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면역력 키우는 장내 미생물 - 바이러스 공포 이겨내는 방법
김세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면역력에 관한 관심은 늘 있었고 이런 저런 조언과 정보를 바탕으로 섭식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아주 안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불확실한 감염의 위험에 언제 노출될지 모르니 면역력이 부디 잘 저항하고 견뎌주길 바라는 마음도 커져만 갔다.
상당한 기간을 유기농 채식을 했고 - 현재는 때때로 적당히 하긴 하지만 - 온 가족이 당연한 듯 유산균을 매일 따로 섭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장 트러블이 종종 발생하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변비를 오가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게다가 가족들 수만큼 알러지 수가 있고, 종류도 다 달라서 식재료를 잘 구별하고 체크하는 일은 일상이다. 나이 탓이라고 무심한 듯 받아들이고 매일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며 대사증후군과 질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가족 구성원들도 있고, 우울증 약을 무척 오래 먹다 중단하다 하는 이도 있다. 연령에 상관없이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잦은 부종과 염증 수치가 올라 고열 증세를 보인다거나 하는 일도 있다.
가족들 모두 대체의학이나 대체식품을 별로 신뢰하지 않아서 그냥 최선이라 믿는 담당의사에게 정기검진과 약 처방을 받는다. 아마 평생 이런 저런 약들을 복용하면서, 악화되지만 않을 뿐 낫지는 않는구나, 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택하는 미래가 빤히 보인다.
자주 듣는 이야기에 따르면 집중적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면서 식습관도 평생 실천 가능한 건강식으로 바꾸어야 대사질환류의 질병들과 이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 군대식 기숙병원이 아니라면, 식습관 생활습관만이 아니라 정신개조를 당하지 않는 한은 가능한 이야기 같지가 않다.
그렇다고 이렇게 가족 구성원들이 다양한 병증과 함께 살아가는 이유가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거나 소금 섭취량이 높거나 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끼리 가끔 하는 이야기지만 감칠맛 최고인 반조리식품과 저장식품들, 외식음식, 간식들을 즐기지도 못하고 앓을 병은 다 앓는 상황이 때로 무척 억울하다.
그래서 이 책 소개글에 장 건강이 면역력과 대사질환개선 그리고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들을 설명하고, 건강을 찾고 유지하기 위해 따라할 수 있는 제안들이 있다니 반갑고 기대가 높았다. 암투병하시는 분들 생각하면 할 말은 아닌 듯도 싶지만, 확실한 치료법이 있는 단일 병명이면 차라리 낫겠다 싶은 적도 꽤 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분들이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다들 대사질환들로 분투하고 계실 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지면 당장은 당면한 고위험질환이 아닌 듯싶다가도, 사라지지 않고 거의 매일 몸에 달라붙어 있는 통증, 낯선 음식이나 환경은 신기하기보다 염려가 앞서는 알러지들, 결국은 시술 정도는 필요한 심장질환 등 대사질환은 결코 덜 위험하지도 만만하지도 않은 질병이고 경우에 따라 치료도 개선도 쉽지 않다.
이렇게 만성질환에 시달리다 지친 분들이나 말기 암으로 병원 치료를 중단하는 분들의 약해진 틈에 파고들어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가짜 정보를 퍼뜨리고 이익을 취하는 악랄한 이들이 있다. 심정이 이해되어 더욱 안타까운 이런 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가짜의학정보 소매상들이나 쇼닥터들이 주류 미디어에서 설치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 줄어들고 실력과 공신력 있는 분들이 연구 발표하고 많은 실증 사례들이 증명하는 유용하고 유익한 제안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의학적 설명들과 사례들과 치료법들은 책을 직접 읽으면서 담당 의사에게 상담도 해보고 배워 가야할 분량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10계명이라 명명한 생활 실천 제안들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비슷하게 지키고 있는 항목들과 새롭게 시도할 것들, 그리고 못할 듯한 항목들로 나누어 보았다. 새 바이러스들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고 인간의 미래는 어쩌면 변이를 감당할 수 없는 치료약 개발이 아니라 면역력 쪽에 생존의 가능성이 더 높을 지도 모른다. 이전의 '정상 생활'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면 모두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새로운 습관을 익히고 건강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