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아티스트 - 삶이 예술로 바뀌는 터닝포인트, 제32회 히로시마 문예 참가작품
윤호전 지음, 윤성화 외 옮김, 박신영 화가 / 지식과감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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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은 물론이고 참가한 분들의 다양성과 기획 자체도 놀랍고 몹시 궁금한 책이었다작가만화가화가신학자 네 분이 흥미로운 협업을 통해 만드신 책인데 장르는 경영에 속해 있다.



매일매일 연속되는 실패의 삶에서도 절대 쫄지 않는다고 한 저자의 말은 부러우면서도 샘이 난다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안온한 일상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삼가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어쩌다보니 실패하기도 전에 쫄아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이리저리 일 자체에 부대끼다생각이 많아져 현실보다 생각 자체에 부대끼다이직을 열심히 하기도 하고 뜬금없는 직업을 갖기도 했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저자가 말하는 변하지 않는 직장과 메신저 대변인 역할은 무엇일까라이프 아티스트란 낯선 개념과 더불어 여러 궁금증을 가지고 읽어 보았다.

 

특정 분야가 아니라 인생을 디자인하는 아티스트도 있다는 것.

아프고 슬프고 지친 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우리는 힘든 순간 기존의 습관과 생각에 얽매이게 된다나 또한 그랬다기존의 선례를 찾기 시작했고 주위를 둘러봤다하지만 나와 똑같은 상황은 단 하나도 없다찾는 걸 그만두고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한다.”

 

성과를 확인하기 전에 우선 그런 꿈과 기획은 참 보람 있고 대단한 직업이라 인정할 수밖에 없다예술이 작품으로 물성화되어 특정한 애호가들이나 감상자들에게만 전유되는 것이 아니라인생 전반에 걸쳐 살아가는 모습에 분명한 호의를 가지고 끼어든다고 생각하니 일단 멋지다이미 내용을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새로운 개념으로 만나는 나로서는 이런 일을 조력하는 전문가가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다.

 

오늘 한 가지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나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내 마음을 지키고 싶다. (...)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조급하고 이유 없이 바쁘고 쓸데없이 긴장되고 본인은 돌아보지 않고 서로 판단만 한다.”

 

출간할 책,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글을 쓰는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끝까지 가는 것일까저자는 인용을 통해 죽기 살기로 쓴다고 한다비록 창작하는 글은 아니지만 맡은 일을 어떻게든 완료해야한다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짐작 정도는 비슷하게 할 수 있다


책의 곳곳에 아주 힘찬 제안과 계획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생활 속에서 잘 녹아난 감성들이 배어있고 아주 사실적인 경험들이라 쉽게 공감하게 된다이 글을 쓴 마음이 무엇인지 일독으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할 정도로 전하고자 하는 것의 전달력이 좋다.

 

여전히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직업이지만저자가 이 직업을 택한 이가 갖춰야할 여러 사항들을 들려주는 문장들을 보고 웃음이 났다물론 비웃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문장으로는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실은 어려운 일이고이런 사람이 내 일상과 삶을 본 모습 그대로 예술로 함께 만들자고 해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상상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리액션 잘 하기

기분 좋게 기다려 주기

용기 갖기

바로 할 일과 여유롭게 할 일의 구분 등등등.

나와도 남과도 잘 소통하기 위한 도구들이다.



아주 짧은 비슷하게 맑고 따뜻한 분위기의 에세이가 50편이다한글영어일본어로 실려 있다분명 살짝 다를 분위기와 감성들이 제각각일 텐데 히로시마문예참가작인 글을 일본어로 술술 읽을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



특이하게도 성공이 아니라 실패에 집중하는 이야기실패에 머물지 않고 일련의 과정으로 여기고 발을 떼는 이야기소소한 상상이 아니라 화려하고 멋진 우리 셋은 작가가 되어 전국전 세계로 순회강연을 다닐 것 등등 상상으로 기쁨과 힘을 주는 이야기들이다깊고 넓게 삶을 보는 이야기이다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내 시간이 읽는 동안 천천히 지나가는 좋은 기분.


라이프Life란 단어를 떠올리면 언제나 정물Still Life이 생각난다. 연관은 없지만 문득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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