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불안하고 타인이라는 시선에 갇혀 지내는 진샤는 보안검색대에서 일을 한다. 그때 초록초록 머리를 한 여자애가 나타나서 진샤와는 다른 자유함을 드러내며 진샤의 심기를 건드린다.

진샤는 3500만원을 마련해서 영주권을 얻으려 하지만 너무나 큰 벽이고 초록초록 머리는 오늘 죽어도 좋아 라는 식의 사고방식이다. 검색대에서 신발 때문에 경보음이 울리자 협조해 달라고 진샤는 말하지만 초록초록 머리는 실실 웃으며 신발을 벗고 맨발로 검색대를 빠져나간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몸에 초록의 색이 칠해져 있다. 진샤는 남편에게 맞아서 생긴 멍의 색이고, 초록초록 머리는 초록의 문신을 가슴 언저리에 했다. 둘은 약을 판매하는 구매자를 만나러 가는데 같이 가게 되고 거기서 나오는 돈을 진샤는 얻기로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이 지내게 된다. 샤워를 하고 돌아서서 머리를 닦는 진샤의 몸에 든 멍을 보는 초록초록 머리는 그 멍을 만져준다. 대부분의 어른은 어른이 된 이후 누군가를 보살피지만 어른도 보살핌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잘 살린 장면이라 생각이 든다.

두 여인은 결국 거대한 남성들의 세계에 억압받고 있었다. 진샤와 초록머리는 이 설명 할 수 없는 녹야에 젖어 드는데. 과연 이 두 여인이 한 몸이 되어 이 크고 어두운 세계에 어떻게 저항을 할까.

독립영화에 출연을 많이 한 이주영은 원래 이 영화에 출연을 망설였지만 판빙빙이 편지를 써가면서까지 이주영을 섭외했다는 일화가 유명했다.

마블리의 주먼 펀치와 미드의 물량 공습 속에서 섬세한 실 같은 결의 흔들림이 있는 이야기를 보고 싶으면 봐도 좋을 것 같다. 판빙빙의 연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 ‘녹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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