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샘터어린이문고 66
안미란 외 지음, 황성혜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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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감한 녀석들 - 안미란
유기된건지, 도망친건지 모를 햄스터가 어느 날 들쥐 무리에 합류하게 되고, 또 실험쥐 역시 무리에 합류해 공동체 생활을 한다.
2. 코점이 - 박미라
떠돌이개로 지내던 개가 붙잡혀 식용 개농장 철창에 갇히게 되고, 우여곡절끝에 탈출했으나 사고로 다리를 잃지만, 좋은 보호자를 만나게 된다.
3. 쉿! 쉬웅 - 황선애
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를 불법번식해 분양하고, 반려동물로 키워지다 어느날 쓰레기장에 버려지게 된다.
4. 땅콩이 가출 사건 - 이자경
말을 잘하는 앵무새 땅콩이는 보호자가 땅콩이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 가출하고 세상구경과 다양한 친구들을 만난다.
5. 별별 아파트에 일어난 별별 일 - 한아
재개발로 인해 터전을 잃은 동물들의 반란을 담았다.
6. 그리고 일 년 뒤

유기 당하고, 학대 당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동물들의 모습들이 총 5편의 단편에 담겨 있다.
인간은 자기 편의를 위해 다양한 것들에 위해를 끼치고 그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건 나약한 동물이나 어린이가 아닐까 싶다.

보호자를 선택할 권리도, 사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는 힘도 없는, 나약하고 안타까운 동물들의 이야기들이 먹먹하게 다가온다.
가끔씩은 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말을 한다고 그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아프고 불편함에 대해 호소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동물권과 시난트로프(Synanthrope:도시 속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에 관한 이야기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림과 함께 담아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것,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것, 즐거움이나 기쁨을 위한 '애완용'이 아니라는 것들을 인지하게 할 수 있는 책이라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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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강지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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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정규직이 점심을 거르기 일쑤고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 누군가는 식사를 챙기고 몸 관리를 하는 것 역시 사소하지만 성실한 자기 관리라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식사 메뉴만을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점심을 거르는 건 그 사람이 나약한 의지나 낮은 자존감으로 자기 관리를 놓쳐서가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가면 그렇게 되어버리는 상황의 문제일 때가 많다.p26
.....
요즘 사소한 주문에도 건마다 별점 매기길 요청하는 플랫폼 앱들이 부담스럽다. 모두를 위해 서비스는 개선되어나가야겠지만, 플랫폼에 전시되는 별점과 평가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이 가장 큰 자산인 서비스 노동자거나 작은 규모의 자영업자니까. 모두에게 점심이 편안하고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점심을 거르게 되고 어쩌다 아프더라도 괜찮다고, 조금 느리거나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서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사회에서 살 수 있기를.p27

-강지희 점심이 없는 날들 中-


평일의 점심은 어쩐지 쓸쓸하다. 아무리 맛있는 메뉴를 선택해도 속도를 내서 먹어야 한다. 속을 터놓고 회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동료는 없어진 지 오래. 내가 좋아하고 신뢰했던 이들은 모두 떠났다. 가끔 찾아와주는 전 동료, 기꺼이 속내를 드러내도 두렵지 않은 몇몇의 사람, 일로 만났지만 친구가 된 선후배들을 만나지 않는 한, 나의 점심은 여전히 외로울 전망이다.p98 -엄지혜 외로우니까 점심이다 中-

사실 회사에서 먹는 점심 식사는 가장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먹는 밥이라는 점에서, 때로는 입안 가득 떠 넣는 한 숟갈이 참으로 버겁게 느껴진다. 어떠한 목적 없이, 저마다의 밥벌이를 위해 좁고도 넓은 대한민국을 돌고 돌아 만난 각양각색의 사람들끼리 취향 따위 고려하지 않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허겁지겁 먹는 식사는 얼마나 애석한가. p178 -원도 다짜고짜 뭐 먹을 거냐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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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분야별 작가, 시인, 전 기상캐스터, 현직 경찰관이자 작가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이들이 점심을 주제 쓴 산문들을 담았다.
점심에 대한 단상들과 짧은 점심시간이 부여하는 의미, 내가 느끼고 바라보는 감정들을 표현했다.

우리는 촉박한 시간에 때론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 '먹는다'기 보다는 '때운다'에 가깝게 허기만 채우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소박한 점심을 먹기도 하고, 때때로 누군가와 함께 화려하고 푸짐한 한끼를 먹기도 한다.

나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자주 달고 살며, 한끼 식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떼운다'가 아니라 '먹는다'와 '즐긴다'가 어울리는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나의 전 직장에서 점심을 함께 하던 회사 사람들은 차츰 비싼 밥값이 부담스러워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혼자 먹게 된 나는 매일 어떤 점심을 먹을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하며 먹고 싶은 메뉴를 먹었다.
그런데 내 눈에만 이상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도시락을 싸오는 회사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같이 먹지 않고 각자 다른 룸으로 들어가 따로 먹고, 대표라는 사람은 김치냄새를 풀풀 풍기며 사무실 안에서 도시락을 먹곤 했는데, 사무실에 들어갈 때마다 음식의 역한 냄새 때문에 불쾌했다.(그 무례를 아직도 본인만 모르고 있으니 문제지만;;)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각자 다른 사회생활을 했으니 개개인의 취향과 성향, 성격이 다른 것은 당연한건데도, 나는 그 모습이 못내 낯설고 불편했다.

10년전만해도 나는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식사는 함께 먹으며, 수다하는 즐거운 시간이었기에, 혼자 휴대폰을 보거나 음식이나 TV, 벽을 보며 먹는건 너무나 어색하고 내게는 서툰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누구보다 혼밥을 즐기고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않고 먹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직장인에게 부여되는 1시간의 짧고 짧은 휴식시간.
그게 바로 점심시간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이야기들로 가득한 점심에 대한 단상들이 솔직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산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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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강혜빈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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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산책 - 성다영
점심에 나는 걷는다
어디에나 음악이 들리듯 쏟아지는
사람들의 활기...희망..
인간은 혼자서 혼자가 될 수 없고
음식에는 죽음과 고통이 있다
우연히 들어간 꽃집에서 남미 식물을 보며
사라지는 판타날을 떠올린다.
세계를 메우고 있는 비참함...비참함...
나는 소음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만을 하고
빛을 피하며 걸으려 하다
길가에 개여뀌 꽃마리 작은 풀들을 본다
꽃에는 꽃말이 있다
꽃말은 꽃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내 이름은 나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다
오늘 나는 단지 무언가를 하기 위하여 무언가를 하다
언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사람들은 누가 자신인지 알고 있다

---

삶은 쓸모없는 것으로 단단해져가고
살아가기보다 소멸하기 -성다영 희망없는 세계 中-


9명의 시인이 매일 반복되는 점심 시간을 주제로 글을 써 한 권의 시집에 담았다.
점심을 바라보는 저마다의 시선과 생각들이 아름다운 시의 언어로 탄생해 따뜻하고 뭉클하게, 차갑고 날카롭게 담아냈다.

시는 내게 가장 어렵고 난해한 장르다.
시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개연성을 따지고,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무슨 뜻인지를 생각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시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건 역시나 내게 힘든 과제지만, 그럼에도 범접할 수 없는 감성과 남다르고 색다른 시의 언어들에 대한 동경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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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달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17
조리 존 지음, 피트 오즈월드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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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2019 아마존 올해의 책!

착해도 너무 착한 어느 착한 달걀의 결심!

“이제부터 남이 아닌 나 자신에게 착한 달걀이 될 거야!”

친구의 짐을 들어 주고 꽃에 물을 주고, 고양이를 구해 주고, 이웃집에 페인트를 칠해 주는 일 등 소소한 일들을 모두 도맡아서 하는 착한달걀!
태어는 순간에도 착했고, 마트에 이사왔을때도 착했고, 또 그래야했던 착한달걀은 마트에서 열두달걀과 같이 살게 된다. 다른 열두 달걀들은 착한 달걀과는 다르게, 규칙을 어기고, 건강에 좋지 않은 과자를 좋아하고, 이유없이 울고 떼를 쓰고, 물건을 망가뜨리기까지 한다. 찬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 다른 달걀들의 뒤치다거리만 하는 달걀은 다른 달걀들을 변화시키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착한달걀의 말을 듣지 않고 신경쓰지 않는다.
착한달걀은 조금씩 지쳐가며 스트레스를 받고 점점 심해지는 두통에 아파하다 무심코 거울을 보고 자신의 머리에 금이 가 있는것을 발견한다. 충격을 받은 착한달걀은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 달라지기 위해,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자신을 위한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진정한 자신을, 그리고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과 시각을 가지고 돌아온다.
그리고 행복해진 착한 달걀!

어른들은 언제나 자신의 기준에 맞춰 아이들이 행동하길 바라고, 무조건적으로 '착한아이'가 되기를 강요한다.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하고,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하며, 항상 인사를 잘해야하고, 존대어를 사용해야 하는 등등.
아이니까, 아이라서, 모든 것들이 서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예의범절과 사회적 통념에 사로잡혀 언제나 자신의 기준과 가치관을 강요하는 어른들.

이 책은 아이에게 진짜 자신을 찾고 자존감을 선사하는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어른을 위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회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나의 기준과 나의 가치관과 다른 일을 억지로 하고, 싫은 상사나 동료앞에서도 웃고, 좋은 사람으로 포장해야만 하는 우리네 고달픈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휴식을 통해 힘을 얻고, 건강을 찾고, 또 다시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 자신의 몫을 다하는 어른의 이야기.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귀엽고 뭉클하다.
너무 예쁜 그림책이다.

실수해도 괜찮아!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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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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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어른은 어린이를 만나면 꼭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을까. 지금 눈앞에 있는 어린이가 아니라 미래에 어른이 될 존재하고만 대화하겠다는 것처럼. 차라리 어젯밤에 꾼 꿈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왜 재미없는 어른들이 그렇게도 많은지.p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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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서로를 이모와 조카로 칭하는 중년 레즈비언 ‘성희’와 일곱명의 여성 조카들의 이야기로, 성희는 그녀들의 성장을 위해 미션 편지를 보내고 미션을 완수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성희의 조카들은 어린 시절부터 편지에 담긴 미션을 수행하며,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고 공유하는 정서적 공동체를 이룬다.
조카라 지칭하는 일곱명의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로 좋은 어른이고픈 이모 성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사실 판타지 동화에 가깝다.
혈연이 아닌 누군가가 조건없이, 그저 타인일 뿐인 이들에게 자존감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수 있도록 심리적, 경제적 자립을 위해 지원하는, 세대를 초월한 이야기는 전혀 현실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자의 여성 서사를,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서로 연대하는 이야기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일곱명의 조카들과 이모 성희의 삶 하나하나가 깊이 이어져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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