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무지개! 작지만 소중한 1
테리사 트린더 지음, 그랜트 스나이더 그림, 조은수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우리 집 꼬맹이가 토끼띠라서, 그림책은 가족 모두 좋아하는 지라 반가운 책인데, 운이 좋아 감동 실화를 알게 되고 마음이 한 가득 뭉클해집니다. 


실화가 훨씬 더 감동을 주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왜 그럴까요아무래도 기획과 설정과 창작의 짜임새에 비해 이야기 구조도 내용도 단순할 텐데요.

 

아마도 좌절과 포기를 생각해본 우리가 그래도 보고 싶은 현실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창작물 속의 결말이 아무리 시원해도 현실의 작은 선함이 더 뭉클한 것과 같은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지개 그림은 점점 더 퍼져 뉴욕 헌팅턴 타운의 마을 전체를 감쌌습니다.”

 

이 책의 단 한 문장이 물에 번지는 물감처럼 마음에 퍼지는 기분에 잠시 움직이질 못했습니다물리학 전공자로서 무지개가 뭐 그리 신기한 것도 아니고 신비로운 것도 아닌데이른 봄 잠시 환상처럼 나타났다 섭섭하게 사라져 버리는 연둣빛처럼무지개의 존재감 역시 그러하지요그래도 누군가 무지개다라고 하면 다들 찾아보게 되지요마치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빛의 존재를 처음 목격한 것처럼 설레고 기쁜 표정을 다들 하고서 말입니다.

 

판데믹 그림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이 마음을 파고들듯 아프지만판데믹 시절을 견디는 어른들이 전망과 분석과 경고를 하는 시간에도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책이 여전히 나오고 그 세상 속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멋지고 빛나는 모습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있잖아, 어떤 이야기에든 시작과 끝이 있대.


여기가 있으면 저기가 있고......


그리고 그 사이에 무언가도 있지.

 

답답하다갑갑하다불안하다화가 난다이런 말들을 자주 하고 살았습니다그래도 되는 세월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거리로 나가 기물을 부수거나 사람을 다치게 하는 대신 상한 마음과 감정을 자주 말과 글로 긁어냈습니다다정하고 따듯하고 의지가 되던 모든 이들이 다 사라져버린 것처럼 굴었습니다.

 

이 책을 들여다보는 동안사라졌던 이웃들이반가운 목소리들이그리운 산책길들이즐거운 시간들이 잠시 다시 떠들썩하게 들리고 보이는 듯 했습니다여전히 그들에 기대어 살고 있는 투정 많은 제 자신도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환한 얼굴을 언제나 온전히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영문도 모른 채로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잘 살아온 아이들에게 깊이 미안하고 감사하고 미안합니다확진사망실직경제 손실 등등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모든 피해들에 매일 주목하면서도아이들에 대해 어른들이 정식으로 사과 한 번 한 적이 없다는 새삼스런 자각이 듭니다.



 

아이들도 피해자입니다그 아이들이 자신들의 빛나는 생명력으로 움직이며 세상을 연결해준 메시지가 이 그림들입니다미국영국독일캐나다 곳곳으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합니다그런 아이들을 알아 봐준 저자들 테리사 트린더그랜트 스나이더 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흐리던 마음 한편에 비가 와도 사라지지 않는 무지개가 불빛처럼 들어왔습니다.


 

미래에는 더 안전하고더 행복하고더 너그럽고더 정의로운 곳에서 지금을 돌아보게 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