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詩가 되는 시간
김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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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생각하면 한 시절의 한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친구들과 귀가하러 나선 운동장에서 바라 본 하늘에 해가 지기 전 짧은 순간의 아름다운 색이 퍼져 있었다누군가 하늘 봐예쁘다라고 했을 것이고함께 바라 본 풍경은 각자의 마음에 다른 감동으로 담겼을 것이다



이 별다를 것 없는 장면이 각인된 것은 그때 한 친구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다른 한 친구는 사진을 찍고 싶다라고 거의 동시에 말을 한 까닭이다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친구는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다 미대로 진학했고사진을 찍고 싶다던 친구는 사진학과를 가서 사진작가로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장면 덕분에 예술가들이 가진 특별하고 고유한 감성과 시선이 같은 대상을 두고 다르게 발현된다는 것세상을 포착한 순간의 표현 욕구가 자신들의 감성에 가장 합치하는 수단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밌어서살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번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이 책의 저자 김상 작가는 사진작가이자 시인인가 보다참 대단하고 부럽다아마도 세상 많은 것들이 그의 시선에 머물렀을 것이고 시가 되어 담겼을 것이다평범한 것들을 가치 없다 생각하지 않지만 아름다움을 찾는 일에도 서툰 나는시인이자 사진작가가 보여 주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만나는 일이 매번 참 좋다.

 

"어떤 유명한 사진작가가 사진작가들은 '천사'라고 표현했어요일반 사람들은 흔히 평범함 속 아름다움을 놓치고 지나치는데 사진작가들이 일상 관찰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사진작가가 된 좋은 내 친구는카메라를 드는 순간부터 누구나 작가라며촬영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찍고자 하는 것관심 가는 것내면에 담긴 생각을 가진 채 피사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나중에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도 지팡이를 짚고서도 사진 찍는 일을 하고 싶다는오래 만나지 못한 그 친구가 몹시 그립다는 마음이 가득한 채 책을 천천히 펼쳐 보았다.  



표지의 이 사진은 어떤 피사체를 찍은 것일까요.

한 눈에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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