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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제로 웨이스트 ㅣ 빨간콩 환경책 1
카린 발조 지음, 로랑 오두앵 그림, 김하나 옮김 / 빨간콩 / 2021년 6월
평점 :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용어를 들어 보셨나요?
단어의 뜻대로만 되면 마음이 정말 편할 듯합니다.
좀 더 설명을 보태보자면, 모든 제품, 포장이나 자재 등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재사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즉 모든 쓰레기를 없앤다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니 최대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보자는 것이지요.
‘쓰레기’라는 용어 자체가 낭비적(wasteful)입니다. 실제로도 쓰레기로 분류된 것들 중 아까운 것들도 많습니다.
숫자와 통계는 신기하게도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해주고 개념을 확실하게 해주는 역할을 잘 할 때도 있습니다. 가령, 프랑스에서 한 사람이 70년을 산다고 하면 배출하는 생활 쓰레기만 55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활용을 못 하면 태우거나 매립 - 땅에 묻기 - 해야 하지요. 끔찍합니다. 지구 환경이 여태 버틴 것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비교적 최근에는 일회용품과 간편식이 더 늘어났고 판데믹으로 마스크 쓰레기도 한 몫을 합니다.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나오고 쌓이고 바다로 흘러가서 어딘가의 해변에 재앙처럼 쌓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쓰레기를 다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양을 줄이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많은 분들이 애를 써서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고 계시지요. 중요한 일이지요. 그리고 더 중요한 일은 쓰레기 양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 책은 아주 구체적으로 일상에서 지속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재밌고 친절하게 알려 주는 책입니다. 그림도 아주 많습니다. 쉬운 것들로 엄선해서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가득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도저히 지금은 할 수 없어 보이는 미션들도 있습니다. 32가지를 늘 다 할 수도 없습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자신의 일상에서 가장 유용하게 활용될 것들을 찾아 시도해 보는 것은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을 듯합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 것은 미션 10 플라스틱 사용하지 않기입니다. 새로 구입하는 물건은 플라스틱 재료가 사용되지 않은 것들을 고릅니다. 그래도 100년도 못 사는 제가 500-800년이나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이미 많이 남겨 두겠단 생각에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별 거 아닌 듯해도 매번 대체품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뭘 열심히 적극적으로 하는 것보다 뭘 안 하는 것이 더 편하니 열심히 애써봐야겠지요.
그리고 미션 11 일회용품 줄이기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할 만합니다. 내가 한 행위의 뒤에 쓰레기가 남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뿌듯합니다. 특히 우리가 물티슈라고 부르는 물건이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잘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면봉 대신 귀이개를 사용하라고 하는데 그건 아직 어렵습니다. 어쩌면 전 못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적어도 플라스틱이이 포함되지 않은 물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칫솔처럼 제게는 필수품이라. 뭔가 다른 대안도 언젠가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체치약처럼 완전한 해방이 가능한!
미션 24에서 바질(Ocimum basilicum) 페스토 만들기가 나와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허브라서 여러 해 바질을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 심을 때 씨앗이 너무나 적어서 놀라고 10일~20일 내에 싹이 나온다고 하는데 4일 만에 싹이 나와서 빨리 성장하고 빨리 시드려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여전히 페스토 만들 만큼 수확은 안 되어 그냥 허브처럼 잎을 따서 핏짜나 파스타와 함께 먹습니다. 농사(?) 규모를 좀 늘려 볼까 싶네요.
소박(?)해 보여도 화분 두 개에 자라는 허브들은 로즈마리, 라벤더, 오레가노, 바질 그리고 스위트 바질 다섯 종류나 됩니다. 혹 키우시려는 분들은 흙이 마르지 않게 - 촉촉하게 - 관리해 주시면 좋습니다.
쓰레기가 가득한 방도 집도 지구도 저는 싫습니다. 이런 단순한 이유로 저는 가능한 쓰레기 줄이기를 나름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 더 신이 나겠지요. 이 책의 목차에 등장한 것 외에 다른 좋은 방법들을 알고 계신 분들은 제게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