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터미네이터의 내용이다. 거기에 스카이 넷 같은 코코로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인간말살 프로젝트에 대항하는 인간과 기계와는 또 다른 휴머노이드 또는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다.

이 영화에는 몇 종류의 결이 다른 기계가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래에서 과거로 온, 목적이 하나인 터미네이트.

그리고 스카이넷이 인류말살 할 것을 알고 스카이넷이 대항하려고 만든 엄청난 프로그램인 코코로. 그러나 코코로는 스카이넷도 인간도, 둘 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코코로가 그간의 인간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서 보니 인간이라는 종족은 전쟁을 하려고 하고 전쟁을 위해 사는 존재라고 깨닫는다.

코코로를 창조한 맬컴 박사는 정확하게 자신과 자신의 세 명의 아이들을 지구멸망 스카이넷 프로젝트에서 지키려는 게 목적인데 코코로가 맬컴의 말을 듣지 않고 코코로만의 기계부대를 만든다.

90년대 갇혀 있던 이노라는(영화 아이로봇에서 헌 안드로이드 같은) 로봇들을 전부 깨워서 인간들을 관리한다. 대항하는 인간은 가차 없이 총으로 죽여 버린다. 그래서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는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코코로가 만든 이노들을 피해 가야 한다.

그리고 터미네이터와 함께 미래에서 온 에이코라는 인간 전사가 있다. 목적은 터미네이터와 같다. 맬컴 박사를 만나는 것. 단지 터미네이터는 맬컴 박사가 만든 코코로를 터미네이터화 시키려 하고, 에이코는 코코로를 파괴하려 한다. 자신이 온 미래를 위해.

그리고 또 한 명의 안드로이드 미사키. 미사키는 맬컴 박사의 아이들의 가사도우민데 나중에 터미네이터에게 아이들이 잡혀 위험에 처했을 때 대들다가 팔이 뜯기 면서 그제야 자신이 로봇이라는 걸 알게 되는 주인공이다.

눈물도 흘리고 피도 흘리고 감정도 있고 사랑도 알고 그간 자신은 인간으로만 알고 있다가 뒤로 갈수록 자신이 로봇이라는 걸 받아들인다. 그리고 목적은 아이들을 지키는 것. 맬컴 박사가 그렇게 만들어 놓은 안드로이드다. 그러나 아이들이 죽음 직전에 놓였을 때에는 그간 없었던 전투 기능이 나오며 상대방들을 제압한다.

또 기계만 보면 질색팔색하며 파과하려 다는 인간들이 있고, 기계라도 친구처럼 지내려는 인간들이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세계관에서는 그저 선과 악의 2중 대결구조가 아니라 여러 대결 구조가 복잡하게 얽힌다. 그리고 맬컴과 프로그램인 코코로의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인간과 인간, 미래와 과거, 논리와 오류 그 사이를 오고 가는 철학적인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

미래에서 과거로 오는 순간 시간이 일직선이 아니라 구부러져 더 이상 지금 세계의 과거로 가는 것이 아니고, 과거를 바꿨다면 미래, 즉 현재의 세계가 바뀌는 게 아니라 바뀐 그 과거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터미네이터에게 멸망한 미래에서 바로 잡으려고 과거로 오지만 과거로 오는 순간 시간의 모순이 일어나고 만다는 것. 뭐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그래.

터미네이터 영화는 그 이후 나오는 영화나 시리즈 모두가 이 비슷한 철학적인 논리에 대해서 많이 얘기를 한다. 이번 에이리언에서도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차이점을 말하는데 이는 이제 앞으로 현실적으로 실제로 닥친 문제이기도 하다.

수치와 통계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인공지능과 감정과 경험 그리고 가능성을 믿고 판단을 내리는 인간과 어디에 손을 더 들어줘야, 둘 중에 어디를 더 선택해야 하고, 공생과 배제 같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인류멸망 전에 곧 다가올 추석에 응급실 멸망이 더 걱정이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으니 정말 엉망진창이 눈에 보인다는 게 이게 영화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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