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기관차
입 스팡 올센 지음, 정영은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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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차들보다 작은 꼬마기관차는 기차역 뒤편에서 작은 화물차를 옮기는 일을 한다. 날마다 짧고 똑같은 선로 위를 앞뒤로만 다니던 꼬마기관차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 각양각색의 동물들을 보며 행복해 한다.
정해진 선로를 벗어난 후의 다채로운 모습들이 유쾌하게 그려지며, 기차 역 밖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는 모험을 통해 용기를 배울 수 있다.


1972년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국제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입 스팡 올센의 대표작으로 60여 년을 이어 사랑받아 온 그림책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꼬마기관차!

1957년 처음 출간되어 60여년동안 세계적으로 여전히 사랑받는 책이다.
연필로 그려진 그림체에서 따뜻함을, 경쾌한 이야기는 역동적이고 유쾌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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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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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거철마다 '20대 개새끼론'이 들려왔다. 고3은 정치에 관심 갖지 말고 죽은 듯이 살라 하더니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욕을 한다. 애초에 20대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어 있었나? 20대의 목소리를 실제 행정에 제대로 반영한 적은? 20대에게 투표권 이외의 더 많은 기회와 자리를 내어줄 의지가 있었나? 10대에게 투표 이상의 정치 참여를 허락한 적은?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보다 이제 막 투표권을 갖게 된 20대 탓을 하는 것이 쉬웠을 뿐이다.p28-29

숫자로만 표현되는 인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치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대변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p51

아주 오랫동안 여성은 가족의 일원으로서만 취급되었다. 수 많은 여성이 자신의 삶 대신 가족을 위해 헌신할 것을 요구받았다. '어머니'라는 찬사 뒤에는 '맘충'이라는 혐오가, '노키즈존'이라는 차별이, '경력단절'이라는 현실이 감추어져 있다. 왜 포근함과 사랑을 주어야 하는 주체는 늘 엄마로 상정될까? 아직도 여성 정치인들에게 '엄마'라는 호칭은 칭찬으로 사용된다.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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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의 이십대의 세 청년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 사회제도, 페미니즘, 차별과 불평등, 혐오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언제나 선거철에만 동원되는 청년들은 표수, 머릿수, 부족한 인원을 충당하는 인원으로 밖에 이용 당하지 않는다. 정당에 충성하고, 정당활동에 충실하고,정치활동을 열심히 해도, 선거가 가까워오면 외부에서 이슈화된 유명인에게 공천을 주는 일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 관례로 벌어지기도 한다.

세 여성 청년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정치를 비판하고, 여성을 배제하고 불평등을 일삼는 사회의 문제점과 새로운 변화의 길에 대해 생각하고 제안한다.
청년에게 씌운 잘못된 프레임과 고정관념들,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가감없이 담겨 있다.

다만, 솔직한 자신의 의견들을 이야기한 것들은 좋았으나,
'정치인 한 명, 법 조항 하나가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마 우리의 사표 투척은 계속될 것이다. 더 이상 사표가 되지 않을 때까지, 적어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사회가 될 때까지.p33 -신민주 이대녀는 정말 정치에 관심 없을까中-

라는 글로 모든 이십대 여성들을 싸잡는 편협함이 몹시 불편했다.
사회가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때까지 사표 투척이 계속 될거라니, 이 무슨 망언이란 말인가.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있고, 변해야 하는 사회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더 열심히 투표하고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게 마땅하다.
누구나 정치가 모두 좋아서, 사회 제도가 모두 옳아서, 특정 정당인이 100% 마음에 들어서 투표를 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이룰거라는, 조금은 달라질거라는 작은 가능성과 희망을 품고 투표를 하고 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지.

책 속의 내용들에 공감하기도 했지만, 좀 과하고 극단적인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감수성이 부족한 사회이기에 분명 청년에 대한 문제들을 우리는 너무 쉽게 나중으로 미루고 있다는 걸 나 역시 인지하고 있다.
청년들은 당장 힘들어 죽겠는데, 사회는 자꾸 미루고 이들을 배제하기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판하고 예민하게 생각하고 의심해야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공감하고, 더 나아지게 만들려는 이들이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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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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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가 제일 좋아한 건 마일스의 목에 새겨진 단순한 한글 타투였다.p44

로어는 여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신의 힘을 갖고 싶지도, 이것과 관련된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기분 더럽죠?" 로어는 거침없는 무모함으로 두려움을 밀어내며 겁 없는 입담을 쏟아냈다. "인간이 되는 거요. 죽을 수도 있다는 것. 참 맥 빠지는 일이죠. 누구 작품인지 감히 물어봐도 돼요?" p69

"내가 이런 원초적인 욕구를 받아들여야 하는...낮은 존재가 된 것이 실감 나서. 이렇게 아무 맛도 없고 구역질 나는 식량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것이, 고통을 느껴야 하는 것이, 정말 참을 수 없군."
"뭐 어쩌겠어요.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대체로 그렇게 '참을 수 없는' 것투성이인 걸요."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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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횡포에 화가 난 제우스는 이들에게 벌을 내려 신계에서 쫓아내고 7년에 한 번씩 일주일 동안 ‘아곤’이라는 목숨을 건 경합을 치르게 한다. 신들은 7년 동안은 불멸로 살며 힘을 과시하고 편하게 살지만, '아곤’이 진행되는 일주일에는 인간과 똑같은 몸으로 헌터들에게 쫓기며 그들과 싸워 살아남아야 한다.

페르세우스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 로어는 부모님과 여동생이 처참히 살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아곤을 떠난다. 어느 날 새로운 아곤이 시작되고 고대 신 중 211번의 아테나는 로어를 찾아와 운명 결속을 제안하고, 뉴 아레스 래스를 제거하기 위해 함께하기로 한다.
어린 시절 함께 대련 훈련을 했던 카스토르 아킬레우스도 뉴 아폴론이 되어 나타나 그녀의 복수를 돕지만, 자신의 가족을 죽인 진짜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로어는 큰 혼란에 빠지고 아테나는 래스를 제지하다 죽기 직전 로어에게 자기 심장을 찌르게 해, 자신의 힘을 받도록 한다. 결국, 래스를 죽이고 신이 된 로어는 카스토르와 함께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1권이 끝난다.

7년마다 벌어지는 아곤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신이 되기 위한 과정들이 고대의 신과 새로운 신, 신과 인간의 대결구도로 실감나게 담겨 있다.
지금의 시대에서 변하고 변하지 않은 것,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스 신화와 접목해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신의 오만함에 대항하고, 누군가를 지배하고 짓누르려는 추악함에 맞서 싸우며 성장하고 명예를 되찾는 과정들은 남성 중심의 그리스 신화의 세계관이 아닌, 관습에 대항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2021 아마존 에디터 올해의 판타지 소설, 2021 반즈앤노블 올해의 판타지 소설로 뽑힐정도라니 재미 보장!
영화로 나와도 너무 재미있을것 같다.

초반에 로어 친구의 목에 '한글'타투가 있다는 문장을 보고 한글이란 두 글자가 참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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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
이희준 지음 / 별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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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지키려면 담을 쌓아야 하지만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담을 무너 뜨려야 합니다. 장벽은 허물기 위해서 쌓는 것이고 문은 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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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족이 어울려 살며 황제가 다스리고 노예제도가 존재하는 가상의 한국에 취미가 사격인 고등학생 인간 소년 하현은 이발소를 하는 도깨비 아빠 만월과 산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사격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민주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목격한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인간남자 무리들이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납치한다. 이발소 밖이 시끄러워 잠시 살피러 나왔던 만월 역시 폭력을 당하고 납치를 당해 끌려가 버리고 만다.
하현은 아빠 만월을 구하기 위해 과거에 아빠에게 도움을 받았던 지인들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포메라니안인 시민견 무기상 박솜과 동굴요정 오리는 하현과 함께 만월을 구하기 위해 떠난다.

판타지 영화나 동화에서 나올법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커다른 날개를 가진 천사, 도깨비, 시민견, 시민묘, 요정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나라에 존재하는 노예제도, 민주정을 위해 싸우는 혁명가들,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 혐오 등의 사회문제를 담고 있는 독특한 세계관과 스케일이 큰 SF판타지 소설이다.

하현이 다른 캐릭터들과 연대하여 아버지를 구하는 이야기와 거인 도깨비 만월의 기구하고도 안타까운 지난 삶의 이야기가 교차되는데, 만월이 안쓰럽고 가엽다.

거인 도깨비였던 만월이 반강제로 누군가를 살리고 낫게 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치유 능력을 나눔으로써 결국은 어린이만큼 작아지게 되어버린 모습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추악하고 잔인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책과는 무관하게 얼마전 본 소년심판 5화가 생각났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오직 개인의 희생에 기대고 있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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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연습 - 돌기민 장편소설
돌기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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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별 맞추기 게임의 숙련자입니다. 뛰어난 능력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옷으로 몸을 가린 사람들의 가려지지 않은 나머지 특성으로, 그들의 성기 모양과 그에 대응하는 성별을 추측하며 살았을 테니까요. 항상 정답을 맞혔다고 확신하면서, 하지만 당신이 저지른, 앞으로도 저지를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이 게임을 시작한 것 자체가 실수임을 아무도 모릅니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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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무무는 고향 행성이 파괴되어 탈출하던 중 지구에 불시착해 난민이 되어버린다. 연료를 구하는대로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라지만, 15년째 지구에 체류중이다. 살기 위해 지구의 음식들을 먹어 봤으나, 모두 탈이 나고 맛이 없다. 그러던 중 입맛에 찾은게 인간!
데이트앱을 통해 인간을 만나 때론 남성으로, 때론 여성으로 변해 상대가 원하는대로 성관계를 갖고, 상대를 잡아먹는다.마치 짝찟기가 끝나면 수컷을 잡아먹는 사마귀처럼.

사람 모습으로 신체를 개조해
변신하는 과정도 힘들 뿐더러, 굶어서 힘이 없거나 때때로 예상치 못한 상황들 때문에 갑자기 기괴하고 무섭게 형태가 변해버리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영화나 소설처럼 식인과 살인이 쉽지 않아 굉장히 계획적으로 그리고 상당히 까다롭고 힘들게 진행한다. 어떤 증거도, 흔적도 남지 않게...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데이트앱으로 만난 상대와 섹스하고, 그 후에 잡아먹는 외계인 이야기라니 무척이나 독특하고 파격적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지구와 사람들에게 섞이지 못하는 외계인 무무의 시선과 이야기를 통해, 장애를 가진 이들이 겪는 불편함과 젠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중력 때문에 두 발로 서 있는 것조차 힘든 무무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계단을 불편한 모습으로 이용하는 포습을 사람들은 혐오와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는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자신을 기준으로 정상과 평범이라는 틀을 만들고, 자신과 다른 정체성을 틀리다고 생각하며 배제하는 사회의 모습과 옷차림으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고,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을 강요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젠더 문제를 여실히 보여 준다.

파격적인 소재속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와 혐오의 시선, 변하지 않는 불평등과 차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사회적 관습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풍자했다.

게다가 이 책은 특이하게 국내 출간 전 영미권에 먼저 선수출 되어 2023년 HarperVia 출판사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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