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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니? ㅣ 마음 빵빵 그림책 10
김은정 지음, 유담 그림 / 밥북 / 2021년 6월
평점 :
그림책 제목을 보고 뭔가 웃프면서도 한국 사회에 날카롭게 전할 중요한 통찰이 있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기대가 있었다. 의례 하는 호구조사 질문이기도 하지만, 일견 평범해 보이는 질문들은 바꾸고 고쳐야할 편견과 차별을 담고 있기도 할 것이다.
특히나 연령에 따른 차별과 강제되는 역할이 아직 강한 한국사회에서 나이란, 어린이로 살아가는 일이란. 일단 질문 자체가 넘 지겹다. 살면서 나이가 몇 살이란 대답을 언제까지 하고 살아야 하나.
초등시절 학교나 학년 물어보는 어른들도 지겨웠다. 문득 돌아온 기억에 짜증내는 나와는 별개로 언제나 누군가보다 나이가 어릴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배울 메시지가 담겨 있을 거라 기대하며 읽는다.
다섯 살인데 이미 “몇 살이니?”란 질문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아이가 그 질문 자체에 대해 고찰하는 중이다. 혹시나는 없었다. 아침마다 만나는 사람들, 이웃들, 모르는 사람들, 외계인까지 보면 일단 몇 살이냐...


기어이 아이는 다섯 살이라 5층에 사는지, 다섯 살이면 아이스크림 다섯 개 먹을 수 있는지, 혹시 아프면 다섯 살이라 주사 다섯 대 맞는지, 치과에서 이를 다섯 개 뽑는지... 궁금하고 두렵고 고민스럽다.
“누군가와 비교하기 위해 혹은 정해놓은 기준에 맞게 이 아이가 자랐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글쓴이 김은정.
‘정상’도 ‘표준’도 ‘기준’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두 모두 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 아닌가 한다. 규격에 맞춰 생산해낸 물건들을 비교하고 하자를 골라낼 때 필요한 말.
하나 뿐인 우리 모두를 온전히 존재 자체로 서로 사랑스럽게 봐주며 삽시다. 할 수 있으니 잘 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