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10 - 강화도조약 Ominous 본격 한중일 세계사 10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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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굽시니스트라고 알려진 김선웅님을 아시는 분이 많으신가요? <시사인잡지에 역사만화 연재하시던 분입니다재밌지만 분량이 감질나던 느낌이라 단행본 소식이 반가웠습니다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접근성이 좋은 만화 형식이지만, ‘역사’ 공부에 관한 관점에 공감을 할 수 있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책들입니다.

 

저는 사실 국사라는 말이 이상하거든요알려지지 않은 무인도국가도 아니고 더구나 한반도에서 외세의 부침이 끊임없었던 환경에서 똑떼어 국사라니 무슨 의미가 있으며 내용 역시 부족하거나 부실할 거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역사교육을 전공하신 분이라무지에서 오는 제 대범함과는 달리 모든 역사는 세계사다 동양사로 좀 더 치밀하게 구상해서 들려주시는데여전히 즐겁게 따라 읽을 수 있는 기본적인 관점이 좋습니다.



근대 시작의 거점인 프랑스에서 일본, 대만, 조선으로 좁혀 들어오는 구성이 마음에 듭니다.

 

민족주의를 강조하고 국민국가 시대에 의식화를 위한 교육의 필요는 잘 알고 있지만, ‘국사보다는 한국사라고 명명하시는 것 또한 저로서는 좀 더 신뢰가 갑니다.

 

국사 공부만으로도 빡센 거, 뭘 굳이 중국사 일본사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나 싶지만, 한국사라는 나무를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멀리서 동양사라는 숲을 봐야 하는 부분이 있는 법입니다.”



처음에는 5권으로 기획하셨다는데첫 권을 읽으면서 죄송하지만 그 말은 믿을 수 없었습니다. 5권으로 마무리할 설명과 열정이 아니란 느낌이 너무 확실했거든요결국 20권으로!

 

발굴하거나 추론한 모든 정보들이 중요한 역사학 분야라 꼼짝없이 모든 자료들을 숙지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으로 분량이 엄청납니다그것들을 잘 엮고 짜서 일관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일은 잘 몰라도 엄청 고될 것입니다사자성어를 자주 사용하시는데 저자야말로 박학다식의 표본!입니다.

 

형식만 만화이고 내용은 검색이 필요한 충실하고 가득한 책입니다그러니 읽으실 방법을 미리 정하시는 것도 독서에 도움이 됩니다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일단 일독한다혹은 처음부터 찾아가며 다 이해하며 천천히 읽는다저는 중간 어딘가의 자세로…….

 

유머 코드도 시사적이고 현재성이 있고 - SNS에 열심인 독자들에겐 익숙한 방식 분노 유발 역사적 사건들에도 차분하게 욕해주시며 찰 지게 풍자해 주시는 능력이 빛납니다덕분에 한번이 아니라 적어도 두 번 이상 속 시원하게 욕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일완벽한 이가 누가 있으랴그냥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바로 잡고 새 인생 살면 서로 좋을 텐데세계사에 여러 민폐를 끼친 것도 잘못인데이후의 행태가 더 밉상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특정 국가만 지적하는 건 아닙니다만.

 

저는 의외로(?) 역사서 읽는 것이 재미있습니다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통시적인 관점에서만 비로소 잘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난 이후에는 더 재미있습니다.

 

역사를 알면어쩌면 낭비에 다름 아닐 고민들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뜬금없이 튀어나온 이론이나 의견 같아 보이는 것들도 왜 이 시기에 이런 논의가 필요했는지를 전후 맥락을 알면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논의의 핵심이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능한 게으르게 살고 싶은 근원적인 욕망이 강한 사람으로서 쓸데없는 것들을 말끔하게 해주는 모든 계기가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남들이 이미 열심히 다한 이야기를 혼자 막 열렬하게 설파하는 민망한 상황도 피할 수 있기도 합니다.

 

19세기무척이나 복잡한 정치사이지요또한 강화도 조약 체결까지의 과정과 이후의 변화들은 마음 편히 읽기에는 불편하고 속상하고 아프고 여전히 아주 민감한 부분들도 많은 시기입니다



 개인들끼리의 역사라 하더라도 기억하는 내용이 다 다르고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당연하게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혹은 유리한 내용으로 편집하는 것이 지난 일이지요간혹 대화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실증적 근거들을 찾아 볼 수 있는 국가 간 역사는 오히려 다행인 점이 많기도 합니다여전히 해석의 문제는 쉽지 않습니다만.

 

어차피 진실이란 누구 한 사람이 발표하듯 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오래 전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살다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정보들은 말로 충분합니다그런데 종합적인 전체 그림으로서의 진실은 드러나는’ 속성인 것 같습니다. To be revealed.

 

다 찾아 읽어 보지 않아 현실에 얼마나 많은 동아시아 역사서들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일단 팩트가 많이 인용되었다는 점과 유쾌하고 통쾌한 촌철살인의 필력으로 쓰인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만한 역사서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용 만화도 아니고 개그가 주도적이라 웃고 넘기는 책도 아니고교양서와 수험서의 어디쯤에 위치한본격 역사서라고 느껴집니다의도적인 왜곡 의지나 사적 믿음이나 창의적 철학을 설파하는 내용도 없어서 혹은 저는 발견을 못해서 그것 역시 좋습니다.

 

그렇다고 딱딱하고 진지한 것만은 아니라 게임만화드라마와 연계한 비유들도 친절하게 등장하는데저로서는 익숙한 작품들이 아니라 오히려 신기했습니다.

 

! Ominous. 분명 형용사인데 무려 제목처럼 단독으로 표기되어 저자의 의도를 알고 싶어 애를 썼습니다어원사전까지 찾아보았지요쓸데없는 짓이었습니다진정하고 생각해 보면 형용사 단독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유는 없습니다.

 

강화도 조약이 얼마나 Ominous한 것이었는지 그 불길한 느낌은 확실하니까요서글프고 분한 역사이지만 제목 덕분에 혼란스럽고 흥미로웠고 결국엔 '불길한' 그 시절이 아팠습니다.



서계 문제와 운요호 사건을 가지고 조선을 압박하던 구로다는-

 

서계 문제 사과 운요호 사건 사과와 책임자 처벌!!”

친교를 회복하자는 회담에서 그런 시빗거리가 무슨 소용이오이까?!'

역시 친교를 회복해야죠친교 회복만 된다면야 서계니운요호니다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이를 위해 저희 측에서 근대식 수호조규 모델을 준비해왔답니다.”

아니지난 250년 전통의 친교를 그대로 회복하면 될 일인데어찌 조약 어쩌고 하는 낯선 이야기를.”

이 외에 다른 친교의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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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inous (adj.)


"conveying an omen, significant," 1580s, from Latin ominosus "full of foreboding," from omen (genitive ominis) "foreboding" (see omen (n.)). Especially (and now exclusively) "of ill omen, giving indication of coming 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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