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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자연 이야기 - 현명한 자녀를 위한
콘스탄트 김 지음, 홍인표 그림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평점 :
이 책의 목록에 소개된 동식물들이 저자가 어려서부터 ‘주변에서 보고 관찰하고 벗 삼았던’ 이들이라니 - 동물원 구경 외에 농장 동물이나 야생 동물을 모르고 살았던 나와 어쩔 수 없이 비교되면서 - 믿기 힘든 다양성에 놀랍다
목록을 보며 전혀 모르는 동물들과 낯선 만큼 흥미로운 내용들을 골라 보았는데, 나 이외의 다른 가족들을 동원 해봐도 목록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자연과학 전공자가 4명인데도 불구하고 - 자연을 책으로 배운 탓?.
1. 사바나의 들개, 리카온이 언제나 강한 이유는
2. 코끼리가 높이뛰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3.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왜 악마인가
4.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왜 땅속에서만 사는가
5. 동물이 추워지면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은
6. 입과 항문이 만들어지는 순간
7. 시베리아 네발가락도롱뇽은 냉동동물
8. 오징어는 입으로 먹물을 쏘지 않는다
9. 오징어는 항문을 이고 산다
10. 파야라는 뱀파이어 물고기
11. 시클리드와 시노돈티스 페트리콜라는 어떤 관계일까
12. 게거미는 최고의 매복사냥꾼
13. 개미는 죽을 때 한 방향으로만 쓰러진다고 하던데…
14. 파리가 전자레인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15. 모기는 절대로 물지 못한다
16. 바퀴벌레는 머리가 없어도 살 수 있다
17. 바퀴벌레의 생사를 구분하는 법
18.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이다
우리가 심하게 학습에 게으르고 상식이 부족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아이들이 가장 흥미를 보이는 내용과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외모나 특징으로 신기할 것만 같은 처음 들어보는 동물의 내용부터 살펴보았다. 간단하고 쉽고 분량이 많지 않아 바로 바로 보고 확인하기 편했고 긴 목록에도 불과하고 찾다 지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래도 살펴 본 내용을 잘 기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니, 뭐라도 탐나는 걸 걸고 가족 퀴즈 같은 걸 하면 재미날 듯하다.
누가 누구에게 점점 맞춰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이렇게 연령 구분 없이 같이 즐길 책들을 자주 만난다. 원래 책이란 그런 것이었을 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런 기획으로 출간되는 책들이 많아지는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반갑고 좋은 일이다.
흔한 말이지만, 알게 되면 보이고 이해하게 되고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체로 함께 태어나서 티끌처럼 짧은 시간을 살다 모두 다 사라질 운명이지만, 몰라서 낯설어서 불필요하게 두려워하고 배척하고 혐오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반론 없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인간 이외에 아직도 이렇게 다양한 많은 다른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진 못해도 이렇게 소식을 알게 되는 일은 더 자주 필요하다. 적어도 나는 생물 다양성이 아직은 유의미한 표현이라는 상황이 조금은 덜 쓸쓸한 기분이 든다.
아직은 혼자가 아니다,
어쩌면 아직은 인간도 살아남을 환경으로 덜 망가뜨릴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른다,
뜻밖에 그런 희망과 격려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