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닮은 하루 고래책빵 동시집 13
홍이지민 지음, 권유정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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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 오른 머리를 식힐 사이도 없이 한국 사회는 매일 펄펄 끓는 이슈들이 배달된다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피할 수가 없어 하루를 마칠 때쯤이면 그 날의 이슈가 자동 요약이 되기도 한다.

 

이런 폭력적인 정보 침범의 시대에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놀라고 불안하고 예민해진 정신에는조금이라도 자신이나 가족의 삶과 관련이 있다 싶은 뉴스에는 촉각이 더더욱 곤두선다뉴스 폭우에 아무리 대단한 일이라도 밀려나고 쓸려가고 잊히지만아무 것도 합의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아 곧 다시 파업이 닥칠 일이 있다.

 

초등돌봄교실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학교라는 동일한 장소에서 아이들이라는 동일한 대상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교사들과 돌봄전담사들이 내놓은 정반대 의견.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보육을 하는 곳이 아니다(교원단체들).”

 

코로나19로 방역 책임까지 떠맡은 상황에서 돌봄수요 급증으로 각종 행정업무까지 더해져서보육으로 인해 교육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 키우는 보육 일은 얼마나 다른 일일까.

 

누구의 노동환경도 더 열악해 지기를 원하지 않고그로 인해 이익을 볼 생각도 없지만두 측의 주장을 따라 읽다 보면 네가 봐라너도 봐라의 목소리들이 너무 커서 아무도 아이들을 위한 돌봄은 고민하지 않는 듯도 하다.

 

그토록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나라에서 중요한 일들마다 아이들 의견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동정책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맞으시죠?

 

한국 아동의 인권 실태를 찾아보려다 그만 둔다한국 사회가 아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나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봐도 뻔히 나오는 대답이다.

 

많은 분들이 피할 수 없는 뉴노멀 시대에 삶의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고민을 하고 계실 거라 짐작된다자기 자식자기 가정 건사하는 일도 죽을 맛인데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니…….

 

좀 더 어릴 적 산책이든 여행이든 학습관이든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오면 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던 우리 집 꼬맹이더 이상은 시를 쓰지 않아 나로서는 너무 아쉬운 초3과 함께 읽고 싶은 동시집 표지 그림을 오래 보았다.



어쩐지 누가 우리 집 사정을 들여다본 것처럼 겹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네요. 각종 문서들, 축구공, 반려견, 견인된 적이 있는 낡은 빨간 자동차 등등.




아이들도 어른들도 내용물은 달라도 비슷비슷한 것들로 겹겹이 채워 넣은 햄버거 닮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정말 아름다운 시입니다.

관찰 능력도 대단하고 상상이 정확한 과학적 사실과 연결되는 이런 통찰이 기쁜 과학전공자입니다.



음... 비스크돌과 마네킹을 무서워해서인지

난샌 처음 동시를 읽으며 무섬증을 느꼈습니다.

좀 만 정신을 다 잡고 읽으면

공감능력이 대단한 멋지고 아름다운 시!인데 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들이 늘어나는 것이 기쁘지만 특히 혼자서는 찾아 읽게 되지 않은 동시들이 반갑습니다. 참 좋아하거든요. 읽다 보면 아이들의 관찰력과 감수성과 통찰력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놀라게 됩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런 유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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