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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녕 - 박준 시 그림책
박준 지음, 김한나 그림 / 난다 / 2021년 3월
평점 :
박준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생소하기도 반갑기도 한 시그림책입니다.
저는 처음엔 동명이인이가 했습니다.
주인공은 시인의 아버지의 반려견 ‘단비’입니다.
새삼스럽지만 참 예쁜 이름입니다.
시인 역시 소개에 ‘늘 개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지요.
‘안녕’이라는 말은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사용하는 말입니다.
다른 표현들이 덧붙기도 하지만
두 음절만으로도 완벽하게 상황에 맞는 인사를 할 수 있는 특이한 표현입니다.
편안하고 건강하게 지냈는지,
나와 헤어지고도 그렇기를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묻고 바라는 마음의 표현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만나서 안녕, 헤어질 때 안녕,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일들을 삶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천천히 읽어야겠지요. 두 안녕들 사이가 너무 짧지 않도록.
조금만 읽어 봅니다.
“헤어지며 놓아주는 순간 내뱉었던 안녕, 기다리며 기약하고 다시 그리며 준비해두는 안녕, 이 사이에 우리의 안녕이 있습니다.”
벽 앞에서 우리는 눈앞이 캄캄해지지.
벽은 넘지 못하고 눈만 감을 때가 있어.
힘을 들일수록 힘이 빠지는 순간이 있고,
힘을 내도 힘이 나지 않는 날들이 있어.
...
안녕은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일이고,
셈하지 않고 들어주는 일이지.
그게 무엇이든.
...
한번 눈으로 본 것들은 언제라도 다시 그려낼 수 있어.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을 그리움이라고 하는 거야.
...
<우리는 안녕> 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