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비룡소의 그림동화 48
먼로 리프 지음, 정상숙 옮김, 로버트 로손 그림 / 비룡소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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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년도 더 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어 보게 되었다. 2020년에 여전히 멋진 표지로 24쇄 출간! 여전히 재출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반가웠다내용은 흑백이고 검은 잉크에 담근 펜으로 그린 그림체이이다한국의 수묵화처럼도 보이고 나는 이 펜화가 좋다그리고 미처 못 봤지만에니메이션은 캐릭터들이 더 많이 나와서 재미있다는 좋은 평을 받았다고 한다.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의 축제초식동물인 소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상대방에 적대감을 고조시켜 억지로 싸우게 만드는 그런 일이 언젠가 사라지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 다양한 문학과 예술로 이 메시지가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면 참 좋겠다 싶다.

 

혹시 투우사가 빨간 천을 흔드는 것만으로 소를 흥분시킨다고 알고 계시는 이들이 있을까 사족을 붙이자면투우사들은 황소가 화를 내게 하기 위해 작살칼로 상처를 입힌다최대한 오래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학대하며 천천히 죽어가는 것을 환호성을 지르며 즐기다 마지막에 자비를 베푸는 양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구역질이 나는 잔혹변태폭력적인 문화상품이다스페인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우 경기가 중지되는 일도 있지만 하루 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예전엔 주인공 페르디난드에 집중하느라 재빨리도 잊어버린 페르디난드의 엄마가 무척 멋져 보인다다른 소들과 다른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행복하게 지내도록 내버려두는 일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 지도 모르겠다.



정상성의 범주에서 나오려하면사회적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적다면심지어 외모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에게부모들이 실제로 보이는 태도들을 아주 솔직하게 조사하고 분류하면우리가 가진 가정과 가족에 대한 이미지의 일정 부분 정도는 반드시 균열이 갈 것이다.



다행히 페르디난드는 그런 엄마의 굳건한 마음을 닮았는지 자신 역시도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다남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주눅이 드는 법이 없다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히 안다그러니 싸우라고 주변에서 무슨 짓들을 하건 가만히 앉아 꽃향기만 맡는다나도 일희일비는 관두고 잠시라도 이런 태도로 살아 보고 싶다.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이야 어쩔 도리가 없다 하더라도타인을 자신의 선입견으로 너무 빨리 평가하는 일이나 왜곡하는 일은 충분히 주의 깊게 조심해야한다편견과 편애가 강한 나는 언제나 이 점이 걱정이고 그래서 판단에 자신이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고 믿어 주는 이가 없어 힘들었던 어른들이 읽고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도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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