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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 - 조선왕조실록 기묘집 & 야사록
몽돌바당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거나,혹은 읽지 못하는 이들의 통계치가 오르고 있는 형편이라지만, 나의 새해 결심엔 아주 오랜동안 "올 해 책 몇 권 읽기"란 초딩적 목록이 항상 있다.
그 중에서도 스케일이 가장 큰 것으로는 한 해 동안에는 무리겠지만, 죽기 전에 반드시 [조선왕조실록]을 읽어 보겠다는 것이다.(조선왕조실록이 실제 조선왕조실록이 아니라거나 일제 시대 각색편집된 부분은 제외해야한다거나 이런 논의는 일단 차치하고...) 현실은 아직까지...태조실록을 들여다보고만 있다... 인류역사상 최고의 단일 왕조 역사서이고, 그 분량이 무려 1,893권 888책!ㅎㅎㅎ 완독을 못하고 세상을 뜬다 하더라도 많이 부끄러울 듯 하지는 않다.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그러한 결심은 아주 오래 지인들에게 부끄럼없이 반복해서 들려 준 덕분에 가끔 이런 추천? 혹은 참고용 책들을 권하기도 하는데, 일단 제목이 참으로 재미지고 자알~ 정말 자알 읽힐 듯하여 읽어 보았다. 왕조실록이라 왕과 관련된 이야기들, 기묘하고 야사라 할지라도 나름 점잖고 격식을 갖췄으리라 생각했는데, 작가는 그 모든 예견을 뒤집었다. [인요(人妖) -조선왕조실록 기묘집&야사록]은 조선시대에 인요라 불리던 사람(인요 : 떳떳한 도리(道理)에 벗어난 요사(妖邪)스럽고 괴상(怪常)한 짓을 하는 사람, 여자(女子)가 남자(男子)로 변복(變服)하고、 남자(男子)가 여자(女子)로 행세(行世)하는 따위)을 주인공으로 시작한다. 묘사는 매우 사실적이며 거칠고 불량?하다. 요즘 분류된 성정체성으로는 '트랜스젠더'가 가장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조선의 왕이 트랜스젠더인 인물에게 관직을 제수했다?
그렇다면, 소위 '젠더감수성'은 조선시대가 훨씬 더 리버럴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놀라운 점은 그의 관직이 다른 것도 아닌 '병조참의'라는 것이다. 병조는 병권, 즉 군사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대한민국에서 트랜스젠더 군사관련 고위직 임명 채용!이란 가히 기사화될만한 이변?이 아닐까. 성적소수자처우 관련 여러 생각에 머리가 잠시 다소 복잡해졌다.
소재는 그러하나, 솔직하게 도입, 전개 부분이 개인적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작가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느낌이 강했으나, 모든 책에서 문학적 의의와 탄탄한 역사적 상식 또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강박을 놓을 수 있다면 속도감있게 즐기고 쉬어가기 좋은 책이었다.
그 이후의 15편의 짧은 소설은 조선왕조실록의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는 단편을 독파하는 기분인데, 실화 바탕이라는 점이 신기할 정도로 새로웠다. 심지어 외계인과 UFO 기록, 왕족연쇄살인마, 인육살인 등등...
2. 조선왕조실록 기묘집
1장 … 수리봉의 하얀물괴
2장 … 괴이한 물고기 [해우 : 海牛]
3장 … 피로 물든 바다 [거북마을의 전설]
4장 … 미지와의 조우 Vol. 1
5장 … 미지와의 조우 Vol. 2
3. 조선왕조실록 야사록
1장 … 해귀(海鬼)
2장 … 인육(人肉)
3장 … 살인귀(殺人鬼)
4장 … 교수형(絞首刑)
5장 … 바투(拔都)
6장 … 인면수심(人面獸心)
7장 … 신군(神軍)
8장 … 마술사(魔術師)
9장 … 서착(鼠捉)
10장 … 세계지도(世界地圖)
그 외에도 궁궐, 마을, 문화, 계급, 그리고 특히 '동월관'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무척 자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