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소울메이트’의 일본 원제는 ‘꿈에서 만납시다’야. 말 그대로 꿈에 나타나는 기묘하고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래서 더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적어 놓은 글이야.

하루키 본인도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어. [단편집도 아니고, 에세이집도 아니다. 그렇다고 잡다한 원고의 모음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이상한 책]이라고 했어. 말 그대로 아주 이상한 책이야.

이 비슷한 책이 하루키의 ‘밤의 거미원숭이‘인데 초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잖아. 마찬가지로 초현실적인 이야기가 가득한 꿈 같은 책으로 그 책에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삽화가 있어. 다음에 리뷰를 하도록 하고. 이 ‘소울메이트’의 출판사는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듯해.

이 책에는 스티븐 킹의 단편이나 트루먼 카포티의 초기작 같은 느낌이 들어. 코카콜라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잠에서 깨어나니 현관매트가 되어 있기도 하고. 현관 매트로 변한 주인공은 찾아오는 예술적 동료와 여자친구가 성가시게 하지 않아서 이대로도 괜찮군, 하는 내용이 잔뜩 있거든. 그러니까 스티븐 킹의 단편에서 기괴하고 요물 같은 일들이 이 소울메이트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거지.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페이지 표시가 없다는 거야. 그래서 차례차례 읽기보다 탁 펼쳐서 그냥 눈에 들어오는 대로 읽는 것이 편해. 게다가 하루키 말고 더 골 때리는 카피라이터 이토이 시게사토의 글도 반 정도 있어서 누가 쓴 글인지 맞추는 것도 재미있어. 이토이 시게사토는 분명 골 때리는 카피라이터인데 목소리 한편, 단역 한편으로 출연한 것으로 자기소개에 영화배우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있는 괴짜.

이 책은 어떤 면으로 문제가 많은 책일지도 몰라. 하루키가 습작 시절 없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바로 신인상을 타고 출판사의 편집자 옆에 불려가서 들었던 말이 ‘이 소설은 문제가 많아요, 하지만 뭐 한 번 해보세요’라는 말을 들었잖아. 하루키는 자기 자신이 문제가 많은 인간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고, 문제가 많은 인간이 문제가 많은 소설을 쓰는 게 이상한가?라고 생각을 했지.

생각해보면 작금의 시대에 문제가 없는 인간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문제가 없는 곳이 없어. 그게 참 문제야. 세상의 모든 곳이 문제가 많아. 그래서 문제가 많은 ‘소울메이트’를 읽고 있으면 거짓말 없이 세상일은 잊게 될지도 몰라. 왜냐하면 꿈이 바로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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