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 - 영화가 끝나고 도착한 편지들
조해진.김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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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도구로 쓰는 생각과 마음을 도구로 쓰는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

생각이 머무는 장소를 상상하니 눈송이처럼 머릿속에 흩날리던 그림들이 마음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잃어버린 것에 관한 생각의 파도는 자연스럽게 잃어버려선 안 되는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것들에 가닿지요

 

어쩐지 편지 바깥에서 너는 이미 행복한 듯 난감하게 웃고 있을 것만 같다.

하긴인간이 아름다운지혹은 인간을 아름답게 보는지?의 

기준은 모호하고 우리의 생각이나 신념은 가변적이지.

어제와 오늘의 나는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고

아침과 저녁 사이에도 우리는 유빙인 듯 먼지인 양 생각과 생각 사이를 표류하는 존재들이니까.

고민하고 방황하고 배회하는 과정 안에서 우리는 가까스로 인간일 테니까.

 

현아

슬픔을 상쇄하고도 남는 기쁨이 있다면 그 소식을 꼭 전해줘.

슬픈 소식만큼 기쁜 소식도 의무감을 갖고 전해줘.

우리 이것을 잊지 말자,

기쁨도 공유가 되어야 한다는 걸,

가꾸어지고 이름 불려야 한다는 걸.

 

편지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어머님의 안부를 물어요.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과 작별한 친구 분께 두 손 모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생했으니 이제 편히 쉬라고어느 바람결에 전해주세요시인님…….

 

우정이란 그의 집에 찾아온 슬픔을 내 집으로 불러들이는 것.”

 

그렇게 하지 못해서 내게 힘들다 말 전하지 않고 못하고 갑자기 떠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의 삶이 중단된 것보다 내가 받은 충격이 더 크고 중해서 제대로 이별도 못했습니다

그게 벌써 2년 전입니다

이 책에서 세상과 작별한 친구에게 전하는 구절이 있어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꼭 늦은 인사를 전하자고 그렇게 혼자 결심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두 손 모아 하고 싶은 말들을 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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