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이문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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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일언력>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 속 여러가지 이야기 중 '발문력'이 매우 흥미를 끌었더랬다. 어떤 주제에 대해 타깃을 좁혀서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도록 발문 할 수 있는 능력! 그 발문력은 큰 힘을 가진다고 한다.

<인간관계론>에서도 표현의 방법에서는 다르지만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글을 만났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인간 자석'이 되는 데는 단 한가지의 비결이 있다. 심오한 지식이나 화려한 말솜씨보다는 질문할 줄 아는 능력, 상대방의 마음을 열 수 있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 86쪽


카네기는 질문을 할 때도 상대방의 마음읽기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마음읽기를 통해 그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효과적인 질문을 한다면 호감을 얻게 된다고 쓰고 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를 읽다보면 어떤 경우에서든 마음읽기의 중요성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이 책의 출간년도는 1936년이다. 80년전에 출간된 책임에도 어느 한 페이지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에게 와닿지 않는 글이 없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책이라 할만큼 엄청난 판매기록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와 같은 이유이리라. 

더욱 더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책의 구성을 꼽고 싶다. 제목이 <인간관계론>이기에 얼핏 논문조의 글이 아닐까 싶겠지만 책을 펼치면 작가의 경험에 의한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게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짧은 글을 통해 '인간관계'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껏 많은 자기계발서를 접한 독자라면 카네기의 이 책에서 대부분은 새롭거나 획기적인 것을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1936년에 출간된 이 책 <인간관계론>이 먼저였을 터이니까. 거기다 작가가 세계 각지를 돌며 '상담 및 조언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엮어낸 책이라고 하니, 출간년도 보다도 더 앞서 카네기의 수많은 강연에서 연설되던 내용인만큼 <인간관계론> 이후에 출간된 많은 자기계발서 저자들의 필독고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리 속에 꾸준히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인간중심이론을 주장한 칼 로저스다. 인간중심이론의 비지시적 상담기법의 중요개념 3가지가 있는데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 진실성이 그것으로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그가 경험을 통해 적고 있는 글들과 핵심포인트 글들이 로저스의 비지시적 상담기법을 떠올리게 했다(칼 로저스의 상담기법을 카네기가 적용했다는 말은 아니다). 카네기의 인간심리에 대한 연구의 깊이 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사랑도 느껴졌더랬다.


읽다보면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 메모해가면서 읽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나를 사로잡았던 문장을 옮겨본다.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 다만 그 재능을 찾아냈을 때는 성공을, 찾지 못했을 때는 실패를 맛볼 뿐이다. 그러니 어느 누구도 업신여기지마라. 지금 그가 하는 일은 단지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 뿐이다. 만약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간다면 그 역시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 / 249쪽


20세기 초에 강연이나 혹은 상담을 통해 카네기를 만났던 사람들은 그에게서 어떤 위로와 힘을 얻었을지 생생하게 느껴지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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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에는 과학이 있다
이준.윤정한.이기원 지음 / 광문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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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버나드쇼는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한 사랑은 없다.'라고 했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열량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여러가지 음식을 섭취하지만 특히 내가 선호하는 음식을 탐닉하면서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매일 만나는 이러한 음식에서 내 몸에 필요한 열량 뿐만아니라 과학정보와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면 그또한 좀더 새롭고 즐거운 식탁이 되지 않을까?


이 책에서 다루는 음식은 제목에서 보여주듯 '맛.있.는' 음식들이다. 그 '맛있다'는 것이 주관적일 수는 있지만 대부분 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음식들로 본문을 구성하고 있으며,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고 자주 애용하는 음식들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 음식들을 우리가 먹어온 역사도 매우 길다. 본문은 음식 하나 하나 다루면서 그 음식들의 역사도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탄산수와 커피를 제외한 초콜릿, 아이스크림, 치즈, 맥주, 차는 기원전부터 섭취되던 음식이라 한다. 그 중 아이스크림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가 술잔에 눈을 담은 후 과즙을 끼얹어 먹었다거나 기원전 4세기경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알프스에 쌓인 눈에 우유와 꿀을 넣어 먹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단다. 빙수의 기원이 왕들에게서 시작되고 그렇게 오래되었다니 놀랍다~^^


다루고 있는 음식의 주요 성분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초콜릿 속에 있는 테오브로민, 페닐에틸아민이 주는 효과, 요거트 속 유산균, 차 속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화학성분 중에서 카테킨과 테아닌 등이 그것이다. 

또한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초콜릿 제조과정이나 질 좋은 초콜릿을 만들기 위한 템퍼링, 아이스크림 원액과 공기의 비율(오버런)에 따라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이 달라진다는 점, 차의 제조과정과 커피의 제조과정 등을 알수 있어 좋았다.

그 외에도 각각의 음식에 대한 다양한 지식정보를 전하고 있다. 카카오콩 가공을 통해 나오는 부산물로 바이오연료를 만든다거나, 튀김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이유, 리코타 치즈 이야기, 라거와 에일의 차이 그리고 루이 파스퇴르와 크리스찬 한센의 맥주 이야기도 흥미롭다. 


본문을 읽다보면 오탈자가 눈에 많이 띄어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차와 커피 이야기가 흥미로워 그 아쉬움이 조금은 달래졌다고나 할까~^^. 

책을 읽고 난 후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나무 종류, 커피의 원산지 등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로스팅 방법에 대해서 검색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책 속에서 얻은 지식으로 좀 더 관심있는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찾아 보게 되었으니 이또한 이 책의 독서효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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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수학 ㅣ 잠 못 드는 시리즈
도미니크 수데 지음, 배유선 옮김, 김용관 감수 / 생각의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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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재밌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 중고등 교실에서 그렇게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아마 '따'를 불러 올 수도 있다. 하하. 물론 이과 계열 과목에 유난히 뛰어난 친구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한 반에 수학문제풀이가 즐거워 밤새는 아이들 찾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눈에 띈 이유다. 도대체 얼마나 재밌게 수학을 접목해서 쓰여진 책일까 매우 호기심을 자극한 제목이다. 그렇다보니 책을 받자마자 작가소개부터 읽었다. 작가가 궁금했더랬다. 


작가인 수데 선생님은 40년간 교직에 계신 수학선생님이시란다. 중고등 수학교사로 재직하면서 수학게임 동아리를 25년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단다. 작가소개글 중 재학 중인 제자와 함께 수학게임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집필했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수학이 흥미로워 잠도 못자는 수데 선생님과 그 선생님의 열정에 맞춰 함께 하는 학생들의 수학 사랑, 수학 게임 사랑 그리고 그런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아이들 사랑까지도 느껴졌다. 이런 수학선생님이 우리아이 수학선생님이라면? 우리아이도 수학이 재밌어서 잠 못 들까나?



이 책은 수학게임을 다룬다.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수학게임이 83가지 이다. 이 게임을 '마술 수학 게임'이라고 프롤로그에 지칭하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마술하면 떠올리는 뭔가가 사라졌다 나타나고, 뭔가가 생겨나고 하는 그런 류의 마술은 아니다. 게임과 마술과 수학이 접목된 문제들은 수학적 논리력을 바탕으로 '마술'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눈속임이 아닌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카드마술, 주사위 등 일반소품을 사용하거나 특별도구를 사용하는 마술, 연산법, 기수법, 합동, 암산, 논리, 조직, 좌표, 일대일대응, 불변수 찾기, 기하학 등의 수학적 풀이가 이용되는 마술들이다.


난이도가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 수준에 맞춰서 가족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난이도 있는 게임일 경우 어른들끼리만 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다.

익숙하게 게임을 숙지한 후에 가족모임에서 펼쳐보인다면 꽤나 흥겨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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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ㅣ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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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유명한 <날개>의 첫문장이다. <날개>의 이 문장으로 인해 몇몇 사람들은 이상(본명 박해경)에게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란 호칭를 쓰기도 한다. 정말 천재였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날개>라는 단편소설보다 그의 시들에서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시인은 그래서 그 시대(일제강점기)에 스스로 박제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1910년은 망국의 해이다. 그리고 이상이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그의 생애를 보면 건축과 수석 졸업생이면서도 그림에 뛰어난 소질이 있었던 듯하다. 이상의 보성고보 시절 교내 유화 1등 수상작을 볼 수 있다면 좋았겠단 생각을 하면서 그의 약력을 읽었다. 화가 구본웅과의 친분이 그림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7살 때부터 친구였다는 사실도 놀랍다. 구본웅이 그린 그림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바로 이상을 그린 초상화다. 몇 년 전 미술전시회에서 그 그림을 보고 한 눈에 반했었는데, 어쩌면 20년지기 친구를 물감으로 표현하면서 이상의 생각과 감정까지도 넣어 그렸던듯하다. 매우 강렬한 느낌의 초상화였는데 이 시집에 실려 있는 이상의 사진을 보노라면 초상화와는 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상의 부인 변동림은 구본웅의 이복동생이기도 하다. 이상이 요절하는 바람에 변동림은 후에 다시 재혼하게 되는데 이후의 남편은 김환기이다. 변동림에겐 그런 남성들이 매우 끌렸던듯하다. 천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변동림!!! 흠!!


이상의 시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묶여진, 더구나 단편소설<날개>와 수필<권태>까지 만날 수 있어 더욱 기쁘다. 본책에는 미발표 유고시 아홉편까지 실려있어 이상의 다양한 시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오감도> 15편, <조감도> 8편을 한 번에 모두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흡족했다.

익숙하다고 생각되었던 이상의 몇몇 시들은 읽을 때마다 새롭고 또 새롭다. 새로움이 당연하다는 듯 어쩌면 이상의 시는 늘 새롭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이해가 어려워 반복해서 읽어가야 하는 시들도 많다. 그럼에도 내게 이상의 시들은 많은 생각들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 중 <지비 1,2,3-어디갔는지모르는아내->를 읽으면서 <날개>를 떠올리기도 했다. 


......

역사는 무거운 짐이다

세상에 대한 사표쓰기란 더욱 무거운 짐이다

나는 나의 문자들을 가둬버렸다

도서관에서 온 소환장을 이제 난 읽지 못한다


나는 이젠 세상에 맞지 않는 옷이다

봉분보다도 나의 의무는 적다

나에게 그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 고통은 완전히 사그라져버렸다

......

<회환의 장> 중에서 일부


1937년, 27살의 나이로 요절한 이상은 일제강점기때 태어나 조국의 해방도, 새로운 조국의 달라지는 모습도 전혀 보지 못하고 그 시대만을 살다가 숨을 거둔 시인이다. 이상의 알다가도 모를 난해한 시들을 접할 때마다 그가 살면서 부대껴야 했던 그 '이상의 시대'는 혹 자신의 시 만큼이나 모호하고 까다로우며 무언가 꼬여서 풀기 어려운 모습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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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ㅣ 에프 클래식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아리 옮김 / F(에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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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들판에서 듬성듬성 빛나는 이 불빛들 중 몇몇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 p8쪽


인간 관계에서의 소통은 인간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생텍쥐페리에게 있어서 관계와 소통은 더욱 더 그러한듯 하다. 1900년에 태어나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1944년 7월 정찰 비행을 떠난 후 실종되어 우리 곁에서 사라진 그를 이 책에서 만났다. 소설로 분류해서 읽히기 보다는 자전적 에세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고 한 옮긴이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200여쪽 되는 그리 긴 분량의 책은 아니지만 생텍쥐페리가 바라보는 인간상과 인간존재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조종사로서 겪게 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문장 사이사이 켜켜이 스며든 그의 생각들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는 <인간의 대지>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간의 대지>라는 제목을 달고 오래 전 출간되었던 책이다. 내겐 그래서 <인간의 대지>로 더 친숙한 제목의 책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작가가 생텍쥐페리라는 걸 몰랐다면 책 제목을 보고 그냥 넘겨버렸을 책이었다. 물론 작가를 보기 전에 책 제목에 눈이 가긴 했다. 페르낭 레제의 표지그림과 함께 말이다. <Terre des hommes>라고 프랑스어로 쓰여진 '인간의 대지'를 읽을 줄 알았다면 바로 알았을테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놓쳐버린 생텍쥐페리의 그 책을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라는 새로운 제목을 달고 나온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프롤로그에 쓰여진 첫 문장부터 그는 나를 사로잡았다. 왜 이 책을 지금껏 읽지 않았을까?


그가 펼쳐놓은 문장들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고찰을 행간마다 맞닥뜨리며 읽었다. 어떤 글에선 목이 메였다. 

동료들의 이야기, 특히 안데스산맥에서 실종되었다가 일주일만에 살아 돌아온 기요메의 이야기가 그랬다. 

"맹세컨대, 내가 해낸 일은 그 어떤 짐승도 못할 일이야." / 49쪽

인간이기에 해낼 수 있었고, 그렇게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정신'이 깃들어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가장 숭고한 문장'이라고 생텍쥐페리가 표현한 기요메의 이 말은, 생텍쥐페리 마음에 깊이 새겨졌던 모양이다. 이 책은 기요메에게 헌정된 책이기도 하다.


늙은 흑인 노예, 모하메드 벤 라우신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자유와 그 자유에 대한 권리를,

리비아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하여 생존 위협을 받으며 겪는 작가의 이야기에서는 그 끝간데 없이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서, 걷고 또 걸으며 그가 찾고 소리쳐 부른, "인간들아!"처럼, 읽는 나조차 물에 대한 갈증 못지 않게 사람에 대한 갈증을 얼마나 느꼈던지!


책 제목을 떠올릴 수 있는 글은 마지막 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저 무거운 누더기 더미에서 이토록 매력적이고 우아한 걸작이 태어났다니. 나는 그 매끈한 이마, 뽀로통하게 내민 부드러운 입술 위로 몸을 숙이며 생각했다. 이건 음악가의 얼굴이야. 여기 어린 모차르트가 있구나. 여기 생명의 아름다운 약속이 있구나......(중략)......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울통불퉁한 저 사람들도, 저 추함도 아니다.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각자의 내면에서 살해당한 모차르트이다. / p202~203쪽

기차의 3등칸에서 짐덩이처럼 뒤엉킨 폴란드 노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품격을 반쯤 상실한 것처럼' 보이는 그들 모습에서 생텍쥐페리는 '상처받고 피해 입은 것은 개인이 아니라 인류'라고 말한다. 그리고 '생명의 아름다운 약속'을 키워내지 못하는 현실을 괴로워한다. 1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2차 세계대전을 앞둔 상황에서 생텍쥐페리가 느낀 인류의 이 참담한 현실은, 종전과 냉전도 지나가버린 21세기 지금도 여전히 또다른 이유로 '생명의 아름다운 약속'을, '어린 모차르트'를 내면에서 살해하고 있는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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