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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쟁이 쳇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6
미야자와 겐지 원작, 엄혜숙 글, 가로쿠 공방 그림 / 한솔수북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등장하는 인형들은 모두 나무로 만든 인형이라고 한다. 아이랑 함께 읽으면서,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은 물론이고, 양동이, 쓰레받기 등등 모두 직접 나무를 깍아 만든 인형들이라고 하니까, 그림을 더 세심하게 살펴본다.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한 느낌이 들어서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한 그림책이다.
어린 아이들... 한 번 고집부리기 시작하면 말도 안통하고 자기 뜻을 받아줄 때까지 떼쓰곤 하지 않는가! 이 책 속 주인공 쳇, 떼쟁이라고 불릴만한 쥐 쳇은 정말이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하는 떼쟁이 고집불통이다. 하지만 어딘가는 우리 아이들 모습과도 닮은 쳇, 그래서 그럴까? 내 눈에 비치는 쳇은 조금 얄밉기는 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물론,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럽다해도 너무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 자신이 떼를 쓸 때의 미운 모습도 그려보고,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친구들이 느끼는 기분들.. 그리고 지나치면 외톨이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해주어서, 바른 사회성을 길러주는데 좋은 지침이 되는 책이다.
![](http://cfile236.uf.daum.net/image/1743F80D49D9CD104E961A)
낡은 집 천장에 사는 쥐 쳇... 어느 날 족제비가 별사탕을 한아름 주워들고 가면서 쳇에게 어디서 주웠는지 알려주며 얼른 가보라고 한다. 쳇이 신이 나서 그 곳으로 달려가보니, 이미 개미 군단이 별사탕을 에워싸고 있다.
엄마 : 나무로 깍아 만든 인형이래. 인형을 만들어서 사진으로 찍은 그림이야.
아이 : 진짜 나무인형이네. 엄마, 바구니는 진짜 바구니 같아요. 별사탕도 진짜 별사탕일까요?
엄마 : 음..... 진짜 별사탕 같은데...^^
![](http://cfile238.uf.daum.net/image/1843F80D49D9CD104FCF44)
대장 개미가 한발자국도 들어오지 못하게하자,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다 되돌아오게 된 쳇. 약이 오른 쳇은 족제비에게 쫓아가서는 개미들이 다 가져가 버렸다고 물어내라고 떼를 쓴다.
![](http://cfile237.uf.daum.net/image/1543F80D49D9CD115098AE)
"몰라, 몰라. 물어내, 빨리 물어내."
개미들이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다가 되돌아 와놓구선, 친구 족제비에게 괜한 생떼를 쓰는 쳇이다. 좋은 마음을 가진 친구에게 이렇게 못되게 굴다니.... 억지를 부리고 계속해서 물어내라고 생떼를 쓰는 쳇이 꼴보기 싫은 족제비는, 자신이 가지고 왔던 별사탕을 휙~ 내던지며 가져가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걸 냉큼 다 들고가는 떼쟁이 쳇.
엄마 : 이렇게 못되게 굴면 친구들이 계속 쳇과 놀려고 할까?
아이 : 아니요. 싫어해요. 그리고 엄마, 쳇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요.
우리아이 말마따나, 이제 쳇과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다.
![](http://cfile236.uf.daum.net/image/1743F80D49D9CD1151BA58)
다른 친구들이 상대를 해주지 않자, 쳇은 이제 기둥이랑 쓰레받기랑 양동이랑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 떼쓰던 쳇이 기둥이랑 쓰레받기, 양동이에게는 배려 깊이 행동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일까?
어느 날, 쳇에게 추운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따뜻한 이불감을 가져가라고 말해준 기둥, 그런데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옮기려고 욕심부리다가 기둥에서 굴러 떨어진 쳇은, 이번에도 기둥에게 생떼를 쓰기 시작한다.
![](http://cfile216.uf.daum.net/image/1843F80D49D9CD1152CA79)
"다쳤어! 엄청 다쳤단 말야! 나같이 힘없는 동물을 괴롭히다니. 잉잉, 물어내, 빨리 물어내."
자꾸 자꾸 떼를 쓰는 통에 엉엉 울기까지 하는 기둥.
아이 : 엄마, 쳇은 너무해요. 기둥은 착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데... 기둥보고 막 뭐라하고...
엄마 : 그래, 예쁜 모습이 절대로 절대로 아니다. 그치? 친구라면 이렇게 행동하면 안되는데.
아이 : 엄마, 이 기둥도 나무인형인가봐요. 눈물은 풀인가??? (고개를 갸웃갸웃)
엄마 : 그러게... 투명 본드같은 건가보다. 잘은 모르지만..^^
![](http://cfile235.uf.daum.net/image/2043F80D49D9CD12531AC5)
기둥에게만이 아니라, 쓰레받기에게도, 양동이에게도 생떼를 몇백번이나 쓴 쳇!! 그런 쳇을 보고,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이젠 더 이상 쳇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쥐덫이 쳇에게 말을 건다. 생선살 줄테니 걱정말고 먹으라고 말이다.
쥐덫의 그 말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하지만, 음식을 잘 먹고나서는 거드름을 한껏 피우던 쳇, 다음 날 썩은 생선살이 있자 또다시 쥐덫에게 떼를 쓴다.
"쥐덫아, 너무한 거 아냐? 썩은 생선살이 뭐야, 썩은 생선살이. 나처럼 힘없는 동물을 속이다니. 물어내, 물어내, 빨리 물어내!"
![](http://cfile226.uf.daum.net/image/1143F80D49D9CD1254A136)
![](http://cfile232.uf.daum.net/image/1243F80D49D9CD125587AD)
외톨이 쳇에게 말도 걸어주고, 맛난 음식도 주었건만, 쥐덫에게 돌아온 건 생떼뿐이다. 화가 난 쥐덫은 부르르 떨고, 그러자 그만 쥐덫 문이 닫히고 만다. 쥐덫 안에 갇혀버린 떼쟁이 쳇. 아무리 소리지르고 떼를 써봐도 쥐덫에서 나올 수가 없다. 이제는 물어내 물어내라고 말할 힘조차 없이 아침이 되고, 쥐덫안에 갇혀서 훌쩍 훌쩍 우는 수밖에...
갇혀 버린 떼쟁이 쳇을 보며 우리아이에게 물었다.
엄마 : 쳇은 이제 어떡한다지?
아이 : 구해줘야죠. 줄을 잘라서 구해야 돼요.
엄마 : 왜? 이제껏 떼만 쓰고 친구들에게 못되게 굴었는데...
아이 : 그래도............. 친구니까
그러면서 힘주어 말한다.
"다시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꼭꼭 약속하고 구해주면 돼요." 라고.
날이 훤~히 새는 동안 쥐덫안에서 우리의 떼쟁이 쳇도 자신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