미래 시제가 없다.

타동사가 무엇인가목적어가 필요한 동사인가.

보어란 무엇인가부사가 보어가 될 수 있는가.

가산명사란 무엇인가세는 것이란 무엇인가.

한정사가 한정하는 어구는 한정적인가 비한정적인가.

관계대명사란 무엇인가.

가정법이란 도대체 정확히 무엇인가아무도 모른다?

분사구문에서 생략된 접속사는 연방대법원도 못 찾는다.

- ago의 진짜 정체는부사인가?

전치사 of와 from이 물리적/화학적 변화에 쓰인다는 말은 문법도 과학도 아니다.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주제가 하나도 없다영문법 전공도 학자도 아니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읽는다.

 

첫째잘못된 수많은 번역어들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워진 개념들이 많다는 것에는 완전 공감한다특히 일본을 거쳐 재번역된 용어들은 원래의 형태를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분야는 다르지만 피카소큐비즘입체파... 의도적인 게 아닌가 싶은 이상한 번역이다.

 

둘째한국식 영어 교육에 사용된 부정확한 설명들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다저자는 일단 개념 설명이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감사하게도 자신이 믿는 정확한 개념도 제시해준다교육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토리텔링 실력이 대단해서 읽기는 쉽다.

 

예를 들면,

 

“infinitive는 (...) 어원적으로 보면 정해져 있지 않은 말이라는 뜻입니다하지만 이것은 품사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주어의 인칭과 수에 따른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 바로 동사원형입니다. (...) 부정사를 가장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부정사=동사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의 ‘to’는 preposition, 즉 전치사로 분류됩니다. (...) to는 뒤에 동사원형즉 부정사가 오는 매우 특이한 전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to는 particle의 하나로 볼 수 있고, infinitive marker라고도 불립니다.”

 

“bare infinitive는 앞에 아무 것도 없는 부정사’, 즉 앞에 to가 없는 부정사를 말합니다그래서 (...) ‘앞에 to가 있는 부정사는 ‘to-infinitive’라고 하고 앞에 아무 것도 없는 부정사라는 뜻에서 ‘bare infinitive’라고 하는 것입니다.”

 

- Merriam-Webster Dictionary의 내용 중 to에 대한 8번 정의를 근거로 저자가 정리한 것

 

라틴어와의 비교를 통해 영문법이 어떻게 개념을 정하고 교육 가능한 수준에서 어느 정도까지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저자의 열의와 성실성에는 감탄이 나온다하지만 영문법에 정말 진지한 관심을 가진 독자가 아니라면 선택해서 집중하고 읽어나가야 할 듯하다.

 

물론 개념과 용어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주 좋은 가이드라인 서적이다어원학에 관심이 많고 어원학etymology 사전 찾기를 즐기는 나에겐 충분히 흥미롭다학습 서적은 아니다하지만 적어도 11가지 대표 주제에 관해서는 아주 분명하게 고치고 정리해주는 장점을 유지한다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니 참고하셔도 좋을 듯하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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