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원의 붉은 열매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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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작가님의 책은 인물이 남긴 잔상이 오래가는 편이다.
<아직 멀었다는 말>에 소희, <각각의 계절>에 마리아, <안녕 주정뱅이>에 수환과 영경이는 여전히 내 주변을 채우고 있는 사람처럼 멀지 않게 느껴진다.

이들의 삶을 통해 나의 위선을 확인하면서 그동안 소홀히 하고 놓치고 있던 내 주변에 가까운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후회와 미안함을 느끼게 되지 않았나 싶다. 이렇듯 지금까지 읽은 작품이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내 마음의 틈을 열어주었다면, 이번에 읽은 <내 정원의 붉은 열매>는 각각의 상황 속 세밀한 감정들을 느껴보면서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나의 시간을 끄집어내고, 현재의 감정을 살펴보며 좀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에 담긴 7편의 단편 모두 애써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읽어 내려갔다.

무언가에 사로잡혀 얕은 잠에서 잠깐 깼을 때, 완전히 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찰나의 순간마저도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흘려버리지 못한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문장을 읽을 때면, 여기저기 붙어 있는 묵힌 감정들을 날카로운 것으로 싹싹 긁어서 한데 모아 남김없이 탁 털어내는 것만 같았다.

시곗바늘이 돌면서 시간이 흘러간다는 사실, 시침과 분침이 시시각각 낯선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잠을 자면서, 밥을 물에 말아 먹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들으면서 흘려보낸 그때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몸이 나아지고 마음이 아물고 시나리오를 다시 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프지 않고 울지도 않고 글을 다시 쓰게 될 그 시간, 그때의 시곗바늘이 어디를 가리키게 될지 알지 못해 그녀는 못 견디게 불안했다.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거칠고 두터운 시간이 흘러갔다. (p.34)


사회 초년생 시절, 모든 것이 불안정했지만 완벽하고 싶은 마음에 무모한 열정을 앞세워 이리 돌리면 이리 돌려지고 저리 돌리면 저리 돌려지듯 휩쓸리면서 앞질러 가는 이들을 쫓아가며 사느라 참 바빴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은 자연스레 익숙해지고 서서히 현실과 타협을 하게 되며 이내 줄어든 열정은 다른 곳에 쏟기 시작한다. 그것은 사랑. 그리고 사람이 복병이었다.

현재의 나로부터 해방시켜줄 만한 자기만의 공간에서 건져 올린 기억 속에서 사랑과 실연의 극복 또한 참 다양할 것이다. 일이든 사랑이든 극에 달했을 때 사람이 보일 수 있는 치졸함, 이 치졸함이 결국 나를 위한 극약처방이자 유일한 해결 방법이었던 그 시절을 화끈거리며 떠올려본다.

누구나 그렇듯 대단하지 않은 것에 흔들리고, 별거 아닌 일로 극복하는 삶을 반복하며 사는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내 감정에만 치우쳐 있다 보면 누군가의 감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지나쳐 버린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무망감이 희망으로 방향을 틀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겪는 고통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민감한 인식을 가진 저자가 우리에게 조금은 시리지만 담담하게 위로의 말을 던진다. 그리고 이 위로의 말은 ‘사랑’에만 국한되지 않고 삶의 여러 영역에 걸쳐 있는 말로 다가온다.

돌이켜보면 엄청난 위로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사랑이 보잘것없다면 위로도 보잘것없어야 마땅하다. 그 보잘것없음이 우리를 바꾼다. 그 시린 진리를 찬물처럼 받아들이면 됐다. (p. 80)


이 소설은 자꾸만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게 만든다.
그래도 괜찮을 것만 같다.

내가 탄탄하게 다지고 쌓아 올린 이성의 끈을 조금도 놓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어느 하나도 남김없이 터트리고 싶은 이중 심리로 복잡할 때도 있다. 그럴 땐 고민 없이 책을 들고 여러 감정을 느껴보는 그 자체가 많은 도움이 된다. 한 감정에 오래 머물러서 굳어질까 봐 조금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던 때가 있어서인지, 생각이 멈춰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나에겐 비극일지도 모른다.

꿈속에서도 이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꿈에서 깨고 나자 금방 잠들면 또다시 그 꿈이 이어질까 봐 억지로 피곤한 눈을 부릅뜨고 현실의 공기를 충분히 마신 뒤, 꿈이라서 너무 다행이라는 안도의 숨을 내쉰 뒤에야 다시 잠에 들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나의 반응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현실을 살 때는 아무리 깨고 싶은 꿈을 꿔도 그따위는 너무 아무것도 아닌 거다.

이제는 흐릿하게 맴돌았던 기억들이 투명한 물 위에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하나, 둘 드러나는 이야기가 예전보다는 조금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질 때도 있다.
이때 나는 느낀다. 빛이 바랬다는 것을.

무엇인가가 완성되는 순간은 그것을 완전히 잃고, 잃었다는 것마저 완전히 잊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우연히 그 언저리를 헛짚는 순간이다. (p. 118)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갖가지 감정들을 직접 읽어보며 충분히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줄거리를 생략했지만, 차마 꺼내지 못했던 그리고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그 마음을 대신해 주는 이야기로 가득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저자의 글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느낀 내면의 서늘한 고독을 끌어내는 고유의 결이 내 감정에 더 솔직해지고 싶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내 몸에서 비워야 할 게 있다면 우선 드러내 보는 것도 방법이겠구나 싶다.

아슬아슬한 조화를 이루며 불안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남긴 흔적에는 환멸감, 자격지심, 둔감한 무관심, 분노, 증오가 흩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거창한 무언가만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에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떠올랐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보잘것없는 것들을 받아들임으로써 그것이 나를 얼마나 끌어올려 주고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말이다.

날씨도 자기 계절을 찾아가듯이, 나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여전히 알 수 없는 미래를 조금은 느슨한 마음으로 지켜보려 한다.

“보이지 않는 건 아닌데 너무 초라하고 하찮아서 어디 한번 보자 하고 덤벼들 마음이 생기지 않는 그런 것들 있잖아. 그런 보잘것 없는 것들이 네 주위에 널려 있거든. 대상이든, 일이든, 남아있는 그것들에 집중해. 집중이 안 되면 마지못해서라도 감정이 그쪽으로 흐르도록 아주 미세한 각도를 만들어주라고. 네 마음의 메인보드를 살짝만 기울여주라고.” (p.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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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4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04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inbass 2025-09-06 0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연극을 검색하다가 ˝봄밤˝이라는 연극 제목이 있었는데 <권여선 작가>의 글을 무대로 만든거라고 해서. 저는 처음 들어본 작가이길래 책을 검색했더니. 저와 <친한친구가 좋아요> 한 책이라며 곰돌이님이 검색되더라구요. 오홍, 신기했습니다. 곰돌이님이 좋아하는 작가였다니.

곰돌이 2025-09-06 05:38   좋아요 1 | URL
권여선 작가님 <안녕 주정뱅이>라는 소설에 수록된 단편인데 몇 달 전에 영화로도 개봉됐어요. 최근에 연극 ‘봄밤’으로 초연된다는 기사 저도 읽었는데 괜히 반갑더라고요 :) rainbass님도 한 번 읽어보세요. 아, 그건 그렇고 하필 제 글이 검색되는 불상사를 겪으셨군요. ㅎㅎ
 

얕은 잠에서 깰 때마다 시계를 보았다. 그녀는 시간이 흐르는 게 두려웠다. 시곗바늘이 돌면서 시간이 흘러간다는 사실, 시침과 분침이 시시각각 낯선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잠을 자면서, 밥을 물에 말아 먹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을 들으면서 흘려보낸 그때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몸이 나아지고 마음이 아물고 시나리오를 다시 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프지 않고 울지도 않고 글을 다시 쓰게 될 그 시간, 그때의 시곗바늘이 어디를 가리키게 될지 알지 못해 그녀는 못 견디게 불안했다.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거칠고 두터운 시간이 흘러갔다. - P34

단단한 불신과 의혹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채 하염없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유리 밖 어두운 공간을 바라보았던 것일까.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마치 언젠가 그녀 자신이 자신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던 것만 같은 달콤한 기시감이 강물처럼 그녀를 감쌌다. - P40

현실의 시간은 밤이지만 이곳에서 나는 기억의 한낮을 산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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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5-08-28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집, 정말 좋아요!
곰돌이 님의 리뷰 기대해요^^

곰돌이 2025-08-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맨 처음에 실린 ‘빈 찻잔 놓기’만 읽고 언저리에만 맴돌았을 뿐인데도 좋네요. 이따금 자목련님이 예전에 올려놓으신 글을 읽어보는데, 그것 또한 잘 읽고 있어요. 글이 너무 좋아서 흔적을 남기고 싶었지만 참았고요! (혼자 몰래 야금야금) 앗참!! 저의 리뷰는 절대 절대 기대하지 마시길요 ㅎㅎ
 
마틴 에덴 2 -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잭 런던 지음, 오수연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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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의 방향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을까.

노동자 마틴 에덴은 우연히 만난 상류층 여성 루스와 사랑에 빠져 그녀와 어울릴 만한 나 자신을 만들기 위해 축적된 습성을 버리고 허기를 채우듯 지식을 쌓아갔다. 새로운 세계에 금방 눈을 뜬 사람처럼 발견하는 기쁨과 흥분으로 들뜬 그의 열정은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자극이 될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지만, 너머의 삶에 가닿기 위한 매 순간 쉬지 않는 노력이 어딘가 위태로워 보였다.

그래도 괜찮았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기 때문이다.

사유의 세계에서 감행하는 모험보다 더 위대한 것이 사랑의 모험이었다. 세계가 그토록 경이로운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힘에 떠밀려 그것을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들 때문이 아니었다. 루스가 그 안에 살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가 이제껏 알고, 꿈꾸고, 상상한 것 중에 가장 경이로운 존재였다. (1권 p.137)

그녀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싶었던 열망이 원동력이 되어 묵은 더께를 털어내듯 자신이 살아온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배움의 노력이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지독하게 가난한 삶에서 치열하게만 살았던 마틴이 드디어 그토록 염원하던 상류 사회의 사람들과 지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게 된다. 그들은 노동계급 사람들과 사는 동네와 먹는 음식의 차이만 다를 뿐 아니라 분명, 그가 찾고자 하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

막연한 기대와 상상이었을까.

동경의 눈빛으로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말은 무거운 삶의 짐을 지탱해 줄 바닥짐 하나 없이 몸으로 부딪치며 자신에게 묻은 흙은 스스로 털어버리며 살아온 마틴에게, 아무런 감명을 주지 못했다. 그저 자기 과시로만 가득한 현학적 허세였다. 멀리서 보면 격조는 높아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삶에서 길어 올린 통찰이 아니라 자기 것으로 흡수하지 못한 남의 말만 복제한 알맹이 없는 말들이었다.

자기가 속한 계급의 모든 이들, 그리고 루스의 계급에 있는 이들은 작게 한정된 공식에 따라 작게 한정된 삶을 살아가는 군집적인 존재들이었다. 끼리끼리 모여서 다른 사람의 의견대로 틀에 박힌 삶을 살면서, 그들이 종속된 그 유치한 공식 때문에 개인이 되지 못하고 삶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했다. (p. 63)


마틴과 루스의 사랑, 이것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첫 만남에서 느꼈던 뜨거운 열정, 설렘, 욕망 등의 감정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마틴은 자신을 향한 루스의 사랑보다는 창조적 자아의 힘이 그의 가슴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루스 또한 사랑으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고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양가적인 감정에 홀로 고뇌하고 있었다.

지극히 생계와 연관된 현실적인 문제를 말하는 루스의 입장에서는 마틴이 다소 낙관적 편향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명석한 두뇌는 분명 천부적인 재능으로 보이긴 하지만, 희망 가득한 계획처럼 모든 게 척척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두 손을 꼭 붙잡고 행복과 성공을 추상적으로 그려보는 것도 나쁠 건 없지만, 루스에게는 당장에 ‘결혼’이라는 목표를 단단하게 받쳐 줄 안전한 길이 중요하다.

마틴과 루스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때마다 허탈감이 들었다. 상반되는 입장 표출에 체념하는 기운만 느껴질 뿐이었고, 직접적인 상처만 최대한 피하는 듯한 배려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사랑의 속삭임은 오히려 고단하게만 다가올 뿐이었다.

“나는 자기의 사랑을 믿기 때문에, 자기 부모님의 적개심이 두렵지 않아. 세상 모든 것이 길을 잃고 헤맬지라도, 사랑만은 그렇지 않아. 가다가 나약해져서 맥없이 머뭇대지 않는 한, 사랑은 잘못 갈 수가 없어.” (p. 78)

정말 그럴까. 믿음만 존재한다면 가능한 게 사랑일까?
너무나도 다른 삶에 길든 상태에서 만난 이 두 사람이 과연 짓눌리는 현실의 무게를 ‘함께’ 견딜 수 있을까?
루스의 조언에 늘 따라오는 마틴의 확대 해석은 이따금 숨이 턱턱 막혔다. 지나친 자기 확신이 자만심으로 경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굶주림과 궁핍이 진작에 알려주고 있음에도 말이다.

나는 속 좁은 사람들의 관습적인 도덕을 비웃는 사람입니다. (p. 90)

그럼에도 마틴이 루스를 만나게 된 순간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그는 지긋지긋한 가난한 노동자 계급에서 올려다본 우아하고 고상한 루스와 그녀가 속한 상류 사회를 동경했다. 그녀의 후광이 자신의 결핍을 채워주기를 바라진 않았지만, 그 삶에 가닿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었고, 결국 그가 가진 글쓰기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순간과 내 삶의 진실을 알게 해주는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흔한 일이 아니며,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상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날마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해부가 자행되었다. (p. 174)

당장에 주린 배를 채울 걱정뿐이었던 지옥 같은 삶, 내일 눈 뜨는 것조차 고문이라는 생각에 잠들고 싶지 않은 그 순간조차도 고된 노동으로 저절로 눈이 감겨버리는 삶의 반복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삭제되었던 마틴의 인생에 루스와의 만남은 ‘인생의 종’이 울린 순간이라 생각된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집요함을 끌어올리고, 실패에 좌절하는 대신 자신을 위로할 줄도 알았으니 말이다.

마틴이 지식을 채우고 흡수하는 것에 온 에너지를 쏟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지만, 자신의 믿음과 사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의심하고 밀어내는 태도는 갑갑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안정감 없는 삶 속에서 그동안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채 불안하게 살아오다가 뒤늦게 발견한 것들을 하나하나 삶의 진리로서 단정 짓는 것이 어찌 보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그에게 조심스레 말해주고 싶다.
이론상의 진실과 현실은 늘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다는 모순을 조금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겠느냐고.
마틴처럼 치열하고 맹렬하게 삶을 살아야 할 필요성을 덜 느낀 채, 세상과 사람의 이중성에서 느껴지는 환멸감 따위는 이젠 익숙하게 느껴질 만큼 타성에 젖어가며 평온함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이것뿐이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향해 온 힘을 쏟으며 달려가는 동안에는 미처 알지 못하는 것, 그건 막상 내 손에 쥐어지고 나면 내 주변을 채우고 있는 것이 생각처럼 대단히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어디에도 진리는 없고, 진리에도 진리는 없을 것이다. 진리라는 건 아예 없을 것이다. (p. 236)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절망 속에서 자신을 건져 올린다는 것에 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삶의 방향을 잃었던 시절의 내 마음 한구석을 늘 채우고 있었던 공허함과 다시 마주하는 것이 아리기도 했지만, 나만이 눈치챌 수 있는 현재의 변화에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마틴의 삶을 들여다보니,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아니, 현실을 왜곡시키면서까지 소유하려고 했던 것이 나에게 아무런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해 다시 극복하려고 애썼던 내 과거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그 무엇도 나를 채워줄 수 없다는 생각에 도무지 앞날이 보이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격앙된 감정으로 내 몸이 바닥에 미세하게 보이는 틈 사이로 아예 녹아 들어가 없어져 버리면 좋겠다 싶을 만큼의 무너짐에도 어느새, 바깥 공기와 차단해 버린 블라인드를 뚫고 들어오는 햇살이 그럭저럭 괜찮게 느껴지고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다시 밖으로 나가 걸으면서 온 세상을 채우고 있는 움직임과 소리에 ‘이런 삶도 괜찮아.’라고 받아들이기까지의 고난과 내가 선택한 적당한 아름다움을 보았던 그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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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 1 -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잭 런던 지음, 오수연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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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설가 잭 런던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평소에 계급 간 사랑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계속 다른 책들에 밀려만 있었는데, 예쁜 표지 못지않게 책 맨 앞에 실린 녹색광선 편집부의 ‘책 머리에’ 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 글과 더불어 ‘추앙으로 시작된 붕괴’라는 부제가 흐름이나 결말을 예상하게 하지만, 오히려 그보다 더 중요할지 모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 같아 기대하게 했다.

(P. 11) 아름다움을 동반하는 붕괴들은 도처에 존재한다. 독자분들께서 마틴의 붕괴에서 어떤 종류의 아름다움이라도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모순과 붕괴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문학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므로.


저자는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밑바닥 세계를 떠돌며 지내다가 15세 되던 해, 양식장의 굴을 약탈해서 팔면 돈이 된다는 말에 배를 한 척 사서 어린 해적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가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부를 위한 바다 위 피비린내 풍기는 욕망과 모래밭 위에서 육체적 쾌락에 뒹구는 것만이 존재한 거친 해적과 그들 주변을 맴도는 헤픈 웃음을 날리는 여자들, 그리고 상처로 굳어진 얼굴과 손으로 온종일 죽도록 일만 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그의 세계를 채우고 있지 않았을까.

시도와 포기의 반복을 거쳐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미국 최고의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잭 런던의 서사 때문인지 이 소설에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남녀 간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가 인생을 살아가며 깨달은 삶의 본질을 엿볼 수도 있을 거란 기대도 하게 한다.

책장을 더 넘겨본다.

온갖 고난을 겪으며 살아온 가난한 노동자 ‘마틴’은 우연히 상류 계급의 여성 ‘루스’를 만나게 된다.

여태껏 알던 탐욕스러운 여자들과의 강렬함과 달리 희고 창백한 얼굴로 우아한 아름다움만을 풍기는 그녀의 모습은 마틴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태어날 때부터 장밋빛 인생인 루스의 고귀한 자태 양옆으로 암담하던 시절 자신을 둘러싼 여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P. 21) 화이트채플 가에서 발을 질질 끄는 퀴퀴한 여자들, 술에 절어 퉁퉁 부은 노파들. 또 괴물 같은 여자 형상으로 선원들의 피를 빠는, 입도 몸도 더러운 지옥의 온갖 것들, 항구의 쓰레기들, 인간 세상의 밑바닥 찌꺼기들.

이 문장을 읽는 내내 적잖이 불편했다.
진절머리 나는 시궁창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으로 빚어진 자신을 향한 혐오의 표현일 수도 있다. 다만, 절망 속에서 더는 피할 수 없었던 선택이란 것도 있지 않을까? 시련에 굴복당하지 않기 위한 선택에 가려진 것은 없었을까? 인간의 숭고함을 잃지 않으려 했던 몸짓말이다. 생계를 위해 거친 삶 사느라 차마 드러내지 못한 이 모든 것까지도 한데 묶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만큼 인간의 가치가 계급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을 보고 느꼈을 저자의 직설적인 표현으로 이 소설 속 주인공 마틴이 지독한 자신의 삶을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는가를 알게 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돈이 되는 것이라면 모두가 달라붙는 사람들을 보고 지내왔는데, 지금 눈앞에 생계를 위해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과 책에서만 봤던 수많은 가능성이 펼쳐진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화려하고 멋진 저택에서 모든 게 어색하면서도 인간의 본능에 따라 아름다움을 좇는 마틴의 복잡한 마음은 그 만의 몫이 아니었나 보다. 고상한 삶에서 모든 게 익숙해 보이는 루스 또한 다른 결의 복잡함을 느끼며 자신도 놀랄 만큼 마틴을 원하고 있었다.

(P. 28) 꿈에도 생각지 못한 타락의 본성이 자신에게 내재해 있다가 드러나는 듯싶었다.

사랑은 그랬다. 매혹적이었다.
본능에 충실한 ‘그 순간만큼’은 계급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감춰지고, 서로를 향한 호감은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고, 자신을 단속하려고 해도 더는 그 필요성을 잊어버리게 하는 마술이었다.

소금기 섞인 바람에 찌든 좁디좁은 방 한구석으로 돌아와서야 꿈에서 깬 듯 현실이 보이고 마틴은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애쓰지 않아도 자신과 그녀와의 머나먼 거리를 실감 나게 하는 것들이 하나둘 떠올려지고 자신의 주변을 채우는 소리와 코에서 맡아지는 냄새까지 어느 하나 고통과 가난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없는 자기 삶이, 그녀와의 첫 만남은 분명 현실감 없는 꿈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안 될 이유만 가득한데도 지금은 황홀경에 빠져 하루가 삼 년 같고 그녀 생각으로 가슴에 먼지만 쌓여가기에 마틴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주려 결심한다. 루스의 삶에 어울릴만한 나 자신을 만들고 싶은 열망은 솔직했고 순수했고 간절했다. 교양을 쌓고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한 마틴은 더 나아가 글로써 인정받고 싶고 작가로 성공해서 루스의 사랑을 얻고 싶었다. 흥미로운 건, 마틴이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점이었다.

(P. 91) 당신이 이 집에서 누리고 있는 삶에 나도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계급’이라는 것은 가난을 벗어나려고 한 만큼, 글을 쓰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쓴 만큼 아무리 가려보고 눌러보고 막아보려 해도 부력에 의해 떠오르는 풍선처럼 가라앉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사랑의 힘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숨겨두고 외면했던 감정을 끌어올리면서 애초에 가라앉을 수가 없었던 계급과 지위라는 장벽마저 들어 올리게 만드는 게 진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애처로운 노력으로 비칠지 모르겠으나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마틴의 사고는 건강해 보였다.
상류층 삶을 향한 속물적 욕망을 내비치고, 자신의 처지만을 탓하고, 기대만 하고, 고통만 받으며 제자리에서 이룰 수 없는 그녀와의 사랑만을 미친 듯이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서 더 좋았다.

루스는 마틴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 노력하고 그에게 느낀 활력을 그날의 자양분 삼아 하루를 보내면서 거칠고 열정적인 불꽃 같은 마틴이, 온화하고 차분한 애정과 사랑을 주고받는 삶으로 진입하길 원했다. 나는 서서히 현실의 냄새가 맡아진다.
마틴의 축적된 습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그가 가진 매력이 계급의 차이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지고한 가치가 될 수 없음을 알려주는 듯한 이 문장을 난 그저 냉정하게 응시할 뿐이다.

(P. 103) 그녀는 자기가 그를 빚어내고 있으며, 자신의 의도는 선하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면서도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을 소멸시키지 않는 단단함을 가진 마틴이라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론 너머의 삶에 가닿기 위해 매 순간 충실하기만 한 그의 쉬지 않는 열정이 조금은 우려스러웠다.
그럼에도 마틴의 노력이 ‘가치 있는 삶’에 방향을 두고 있다는 점이 좋았고,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은 근사했다.

새로운 세계에 금방 눈을 뜬 사람처럼 적당한 긴장감과 발견하는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차 보이는 그의 모습은 경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소설을 써 내려가며 집필이 끊긴 동안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돌보고 위로할 줄 아는 모습에 내심 놀랐다.
그가 겪어온 삶을 추측해 보며 자존감을 지키기 어려웠을 거란 편협한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나 보다. 싫은 건 싫다고 할 줄 아는 마틴인데 말이다.

(P. 273) “나는 나고, 사람들이 다 만장일치로 내린 평가라 할지라도 내 입맛을 거기에 맞추지는 않겠어. 내가 어떤 게 싫으면, 나는 그걸 싫어하는 거야. 그뿐이야. 나와 같은 인간들 대부분이 그걸 좋아하거나 좋아하는 척한다고 해서, 내가 좋아하는 시늉을 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나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일에 있어서 유행을 따라갈 수 없는 사람이야.”


이 소설이 흥미로웠던 점 또 하나는, 마틴이 자신과 같은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독한 가난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에게 혐오가 아닌 동류의식을 갖고 좌절 대신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그의 모습은 분명 내면의 또 다른 불씨를 켜는 순간으로 보였다. 더 이상, 삶을 좌절시키는 것이 자기 자신이면 안 된다는 의지를 얻게 된 것이 아닐까.

(P. 279) 자기 앞에 있는 고생에 찌든 여인의 주름진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수프와 갓 구운 빵 한 덩어리들을 떠올리자, 가슴 속에서 뜨거운 감사와 인류애가 샘솟았다.

망망대해에 가로막힌 삶에서 벗어날 거란 생각을 못 했기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배움을 통해 마틴은 지식을 얻고, 교양을 쌓으며 루스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가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도 얻었다. 하지만, 그녀가 속한 상류사회는 자신의 정체성을 흔들고 언제라도 허물어질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환멸과 분노를 안겼다.

나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얻게 되는 인생의 진리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는 사람이기에 그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참된 아름다움의 의미를 얻을 수 있길 응원했고, 루스와의 사랑을 이루든 못 이루든 적어도 정신적인 가난에서만큼이라도 벗어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마틴의 분투와 배움의 의지는 자극되기도 하고 그가 도서관을 다니고 책을 읽는 행위만으로도 이전 삶에서는 찾지 못했던 숭고한 아름다움과 경외심을 찾는 모습에 그의 변화가 반가우면서도 가슴 한편이 조금 애처로웠다. 꿈을 갖는다는 것, 목표를 갖는다는 것조차 이렇게나 사람을 가슴 뛰게 하고 열정을 갖고 움직이게 만드는데, 현실은 이상과 다르지 않은가.

현실을 사는 내가 현실을 잊고 현실과 다른 나로서 마틴의 세계에서 그의 선택이 우주의 아름다움이든 푹푹 찌는 열기 속 노동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 그 가치를 조금도 훼손시키지 않은 채 즐기며 읽을 수 있었기에 독서 자체의 즐거움이 컸다.
무엇보다 중요할지 모를 ‘그 무언가’를 찾고 싶었던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준 마틴이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일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P. 171) “그리고 삶은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아요. 그런데도, 내가 이상하게 생겨 먹은 탓인지, 나는 그 삶에서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죠. 아름다움은 그런 삶 속에 있기 때문에 열 배로 증폭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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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ass 2025-08-22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듣는 작가인데...작가이름에도 책제목에도...이름에 지명을 붙이기 좋아하는 작가인가봐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곰돌이 2025-08-22 04:39   좋아요 1 | URL
(작가 이름은 계부의 성을 딴 거라고 해요) 주인공의 이름은 확실한 이유가 있어 보여요. 자기 삶에 비하면 여주인공의 삶은 천국 같아 보이거든요. 그곳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는 남자입니다. 재밌어서 2편 기대 중!!ㅎㅎ

바람돌이 2025-08-22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부에서는 그 천국에서 추락하는 마틴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앗 스포??? 그건 뭐 뻔한 이야기고요. ㅎㅎ 2권은 더 좋았습니다. 곰돌이님 글을 읽으니 제가 이 책 읽을 때의 흥분이 다시 살아나네요.^^

곰돌이 2025-08-22 13:06   좋아요 1 | URL
마틴의 삶만 풀어놔도 재밌어서 꿀떡꿀떡 읽었어요. ㅎㅎ 각자 살아온 삶에 너무 길들여진 상태라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마틴이 이제는 벗어나기 위한 삶 말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2권 다 읽고 나면 영화도 보려고요. 말하고 움직이는 마틴을 또 한 번 만나봐야겠어요!!

새파랑 2025-08-22 1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녹색광선에서 나온 책들이 다 좋은데, 그중 마틴에덴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바람돌이님 말처럼 2권이 더 좋았음~!!

곰돌이 2025-08-22 13:07   좋아요 1 | URL
녹색광선에서 나온 책은 감정의 혼란만 읽어봤어요. ㅎㅎ 1권도 꽤 재밌게 읽었는데 2권이 더 재밌다니…. 그나저나 마틴이 맥주 한 잔 시원하게 하면서 구애받지 않는 상황에서 소설 쓰는 장면이 나와주면 좋겠는데요…. 과연 ㅠㅠ
 
나목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모두가 애처로운 소리를 내며 떨었던 암담한 시기를 들여다보며 절망과 회한의 삶에도 한숨을 삼키고 애쓰며 살아온 모습은 강인함을 단단히 심어주지만, 어둠을 잔뜩 머금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적응하고 살아나가야 했던 모습이 뇌 한구석에 깊게 박혀서인지 마음이 쉬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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