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쟁이 쳇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6
미야자와 겐지 원작, 엄혜숙 글, 가로쿠 공방 그림 / 한솔수북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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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에 등장하는 인형들은 모두 나무로 만든 인형이라고 한다. 아이랑 함께 읽으면서,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은 물론이고, 양동이, 쓰레받기 등등 모두 직접 나무를 깍아 만든 인형들이라고 하니까, 그림을 더 세심하게 살펴본다.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한 느낌이 들어서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한 그림책이다. 

어린 아이들... 한 번 고집부리기 시작하면 말도 안통하고 자기 뜻을 받아줄 때까지 떼쓰곤 하지 않는가! 이 책 속 주인공 쳇, 떼쟁이라고 불릴만한 쥐 쳇은 정말이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하는 떼쟁이 고집불통이다. 하지만 어딘가는 우리 아이들 모습과도 닮은 쳇, 그래서 그럴까? 내 눈에 비치는 쳇은 조금 얄밉기는 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물론,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럽다해도 너무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 자신이 떼를 쓸 때의 미운 모습도 그려보고,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친구들이 느끼는 기분들.. 그리고 지나치면 외톨이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해주어서, 바른 사회성을 길러주는데 좋은 지침이 되는 책이다.  


낡은 집 천장에 사는 쥐 쳇...  어느 날 족제비가 별사탕을 한아름 주워들고 가면서 쳇에게 어디서 주웠는지 알려주며 얼른 가보라고 한다. 쳇이 신이 나서 그 곳으로 달려가보니, 이미 개미 군단이 별사탕을 에워싸고 있다.
엄마 :  나무로 깍아 만든 인형이래. 인형을 만들어서 사진으로 찍은 그림이야.
아이 :  진짜 나무인형이네. 엄마, 바구니는 진짜 바구니 같아요. 별사탕도 진짜 별사탕일까요?
엄마 :  음..... 진짜 별사탕 같은데...^^ 


대장 개미가 한발자국도 들어오지 못하게하자,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다 되돌아오게 된 쳇. 약이 오른 쳇은 족제비에게 쫓아가서는 개미들이 다 가져가 버렸다고 물어내라고 떼를 쓴다. 


"몰라, 몰라. 물어내, 빨리 물어내."
개미들이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다가 되돌아 와놓구선, 친구 족제비에게 괜한 생떼를 쓰는 쳇이다. 좋은 마음을 가진 친구에게 이렇게 못되게 굴다니.... 억지를 부리고 계속해서 물어내라고 생떼를 쓰는 쳇이 꼴보기 싫은 족제비는, 자신이 가지고 왔던 별사탕을 휙~ 내던지며 가져가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걸 냉큼 다 들고가는 떼쟁이 쳇. 
엄마 : 이렇게 못되게 굴면 친구들이 계속 쳇과 놀려고 할까?
아이 : 아니요. 싫어해요. 그리고 엄마, 쳇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요. 
우리아이 말마따나, 이제 쳇과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다. 


다른 친구들이 상대를 해주지 않자, 쳇은 이제 기둥이랑 쓰레받기랑 양동이랑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 떼쓰던 쳇이 기둥이랑 쓰레받기, 양동이에게는 배려 깊이 행동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일까?
어느 날, 쳇에게 추운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따뜻한 이불감을 가져가라고 말해준 기둥, 그런데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옮기려고 욕심부리다가 기둥에서 굴러 떨어진 쳇은, 이번에도 기둥에게 생떼를 쓰기 시작한다. 


"다쳤어! 엄청 다쳤단 말야! 나같이 힘없는 동물을 괴롭히다니. 잉잉, 물어내, 빨리 물어내."
자꾸 자꾸 떼를 쓰는 통에 엉엉 울기까지 하는 기둥. 
아이 : 엄마, 쳇은 너무해요. 기둥은 착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데... 기둥보고 막 뭐라하고...
엄마 : 그래, 예쁜 모습이 절대로 절대로 아니다. 그치? 친구라면 이렇게 행동하면 안되는데.
아이 : 엄마, 이 기둥도 나무인형인가봐요. 눈물은 풀인가??? (고개를 갸웃갸웃)
엄마 : 그러게... 투명 본드같은 건가보다. 잘은 모르지만..^^ 


기둥에게만이 아니라, 쓰레받기에게도, 양동이에게도 생떼를 몇백번이나 쓴 쳇!! 그런 쳇을 보고,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이젠 더 이상 쳇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쥐덫이 쳇에게 말을 건다.  생선살 줄테니 걱정말고 먹으라고 말이다.
쥐덫의 그 말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하지만, 음식을 잘 먹고나서는 거드름을 한껏 피우던 쳇, 다음 날 썩은 생선살이 있자 또다시 쥐덫에게 떼를 쓴다.
"쥐덫아, 너무한 거 아냐? 썩은 생선살이 뭐야, 썩은 생선살이. 나처럼 힘없는 동물을 속이다니. 물어내, 물어내, 빨리 물어내!" 


외톨이 쳇에게 말도 걸어주고, 맛난 음식도 주었건만, 쥐덫에게 돌아온 건 생떼뿐이다. 화가 난 쥐덫은 부르르 떨고, 그러자 그만 쥐덫 문이 닫히고 만다. 쥐덫 안에 갇혀버린 떼쟁이 쳇. 아무리 소리지르고 떼를 써봐도 쥐덫에서 나올 수가 없다. 이제는 물어내 물어내라고 말할 힘조차 없이 아침이 되고, 쥐덫안에 갇혀서 훌쩍 훌쩍 우는 수밖에...  

갇혀 버린 떼쟁이 쳇을 보며 우리아이에게 물었다.
엄마 :  쳇은 이제 어떡한다지?
아이 :  구해줘야죠. 줄을 잘라서 구해야 돼요.
엄마 :  왜? 이제껏 떼만 쓰고 친구들에게 못되게 굴었는데...
아이 :  그래도............. 친구니까
그러면서 힘주어 말한다. 
"다시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꼭꼭 약속하고 구해주면 돼요." 라고.
날이 훤~히 새는 동안 쥐덫안에서 우리의 떼쟁이 쳇도 자신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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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에게 처음어린이 2
이오덕 지음 / 처음주니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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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참새가 울다 간 / 가지 끝에 내릴까? // 소꿉놀이하던 / 사금파리 위에 내릴까? // 멍청히 서 있는 회전그네 / 동그란 머리 위에 / 꽃송이로 피어 볼까? // 어느 귀여운 아기의 / 머리카락을 만져 볼까? / 빨간 뺨에 녹아 볼까? // 까마득한 하늘에서 / 생각하며 생각하며 내려오던 / 눈송이 하나 // 산기슭에 피 흘리고 쫓겨간 / 산노루의 발자국을 덮어 주었네.  <눈 1 / 이오덕>(전문) 

겨울 이미지가 머리 속에 잔뜩 그려지는 동시이다. 추워서 아이들이 나와 놀지 않아 텅빈 놀이터, 돌지 않고 서 있는 회전그네... 빨간 아기 볼에서 녹아보는 건 어떨까... 하늘 높은 곳에서 눈송이가 내려오며 동네 풍경을 이리기웃 저리기웃 살펴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는 추운날 내리는 차가운 눈송이지만 마음만은 얼마나 따뜻한지, 쫓겨가는 산노루의 발자국을 감춰주고자 덮었단다.^^  
이 동시를 읽으면서, 읽는 나까지도 따뜻해지는 느낌!! 이오덕님의 동시에는 이렇게 온통 따뜻함이 물씬 배어난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봄의 느낌을 표현한 멋진 시 <봄아, 오너라>, ...... 아른아른 흐르는 / 여울 물가에서 / 버들피리를 불게 해다오. / 쑥을 캐게 해다오. // 개나리꽃 물고 가는 / 노랑 병아리 / 새로 받은 교과서의 / 아, 그 책 냄새 같은 // 봄아, 오너라. / 봄아, 오너라. 
자연을 바라보며 그 느낌을 적은 동시들 중에서 벌레의 울음 표현이 참 멋드러져서 입 밖으로 몇번이고 따라해보게 했던 동시 <산나리꽃>, ...... 밀보리 배릿한 냄새 바람에 실려 오는 / 밭둑엔 찔레꽃 인동꽃 흐드러지게 피고, / 이초강 이초강 이초강 이초강...... / 온통 귀가 멍하도록 울어 대는 보리매미들 / ......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가을운동회, 그 가을날 하늘하늘 피어나는 코스모스를 보며 아이들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낸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 나보다 훨씬 더 큰 키로 섰다. // 언제나 환한 웃음 / 누나같이 서 있다. // 잠자리를 쳐다보고 / 살풋 날고 싶은 마음 // 비행기 소리에 놀라 / 몸을 움츠린다. // 학교 운동회가 보고 싶어 피는 / 코스모스는 // 숨바꼭질하러 온 아이들이 좋아서 / 어쩔 줄을 모른다. 

평생동안 온 삶을 곧은 교육자로 살아오신 이오덕님의 동시집, 이 책을 통해서 더욱 더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으며, 우리네 산과 들, 풀과 꽃과 나무들, 작은 벌레들까지도 세심히 살피며 소중히 보듬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보니 동시 한 편 한 편 모두 흐믓함으로 미소가 절로 고인다.  그리고 그림동시집에 걸맞게 시화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아이들 모습 그대로~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려진 세밀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진실됨을 삶 속에서 그려보고 싶었던 이오덕님의 동시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좀 더 깊이 아이들의 삶에 파고 들어가는 것만이 시를 가꾸는 길임을 확인합니다. 삶이야말로 동시가 뿌리박을 단 하나 있는 영토가 아닙니까. 어떻게 하면 동시에서 사실성을 담아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되겠습니다. - 생전의 이오덕 선생님이 남긴 말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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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골든벨 9 - 논술편 도전! 골든벨 9
이병무 글, 이석호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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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골든벨 8 -한자편 ll (고사성어)를 읽고 나서, 아이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전 골든벨 시리즈 9편이 나오자 책 표지만 보고도 무지 열광이다. 언제쯤 9편이 나오냐고 만날 묻더니만, 드디어 소원을 푼 셈!! 하하.
이 도전 골든벨 시리즈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만화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 놓은 학습만화시리즈 중 하나이다. 무조건 장난스럽지만도 않고 내용에서도 친구간의 우정과 배려를 배울 수 있어서 훈훈한 마음으로 읽게 되기도 하는데,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대결구도 이지만 정정당당함이야말로 이기고 지는 것과는 별개로, 떳떳한 바른 마음을 가졌기에 박수를 받을만하다는 것을 알려 주기도 한다. 

이번 9편에서는 논술을 다루고 있다. 우선 논술편이라 더 반갑다. 아직 초등 1학년인 아이에게 논술을 이야기 하는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앞서 출시된 이 시리즈 책들을 보면 재미와 함께 충분히 관련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이끌어주는지라 논술편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가 컸다. 초등아이들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논술의 핵심 중요 문제들을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학습해 갈 수 있다면 참 좋지 않겠는가!  

이 책은 승부를 가르는 대결이기에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손에 땀을 쥐게도 하는지라 눈을 떼지 못하고 읽게 되는 책이다. 중간중간 유머 또한 많아서 읽는 재미를 더하는 이 책은, 7장으로 나누어 3장, 4장, 5장, 6장, 7장 뒤에는 앞서 그 장에서 다룬 문제들을 꼼꼼하게 짚어주는,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교과서 포인트가 나온다. 그 포인트에서는, 글쓰기의 실제, 비유법을 사용하여 글쓰기, 정보 전달의 글쓰기, 주장하는 글쓰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각각 퀴즈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포인트의 글을 잘 읽고서 직접 아이가 문제를 풀다보면 확실하게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특한 문제들이 나와있다.  문제 또한 난이도별로 되어 있어 단계별 학습을 도운다.
이 시리즈책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또하나는, 바로 부록페이지. 이번 논술편에서는 '생활 속의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일기와 관찰기록문에 대해서 아주 꼼꼼하게 다루었는데, 일기, 그리고 관찰기록문이란 무엇인지, 쓸 때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쓰면 좋은 점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기에 꼭 놓치지 말고 읽어야할 페이지이다. 

코믹한 캐릭터 나야나... 하지만 마음은 그야말로 따뜻하고 또 정의로운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바른 경쟁 구도를 가지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데, 유머 가득한 내용을 따라 깔깔대며 읽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논술의 핵심이 머리 속에 담겨질 듯하다. 이번 논술편에서는 골든벨을 울리기 위한 아이들의 대결 모습도 물론 재밌지만, 대결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웃음을 자극했던건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대결(?)이였다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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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는 속상해 - 제8회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 3-2(가)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9
한상순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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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야~! 너무 속상해 하지마. 나는 그런 적 없으니까. 담에 학원 가서 형들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뻥튀기 속상하니까 하지 말라고 할께." 
이 동시집의 표제시이기도 한 <뻥튀기는 속상해>를 읽고는 우리아이가 한 말이다. 우리아이는 동시를 읽고는 가끔 이렇게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들을 혼잣말 하듯 말하기도 하는데, 도대체 뻥튀기는 왜 속상한 걸까?~^^ 
사실 난,/고소하고 달콤한//입 안에서 살살 녹는/뻥튀기인데요//딱딱한 곡식 낱알로 있다가/깜깜한 기계 안에서//뜨거운 거 꾸욱 견뎌 내고/뻥이요! 하고 태어났는데요//왜 내 이름을 갖다/아무 데나 쓰는 거죠?//-선생님, 그거 뻥 아니죠?/-민수 걔 뻥쟁이야/-너, 그 말 뻥이지?/-야! 뻥치지마//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뻥튀기는 속상해>(전문)
우리아이가 왜 이 동시를 읽고 나서 혼잣말처럼 그리 말했는 줄 알겠다.^^
 

가끔 베드타임북으로 아이 잠들기 전 동시집을 침대 머리 맡에 두고서 서너 편씩 읽어주기도 하고, 좀 더 많이 읽어주기도 하는데... 우리아이는 그렇게 듣는 동시 맛도 참 좋은 모양이다. 이 동시집을 다 읽어 주었더니 또다른 동시집을 꺼내서 또 읽어 달랜다.  혼자서 꺼내서 볼 때는 자기가 좋아하는 동시를 목차에서 찾아서 읽기도 하고, 아주 아주 재밌다고 생각되는 동시는 언제 외웠나싶게 외워서 가끔 내게 들려주기도 하는데, 우리아이가 동시를 좋아하게 된 것 또한 자주 접해주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실린 동시들 중에서 아이가 한번만 듣고도 좋아라~한 동시들이 많았는데, 그 중 너무도 공감되는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듣던 <이 청개구리 시계야>, 읽고 또 읽어 달라면서 재밌어 했던 <좀좀좀좀>, 까르르 웃던 <4월에 내리는 눈> 등등 참말이지 아이 마음을 고스란히 들여다 본 듯 느껴지는 동시들이나, 재미있는 동시들이 참 많다.
자연과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표현해낸 톡톡 튀는 기발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동시들 뿐만아니라 이 동시집에는 가족에 관한 참 따뜻한 동시들도 많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아이의 순수하면서도 따뜻한 가족 사랑에 가슴이 훈훈해지기도 하고, 어떤 시에서는 마음이 콕, 찔리기도 한다. 어른이 쓴 동시인데도 읽으면서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동시집. 현재 수간호사로 일하며 동시를 쓰고 계신다는 한상순님의 소개글을 읽고 나서일까~ 다시 한번 읽어 본 이 동시집 동시들 중에서 눈에 쏙 들어 온 동시 한 편......  
가족 사랑에 미소가 지어진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간호사 엄마//일 주일에 한 번/일요일에//늦잠 한 번/푸욱 주무시라고//우리 식구 모두가/엄마 위해/할 수 있는 일//아침 겸 점심  <아침 겸 점심 먹기>(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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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깨비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5
이연실 지음, 김향수 사진 / 한솔수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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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조차 드나들기도 어려운 아주 깊숙하고 어두운 구석... 먼지만 그득한 그 곳에 슬쩍 손전등을 비추었더니... 켜켜히 쌓인 먼지 위에 또렷이 발자국을 남겨 놓은 건 누굴까? ^^.  위 사진은 <먼지깨비>그림책 면지의 일부분이다. 그림책을 보면 원래 면지부터 꼼꼼히 챙겨보는편인데, 이 책의 면지를 보면서 어, 이거 진짜 먼지구덩이(?)에서 찍은거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울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저 발자국은 누구의 것일까? 바로 대답한다. 먼지깨비라고~^^. 

<먼지깨비>...재미난 이야기의 발상이 흥미롭고 직접 만든 소품들과 세트들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참으로 멋진 그림책이다. 포커스를 맞추어 또렷한 이미지와 흐릿한 뒷배경들, 빛과 그림자의 절묘한 효과들,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봐도 감탄스러운 소품과 세트, 움직임이 느껴지는 분할 컷 등등, 톡톡 튀는 기발한 발상과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요 얼마전에 아이가 블록을 가지고 놀더니, 블록 한 개가 침대 옆(침대를 벽과 붙여 놓았는데 자그마한 빈틈이 있었다.)틈새로 들어가버렸다고 하도 속상해하길래 침대를 들어내고 찾아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틈새 사이로 떨어져서 바닥에 구르고 있던 것이 찾는 블록 말고도 동전, 딱지, 클립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 걸 옆에서 지켜보던 우리아이는, 자기가 찾다가 찾다가~~ 없어졌다고 생각한 딱지 몇 장이 여기 있었다며 좋아라 했더랬다. 동전은 꺼내 저금통에 넣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건을 찾게 되었을 때, 아이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좋아라~하는 모습!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러게 찾아서 다행이다.라고 해주곤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따라 기분이 좋았더랬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먼지깨비 마음도 그랬을것 같다. 잃어버린 물건를 찾아주고는 그 아이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톡톡
콩콩 콩
데굴데굴 데구르르
......톡!
"오늘따라 많이도 떨어지네." 

여기는 어딜까? 페이지를 펼치면 생소한 모습이 그려진다. 처음엔 이 곳이 어딜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구슬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버섯같이 생긴 것도 보이는 이 곳은 언덕 같기도 하고 산 같기도 하다. 하늘에서 왜 구슬이 떨어지지? 저렇게 말하는 아이는 누굴까?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잔뜩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키워낸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열면 이 곳이 어딘지 알게 된다. 먼지 이슬로 얼굴 씻고 먼지 밥 한 술 먹고 먼지 동산 한 바퀴 둘러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먼지깨비가 사는 곳! 바로 먼지 마을이다. 
온통 뿌옇게 느껴지는... 정말 먼지가 자욱해 보인다. 먼지깨비 하루 일상을 표현한 글 또한 어쩜 저리 예쁠까~^^ 


그 때 먼지산에서 아주 큰 소리가 나고, 무슨 일이 벌어졌나 싶어 궁금한 먼지깨비... 먼지산을 올라간다.
깜짝 놀라는 모습... 먼지깨비의 표정이 살아있다보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먼지산을 향해 가는 먼지깨비... 배경들이 달라진다. 먼지 꽃밭, 먼지 늪, 잡동사니 언덕~^^
꽃처럼 보이는 곰팡이들, 정말 늪처럼 느껴져 스산하기까지한 늪 길, 잡동사니 언덕의 흐릿한 먼지 구름들까지 참말 보는 맛 일품이다. 먼지산 꼭대기에 올라간 먼지깨비는 어떤 상자를 발견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상자, 도대체 하늘엔 누가 사는 걸까? 궁금해진 먼지깨비... 이번엔 하늘 꼭대기에 올라가보리라 마음 먹는다. 뭉게 뭉게 떠다니는 먼지 구름을 하나씩 밟고서 하늘로 올라간 먼지깨비는 꼭대기에 다다른 뒤에 펼쳐진 그 곳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먼지깨비에게는 매우 생소한 곳! 하지만 우리아이 눈에는 익숙한 곳이다^^. 우리아이에게 먼지깨비가 사는 먼지마을이 생소한 곳이라면 먼지깨비가 하늘꼭대기라고 찾아온 이곳은 우리아이에게 익숙한 아이의 방이다. 책장에 책이 꽂혀있고, 장난감이 있고, 책상이 있는 곳... 자신의 방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곳이니 말이다. 


먼지깨비는 그 곳에 사는 아이가 보물상자를 잃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먼지산 꼭대기에서 본 그 상자가 아이가 애타게 찾는 그 상자라는 것을 알고는 얼른 되돌아가서 그 상자를 가져다 놓아둔다. 


4분할 컷으로 다루었는데 한 그림처럼 이어진듯도 보인다. 하지만 먼지깨비가 4컷에 모두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면서, 이런 저런 물건을 아이에게 찾아다주느라 분주한 모습으로 담아 놓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먼지깨비가 하나씩 찾아다 줄 적마다 아이도 신이 났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보이니 말이다. 먼지깨비는 이제 위에서 떨어진 물건들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모아두는 센스까지 발휘한다.하하. 그리곤 조금씩 조금씩 갖다주는 재미에 쏙~ 빠져 산다.
분할 구성이 독특하고 아이의 손만, 얼굴만 슬쩍 나오는 그림들도 참 재밌다. 하마터면 들킬뻔 했던 마지막 컷 장면에서 ’이크’... 우리아이도 움찔~^^. 

전체적으로 먼지 마을은 블루톤으로 아이의 방은 오렌지톤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우리아이가 꼽는 이 책의 재미는 매 페이지마다 어떤 물건이 떨어져 있나 찾아보는 거라 한다.  먼지마을에 떨어져 있는 것들, 아이 방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 그런 작은 소품들 찾는 재미까지 있어서 이 책은 더욱 눈을 떼기 어렵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는 재미가 쏙쏙~! 
또 한가지는 먼지깨비 눈 코 입도 살펴보고 무엇으로 만들었나 어떤 재료를 사용했나... 알아보는 것도 재밌다. 폐품을 이용한 물건 만들기가 아이들 창의력 발달에 큰 도움을 주는 것처럼 만들어져 있는 인형이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헤쳐 생각해 보는 것 또한 참 유익하지 싶다.
그리고... 먼지깨비라는 기발한 생각을 따라 우리아이들 마음에 뭉게 뭉게 피어나는 상상력! 

오늘도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구요?
당연하지요.
방금 먼지깨비가 놓고 갔거든요. 

먼지깨비를 못 보았다구요?
잃어버린 물건이 엉뚱한 곳에 놓여있다면
그 어딘가에 먼지깨비가 숨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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