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깨비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5
이연실 지음, 김향수 사진 / 한솔수북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빛조차 드나들기도 어려운 아주 깊숙하고 어두운 구석... 먼지만 그득한 그 곳에 슬쩍 손전등을 비추었더니... 켜켜히 쌓인 먼지 위에 또렷이 발자국을 남겨 놓은 건 누굴까? ^^.  위 사진은 <먼지깨비>그림책 면지의 일부분이다. 그림책을 보면 원래 면지부터 꼼꼼히 챙겨보는편인데, 이 책의 면지를 보면서 어, 이거 진짜 먼지구덩이(?)에서 찍은거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울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저 발자국은 누구의 것일까? 바로 대답한다. 먼지깨비라고~^^. 

<먼지깨비>...재미난 이야기의 발상이 흥미롭고 직접 만든 소품들과 세트들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참으로 멋진 그림책이다. 포커스를 맞추어 또렷한 이미지와 흐릿한 뒷배경들, 빛과 그림자의 절묘한 효과들,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봐도 감탄스러운 소품과 세트, 움직임이 느껴지는 분할 컷 등등, 톡톡 튀는 기발한 발상과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요 얼마전에 아이가 블록을 가지고 놀더니, 블록 한 개가 침대 옆(침대를 벽과 붙여 놓았는데 자그마한 빈틈이 있었다.)틈새로 들어가버렸다고 하도 속상해하길래 침대를 들어내고 찾아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틈새 사이로 떨어져서 바닥에 구르고 있던 것이 찾는 블록 말고도 동전, 딱지, 클립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 걸 옆에서 지켜보던 우리아이는, 자기가 찾다가 찾다가~~ 없어졌다고 생각한 딱지 몇 장이 여기 있었다며 좋아라 했더랬다. 동전은 꺼내 저금통에 넣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건을 찾게 되었을 때, 아이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좋아라~하는 모습!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러게 찾아서 다행이다.라고 해주곤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따라 기분이 좋았더랬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먼지깨비 마음도 그랬을것 같다. 잃어버린 물건를 찾아주고는 그 아이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톡톡
콩콩 콩
데굴데굴 데구르르
......톡!
"오늘따라 많이도 떨어지네." 

여기는 어딜까? 페이지를 펼치면 생소한 모습이 그려진다. 처음엔 이 곳이 어딜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구슬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버섯같이 생긴 것도 보이는 이 곳은 언덕 같기도 하고 산 같기도 하다. 하늘에서 왜 구슬이 떨어지지? 저렇게 말하는 아이는 누굴까?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잔뜩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키워낸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열면 이 곳이 어딘지 알게 된다. 먼지 이슬로 얼굴 씻고 먼지 밥 한 술 먹고 먼지 동산 한 바퀴 둘러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먼지깨비가 사는 곳! 바로 먼지 마을이다. 
온통 뿌옇게 느껴지는... 정말 먼지가 자욱해 보인다. 먼지깨비 하루 일상을 표현한 글 또한 어쩜 저리 예쁠까~^^ 


그 때 먼지산에서 아주 큰 소리가 나고, 무슨 일이 벌어졌나 싶어 궁금한 먼지깨비... 먼지산을 올라간다.
깜짝 놀라는 모습... 먼지깨비의 표정이 살아있다보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먼지산을 향해 가는 먼지깨비... 배경들이 달라진다. 먼지 꽃밭, 먼지 늪, 잡동사니 언덕~^^
꽃처럼 보이는 곰팡이들, 정말 늪처럼 느껴져 스산하기까지한 늪 길, 잡동사니 언덕의 흐릿한 먼지 구름들까지 참말 보는 맛 일품이다. 먼지산 꼭대기에 올라간 먼지깨비는 어떤 상자를 발견한다. 하늘에서 떨어진 상자, 도대체 하늘엔 누가 사는 걸까? 궁금해진 먼지깨비... 이번엔 하늘 꼭대기에 올라가보리라 마음 먹는다. 뭉게 뭉게 떠다니는 먼지 구름을 하나씩 밟고서 하늘로 올라간 먼지깨비는 꼭대기에 다다른 뒤에 펼쳐진 그 곳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먼지깨비에게는 매우 생소한 곳! 하지만 우리아이 눈에는 익숙한 곳이다^^. 우리아이에게 먼지깨비가 사는 먼지마을이 생소한 곳이라면 먼지깨비가 하늘꼭대기라고 찾아온 이곳은 우리아이에게 익숙한 아이의 방이다. 책장에 책이 꽂혀있고, 장난감이 있고, 책상이 있는 곳... 자신의 방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곳이니 말이다. 


먼지깨비는 그 곳에 사는 아이가 보물상자를 잃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먼지산 꼭대기에서 본 그 상자가 아이가 애타게 찾는 그 상자라는 것을 알고는 얼른 되돌아가서 그 상자를 가져다 놓아둔다. 


4분할 컷으로 다루었는데 한 그림처럼 이어진듯도 보인다. 하지만 먼지깨비가 4컷에 모두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면서, 이런 저런 물건을 아이에게 찾아다주느라 분주한 모습으로 담아 놓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먼지깨비가 하나씩 찾아다 줄 적마다 아이도 신이 났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보이니 말이다. 먼지깨비는 이제 위에서 떨어진 물건들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모아두는 센스까지 발휘한다.하하. 그리곤 조금씩 조금씩 갖다주는 재미에 쏙~ 빠져 산다.
분할 구성이 독특하고 아이의 손만, 얼굴만 슬쩍 나오는 그림들도 참 재밌다. 하마터면 들킬뻔 했던 마지막 컷 장면에서 ’이크’... 우리아이도 움찔~^^. 

전체적으로 먼지 마을은 블루톤으로 아이의 방은 오렌지톤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우리아이가 꼽는 이 책의 재미는 매 페이지마다 어떤 물건이 떨어져 있나 찾아보는 거라 한다.  먼지마을에 떨어져 있는 것들, 아이 방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 그런 작은 소품들 찾는 재미까지 있어서 이 책은 더욱 눈을 떼기 어렵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는 재미가 쏙쏙~! 
또 한가지는 먼지깨비 눈 코 입도 살펴보고 무엇으로 만들었나 어떤 재료를 사용했나... 알아보는 것도 재밌다. 폐품을 이용한 물건 만들기가 아이들 창의력 발달에 큰 도움을 주는 것처럼 만들어져 있는 인형이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헤쳐 생각해 보는 것 또한 참 유익하지 싶다.
그리고... 먼지깨비라는 기발한 생각을 따라 우리아이들 마음에 뭉게 뭉게 피어나는 상상력! 

오늘도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구요?
당연하지요.
방금 먼지깨비가 놓고 갔거든요. 

먼지깨비를 못 보았다구요?
잃어버린 물건이 엉뚱한 곳에 놓여있다면
그 어딘가에 먼지깨비가 숨어 있을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