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와 미드를 보면 우리와 달리 생수를 마시는 장면이 거의 없다. 아니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다. 주로 수돗물을 받아서 마시거나 마초들을 수도꼭지에 주둥이를 대고 마신다. 우리가 그렇게 하면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 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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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가 없지는 않을 텐데 어째서 영화에서는 죄다 수돗물을 마시는 장면만 나올까. 우리도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하지만 그 누구도 수돗물을 마시지는 않는다. 균처리가 되어서 수돗물 자체는 마셔도 되지만 수돗물이 지나가는 관이 더러워서 수돗물을 못 마시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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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수돗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않지만 얼음은 수돗물로 얼리고, 라면도 수돗물로 끓여 먹는다. 그런데 어느 시점으로 누군가에게 라면을 꿇여 줄 때, 얼음을 커피에 넣어 줄 때 수돗물인데 괜찮으냐고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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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있던 수많은 당연한 것들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당연한 것들이 무너져 당연하지 않은 것들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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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사 먹는다고 했을 때 처음 반응은 왜? 였다. 물을 사 먹는다니. 돈을 주고 물을 사 먹는단 말이야? 이게 말이 돼? 했었다. 집에서는 보리차를 마시고 밖에서는 물 한 잔만 줍쇼 해서 얻어 마셨다. 그랬는데 지금은 집집마다 있던 보리차가 싹 사라지고 생수가 냉장고를 점령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생수를 마시는데 우리나라 생수 공장은 끊임없이 땅에서 나오는 물로 생수를 만들고 있다. 끊어지지 않는 게 이상하고도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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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가격이 비싼 외국산 생수만 마신다. 뭐 이런저런 이유에서다. 눈여에서도 김지원 동생이 외국 생수만 마신다며 그걸 달라는 장면이 있었다. 아무튼 한국에서 나오는 생수보다 이런저런 이유로 낫다는 말이다. 근데 수입되는 생수는 엄청난 배에 실려 적도를 건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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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를 건널 때 엄청난 열기를 견뎌야 한다. 거짓말 좀 보태서 부글부글 끓을 정도로 뜨거워진다. 그때 실려있는 생수는 과연 최초에 담긴 그 상태일까.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생수보다 비싸고 더 나은 외국생수는 그 열기를 뚫고 바다를 건너오는 동안 이런저런 이유에 해당되는 성분이나 뭐 이런 것들이 균열 나지 않을까. 맛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비싸게 돈을 주고 사 마실 정도로 이런저런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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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물로 되어 있어서 물을 마시지 않으면 우리는 죽는다. 바다는 달의 영향을 받는다. 바다는 물로 되어 있다. 그럼 우리도 달의 영향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왜 물로 이루어진 인간은 달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달과 지구가 가까워지면 인간의 몸을 이루고 있는 물의 변화로 인해 우리도 달의 영향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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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보리차가 마시고 싶다. 보리차는 김치처럼 집집마다 맛이 다 달랐다. 김치는 저 집 김치가 우리 집 김치보다 맛있기도 했는데 보리차는 우리 집 보리차가 최고였다. 여름에 땀 흘리고 시원한 보라차 한 잔이 주는 갈증해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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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라차는 없고 오늘도 생수를 마신다. 적도를 건너온 성분이 변해버렸을지도 모르는 비싼 수입산 생수를 마시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생수를 마시고 있다. 생수의 맛은 생수다울 때 가장 맛있다. 항상 시원하게 마시지는 않는다. 미지근한 생수가 나에게는 더 맛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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