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책임
김신회 지음 / 오티움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가벼워지기를.... 2021 새 봄김신회"

 

무척 솔직해서 책을 읽은 것만으로 친해진 기분이 든다글로서도 전면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누군가와 만나는 일이 가능하구나, 놀라고 감탄했다.

 

솔직함의 측면에서 측정할 방법이 있다면 나는 굳이 감춰야할 거대한 비밀도 없는 주제에어지간히 겹겹이 둘러친 두꺼운 형식과 태도들을 갖고 있다적극적으로 감추려는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솔직함이 무례함이나 불편함이 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까그러니 타인들에게 욕을 덜 먹는 대신 친밀함이나 애정도 한갓지다.

 

1년에 최소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작가시라는 데 읽은 작품이 없다그러고 보면 에세이를 적극적으로 읽기 시작한 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실제로 져야 할 분명한 책임도 있지만심정적으로 무거워지기만 하는가만 살펴보면 굳이 이고 지고할 필요가 더 이상 없어진 책임감에 대해 정리와 청소를 할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베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속으로 꼭 질문한다. '이거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아니면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그럴 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는 답이 나오면 마음을 접는다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상대방이 내가 기대한 반응과 태도를 취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판단이 설 때만 베푼다.”

 

서로가 청하지 않은원하지 않은 일을 베풀고 기대한 반응이 아니라 원망하는 일은 줄일수록 좋을 듯하다그런 서로 불편한 일 말고멀리 있어 직접적으로 빠른 시일에 감사를 표하지 못할 지라도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뭐든 작은 도움을 표하면 좋겠다.

 

쓰고 싶은 글이 하나도 없는 날이 많고해야 할 일이 있어도 하기 싫은 날이 더 많다하지만 스스로 정한 시간이 되면 책상 앞에 앉는 것그게 내 하루의 네 번째 책임감이다.”

 

영화 <일일시호일>의 키키 키린의 대사를 떠올린다. "매년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지만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들어요이렇게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싶어서안 그래요?”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아도 일단 시작하기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만 두기 전까지는 그냥 하는 거다의외로 시도만으로 뭔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중략관계에서의 공정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내 이야기를 했으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좋은 것을 받았다면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이 모든 것을 계산기 두드리듯 하지 않아도 되는물 흐르듯 주고받기가 가능한 사람들만 곁에 남았다.”

 

앞으로 나는 자연스럽고 기꺼운 관계만 이어나갈 것이다각자의 인생에서 주인공인 사람들과 나 역시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느슨하고 온기 있게 관계 맺으며 살고 싶다.”

 

공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