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하고픈데 친구의 마음이 내 마음과 다르면 이상하지만 질투와 미움, 원망이 먼저 든다. 그러다 보면 미묘한 감정이 서로 어긋나서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고 서로 자기 힘든 것을 알아달라고 다투다 격하게 된다.

왜 다른 사람하고 있을 때는 신나고 즐거우면서 어째서 나와 있을 땐 늘 힘들어 보이는지. 그런 모습조차 너무 싫어. 그게 네가 너무 좋아서 너무 싫은 거야. 조금만 좋아하면 되는데 너무 좋아하니까 다른 아이와 있을 때 더 즐거우면 나는 짜증이 난단 말이야.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너를 향해 있는데 너는 왜 다른 사람과 있을 때 그렇게 행복해 보이냐고.

세미에게 하연은 친구 그 이상의 관계이자 설명이 불가능한 관계다. 아니 서로에게 그랬다. 여고생들은 친구가 세상에서 나보다 더 지켜주고픈 존재니까. 그런 친구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고 돌아오지 못했다. 나의 모든 날들이 오늘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었다.

뿌연 봄날의 솜사탕 같은 햇살은 눈으로는 잘 보이는데 만지려고 하면 만질 수 없는 것처럼 친구는 그런 햇살이 되었다. 너무 부드러워 닿으면 부서지는.

한 발 떨어져 생각하면 너무 아무 일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그 티끌 같은 일에 안간힘을 쓰고 덤비고 달려들고 울고불고했을까. 꿈까지 같이 꿀 수 있는 나의 사랑 나의 친구. 어쩌다가 그런 친구에게 나만 알아달라고 그랬던 걸까.

누군가는 마치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그 누군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도 흉터로 남아 있는 거지.

우리가 같이 놀던 너의 방, 우리 아지트 카페, 동네 놀이터 이 모든 게 그대로인데 네가 없으니 그저 부드러운 카스텔라 같아서 건드리면 그대로 부드럽게 녹아 없어질 것 같아.

하나와 엘리스가 떠오르는 영상미, 사실은 은유와 메타포로 곳곳에 숨겨 놨고, 연기도 잘 하지만 감독으로도 손색이 없는 조현철 감독의 작품으로 [다음 소희]의 김시은과 박혜수는 정말 여고생 같다. 찐따로 카메오 출연한 박정민은 정말 찐따 같았던, 보고 나면 눈앞이 영화 영상 같아 보이는 영화 ‘너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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