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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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어른은 어린이를 만나면 꼭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을까. 지금 눈앞에 있는 어린이가 아니라 미래에 어른이 될 존재하고만 대화하겠다는 것처럼. 차라리 어젯밤에 꾼 꿈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왜 재미없는 어른들이 그렇게도 많은지.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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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서로를 이모와 조카로 칭하는 중년 레즈비언 ‘성희’와 일곱명의 여성 조카들의 이야기로, 성희는 그녀들의 성장을 위해 미션 편지를 보내고 미션을 완수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성희의 조카들은 어린 시절부터 편지에 담긴 미션을 수행하며,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고 공유하는 정서적 공동체를 이룬다.
조카라 지칭하는 일곱명의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로 좋은 어른이고픈 이모 성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사실 판타지 동화에 가깝다.
혈연이 아닌 누군가가 조건없이, 그저 타인일 뿐인 이들에게 자존감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수 있도록 심리적, 경제적 자립을 위해 지원하는, 세대를 초월한 이야기는 전혀 현실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자의 여성 서사를,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서로 연대하는 이야기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일곱명의 조카들과 이모 성희의 삶 하나하나가 깊이 이어져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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