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당신의 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심리학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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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일면 유행에 민감하게 살아온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한 때 합리적 이유를 달고 유행하던 유서쓰기운동에 참가한 뒤 매년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점이 그러하다연말연시 날을 정해 수정하는 것은 아니고 필요가 있을 때 그러긴 하지만 어떤 해는 딱히 고칠 게 없어 일 년 내내 정체되어 있었나 하는 뜻밖의 평가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해를 거듭하며 사라지는 내용추가되는 내용새롭게 바뀐 제도 덕에 전체 정비가 필요한 내용 등이 있다신체 기증의 내용도 변했고 이 상태로 늙어간다면 결국엔 기증할 게 별로 없을지 모른단 생각도 드는 요즘이다 존엄사법 시행 이후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추가되었다그 밖에도 소소한 것들이 있는데 삶이 변해야 유서도 변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기도 한다.

 

이렇게 쓰면 꽤나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도 하고 살았던 듯싶지만 실제로 그렇지도 않다대부분의 시간에는 사는 일만 생각한다시절이 변하고 지인들의 별세 소식도 드물지 않게 듣는 해이다바로 이틀 전에도 친구 아버님 떠나신 소식어제는 오랜 지병으로 무척 고생한 친구가 좋은 봄날 비로소 편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장 위에 올려 둔 책들의 무리 중 돈과 화폐증여에 관한 책들이 눈에 띈다이제 와서 학위 공부하듯 할 것은 아니지만 유서 하나 달랑 작성하는 것보단 조금 더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는 불안이 마음에 번지는 것도 사실이다대단한 자산을 보유한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도 높지 않지만 이것저것 약속한(?) 것들이 많아 정리는 필요하다.

 

긍정 환상이란 소위 말해 스스로를 실제보다 더 똑똑하고 예쁘고 고상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전 세계 84%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큐가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90%의 대학교수들이 동료보다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며대부분의 사람이 포토샵을 거친 얼굴을 진정한 자신의 얼굴이라 생각한다.”

 

그 무리의 책들 중 이 책은 제일 재밌어 보인다심리학 실험을 이렇게 많이 한 것도 재밌고 열심히 실험 결과를 정리해서 발표한 것도 재밌고 적극적으로 매체들을 이용해서 열심히 강의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The Psychology of Money란 분야가 있고 관련 연구자들의 BBC 자료들이 있어 놀랐다목차들을 보면 먼저 펴보고 싶은 재미난 내용들도 있다.

 

더러운 돈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얼굴값은 도대체 얼마일까

운을 위해 투자하는 대신 좋은 일에 써라

돈을 달라고 하기 전에 시간을 달라고 하라

기부하는데 얼굴이 왜 중요해

행복해지고 싶다면 물건보다는 경험을 사라

시간을 황금 보듯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경제학 지식이 도덕에 미치는 영향

 

죄책감은 한번 잃고 나면 다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사람들은 도덕성의 하한선을 뛰어넘으면 그 뒤로는 예전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다.”

 

이전에도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윤리학은 경제학으로부터 기원한다한정된 재화를 어떻게 나눠 써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원래의 경제학이다그러니 나누는 방식과 기준에 대한 준거가 필요할 것이고 관련된 갖가지 태도와 개념이 윤리를 구성한다실질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보다 투기 인구가 더 많을 지도 모르는 사회 환경이지만경제 활동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의 돈이 어디로 가는지를 보라.”

 

한 사람의 인생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닌 무엇을 했느냐로 정의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마음 가는데 돈을 쓰는 것은 당연하고저자 역시 밝혔듯 어디에 돈을 쓰는지를 알면 적어도 그 사람이 말로 설명하는 자신보다는 그 사람의 실체를 더 잘 알 수 있다누구나 각자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반복되는 신념에 따른 행동은 곧 자기 자신이 되고 매일 어떻게 살아갈지 역시 결정한다비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80% 정도행복을 사주진 못하지만 진통제의 역할은 한다는 돈.

 

금전적 보상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들 순 있어도 책을 좋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돈은 이러한 자기중심적 경향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

 

금속화폐에서 지폐에서 신용화폐로 바뀌었지만일상의 우리는 늘 돈을 보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돈으로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며 산다너무 뻔하지 않을까 해서 뭘 썼을까 궁금했다나로서는 전문가가 연구자의 자세로 연구 결과들을 모아 스토리를 풍성하게 늘리지 않고 건조하게 집필한 문체가 오히려 나쁘지 않았다자신에게 해당하는 분야만 찾아 읽기에도 편하다.

 

돈을 써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면제대로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문득 돈 좀 쓰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데 그냥 나만 겪는 독서 부작용인가. 결제의 쾌감은 어쩐 이유인지 약해지지 않는다. HUMAN-P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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