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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서점 - 고양이가 머무는 책방
김지선 외 지음 / 새벽감성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내용을 읽기 전 저자 소개를 읽다 배가 아프게 웃었습니다. 저만 재밌나요? 그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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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이 책을 읽고 나면 바로 떠나고 싶습니다.
무려 전국 16곳의 고양이가 머무는 책방들로.
저는 그랬습니다.
서점을 선택한 고양이들은 어쩌면 조용하고 큰 소리가 나지 않는 곳을 선호하는 성격 때문에 책방을 선택한 것일 수 있다. 고양이들은 선천적으로 책 냄새, 나무 냄새를 좋아한다고 하니 편안한 책 향기가 고양이들을 이끌었을 수도 있겠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서점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들의 소란스럽지 않은 성격을 따라 책방에 터를 잡은 뒤엔 떠나지 않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새벽감성 책방의 곰돌이 알바생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고 이번엔 고양이 알바생이 나오는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무려 여행에세이. 지도 들고 책방 순례하고 기념이 될 책들을 사고 고양이들 몰래(?) 찍고 정말 하고 싶은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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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의 책방 고양이 중엔 최고령인 구름이는 2003년 생으로 할아버지 고양이다. 나이가 많다 보니 그만큼 피로도 쌓여 한 달에 1-2회 정도만 책방에 출근하고 있다.
여름이는 이제 겨우 태어난 지 2달 정도인 아기 고양이라서 책방에 출근해도 거의 잠만 자느라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데, 그래서 구름이처럼 아르바이트 고양이가 아니라 주인님이라는 호칭을 칭했다.
책방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묘르신(할아버지, 할머니 고양이를 부르는 신조어) 구름이가 소풍 가는 것도, 아깽이 여름이가 묘르신이 되는 것도 책방이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새벽감성 1집]을 오가는 손님들과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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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들은 정말 여러 곳에 몸을 넣어 보는군요. 저 테이프가 큰 것이겠지요. 처음엔 이렇게 작은 고양이가 있다니! 하고 엄청 놀랐습니다. 가만 정신을 차려보니…… 테이프가 큰 것일 수도 있겠단…… 만약 아니라면 정말 놀랄 일입니다. 언젠가 직접 방문해서 확인을…….
: 종이가방 속 고양이, 답삭 들고 막 뛰어……. 책방 고양이다운 면모입니다. 그나저나 편안한가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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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서점 여행 지도의 모델이 아니실까 하는 무게와 품위가 느껴집니다. 정면을 응시하는 눈빛과 단호한 앞 발, 안정감 있는 앉은 자세, 멋지십니다. 언젠가 꼭 만나 뵙고 싶습니다. 부모님댁 명랑발랄 냥이도 알바할 나이(?)가 되면 체험학습(?)을 하러 함께 방문하면 좋겠다는 불가능한 상상도 해봅니다.
“고양이와 함께 있다 보니 고양이가 좋아졌어요.”
대화를 한참 나누던 중, 책방지기가 뜬금없이 고백을 해왔다 중략. 어떤 게 좋으냐고 되물었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책방지기는 답을 했다.
“전부요! 전부”
……맞다. 어떤 것이 좋은지 물어본 우리가 이상한 거였다.
암 투병으로 3달 동안 외로운 시간을 버텨야만 했던 책방지기에게 반려묘 ‘포뇨’는 생명줄과 같았다고 한다. 항암 치료로 힘들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흐느낄 때마다 조용히 다가와 책방지기의 팔을 꼭 잡고 눈을 마주치던 고양이가 없었다면 힘든 시간 견디기 어려웠을 거라고 했다. 암 투병 기간 내내 포뇨는 밤낮 할 거 없이 책방지기 곁에 머물며 자신을 간호했다고 하는데, 그 덕에 삶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사람은 잠깐 위로할 수 있어요. ‘아프지마, 힘내’라고요. 하지만 고양이는 한결같이 내 곁을 지켜주면서 의지와 힘을 주었어요. 나를 살린 건 포뇨에요.”
사실 집사들은 누군가 ‘고양이 키워요?’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은 하지만, 고양이가 우리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힘든 순간 옆에서 위로해 주고, 아플 때 내 옆에 있어 주는 고양이 덕분에 우리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 고양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 책방을 하고 싶은 마음,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 모두 눌러 담아 다음 책을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