멎었던 비가 또 내리네. 이렇게 힘을 잃고 이슬비가 내리는 여름이면 그 드라마가 생각나. 커피프린스 1호점. 그리고 한유주와 최한성이 언제나 떠올라.
원한다고 다 가질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가질 수 없다고 원하지 않는 것도 죄악이야.
한유주는 속에 있는 찌꺼기까지 다 뱉어내버려. 자존심이고 뭐고 해야 하니까 말을 해버려. 사랑한다면 그래야 하니까. 그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 넘겨짚고 재보고 맞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유주는 말하는 거 같아.
사랑은 유치해. 진부하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아이보다 어른이 더 유치하고, 못 배운 사람보다 배운 놈들이 더 유치하지.
유치한 어른이 하는 사랑은 당연하지만 유치해. 불량이고 나쁘고 더 괴롭고 죽을 것 같지. 그래서 사랑을 하게 되면 더 행복하고 더 미칠 것 같을 뿐이야, 덜 행복하고 덜 미칠 것 같지는 않아. 왜냐하면 사랑은 그런 거니까.
나쁘고 아프고 죽을 것처럼 행복한데 미칠 것처럼 불안해야 사랑이라고.
밥은 먹는다고 하고, 잠은 잔다고 하고, 방귀는 뀐다고 하는데 왜 사랑은 한다고 할까.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사랑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사랑했었다니까. 사랑은 늘 현재형이니까 말이야.
최한성이 만든 곡을 전화기로 한유주에게 불러줬을 때 한유주의 마지막 대사가 생각나. 나 지금 슬퍼지려고 해, 나중에 이 노래 들으면서 아파질까 봐.
한 여름의 바삭한 햇살 같은 한유주와 최한성. 자칫 잘못 건드리면 바스러질 것 같은 두 사람이 생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