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기에 관한 잡학사전
미하엘 코르트 지음, 권세훈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사전이라는 제목이 붙을만큼 방대한 인물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미하엘 코르트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쓰기 위해 수많은 전기, 일기, 편지, 신문기사, 문화사 등을 읽고 20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였으며, 원고 분량에 따른 제약으로 인해 자신이 수집하고 정리한 인물들 모두를 다 수록하지 못하고 100명만을 담은 것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는데, 그 글을 읽고는, 혹시 못다 실은 자료들을 담아 2편으로 출간되지 않을까~란 기대도 슬쩍 했다.
이 책은 문학과 철학 분야의 주요 인물 100명을 다루고 있다. 그 인물들을 소개하는데 있어서, 일화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으며, 인물들의 '창작의 과정이나 학문적인 열정'에 대한 소개글이 아닌 (유명한 그들의 작품 이야기를 떠나서), 그들의 일상 생활 속 기행들에 더 초점이 맞춰진 책이다. 읽는내내 '잡학사전'이라는 제목에 딱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사전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내지가 일반적인 도서에 비해 좀 앏팍한 느낌이다. 571쪽이라는 적지않는 분량인데도, 읽으면서 길다는 느낌을 갖지 못할만큼 읽는 재미는 있어서, 순서대로 주욱 읽어가는데 지루하거나 무리감 없어 좋았다. 단, 뭐랄까? 각각의 인물마다 저자가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다 수록하지 못하고 몇 페이지 안에 줄여서 억지로 집어 넣으려고 애쓴 흔적들이 곳곳에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매끄럽게 읽히기보다는 잘려나간듯 느껴진 부분들이 꽤 있었으며, 전기나 일기, 편지, 신문기사 등등 객관적인 자료들로 쓰여진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선호가 느껴지는 주관적인 시선들이 중간중간 보이기도 했다.
저자는 100명의 인물들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인물을 한 줄로 표현하고 있는데, 불가사의한 난쟁이 - 고골, 악마와 거래하다 - 디포, 연미복을 입은 탕아 - 모파상, 개구리눈을 지닌 병적인 자기 중심주의자 - 사르트르, 최초의 정신 나간 교수 - 아리스토텔레스, 돈을 빌리는 천재 - 조이스, 자질구레한 일상사의 비극 - 체호프, 사악하기론 악마와 같으나 동시에 신과 같은 사나이 - 하이네 등등...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고 주욱 읽게 만드는데 한 몫 하지 싶다.
할리우드 스타 감독 존 휴스턴의 눈에 비친 장 폴 사르트르 이야기나 <프랑켄슈타인>을 쓰게된 계기를 다룬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셜리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인물 소개는 읽는 재미가 꽤 솔솔한데, 산 채로 매장되지 않았나 싶은 의문을 품게 하는 고골 이야기나, 시신을 부검해 보니 허파 한쪽 허파에 물이 가득~ 심장은 엄청 커져있고 완전히 말라있던 담낭엔 가장 작은 크기가 개암만했다는 담낭석이 스물 한개나 들어있었다는 디드로 이야기는 죽기 전까지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하였을까 싶어 안타깝기도 했다.
귀에 너무도 익숙한 인물부터 조금은 생소한 인물까지 각각의 삶을 소개한 책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삶과 일화는 이미 알고 있었던 부분도 많았는데, 대부분은 작품으로만 알고 있던 유명 작가들의 숨겨진 일화들을 접하며 그들의 작품과 삶이 크게 상반될 경우에는 조금 당혹스럽기도하고 놀라기도 했다. 어느 한 가지 일에 미치도록 열정을 품은 그들의 광기어린 삶은, 뛰어난 그들의 작품 만큼이나 강렬하고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