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헤비한 메탈이 좋아 –사두


헤비메탈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유일한 음악이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그래서 기타 연주, 전기기타 연주가 초반에 등장하면 알 수 없는 마력에 한 없이 빨려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어쩐지 록 음악, 특히 헤비메탈은 변두리 음악으로 되어 버린 것 같지만 내가 학창 시절에는 이런 강력한 음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중학생의 아장아장한 모습일지라도 공연장으로 뛰어가서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려 신나게 흔들었다.


그러나 그때에도 헤비헤비한 메탈음악을 틀어 놓고 듣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속 시끄럽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집에서는 도저히 크게 틀어 놓고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헤드셋을 끼고 들어야 했다. 메탈 음악을 조용하게 들을 수는 없다. 될 수 있으면 크게 틀어 놓고 들어야 제맛이다. 요컨대 윤도현 밴드의 노래를 라디오로 자주 듣는데, 라디오로 듣는 음악은 뭐랄까 라디오의 볼륨에 맞춰진 상태에서 메탈이던, 발라드던, 댄스곡이던, 트롯이 나오니까 엇 비슷하게 들린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볼륨을 높이겠지. 그러나 윤도현의 목소리를 실제로 공연장이나 옆에서 듣는다면 “나 돌 아 갈 래~~~!!”라고 노래를 부르면 그야말로 악마의 블랙홀이다. 클럽에서 윤도현이 나 돌아갈래라고 노래를 불렀다 치면 이 목소리에 모든 것이 전부 빨려 들어간다. 주방에서 채소를 썰던 조리사도, 관객도, 지나가는 행인도 전부 그 목소리에 빨려 들어갈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게 들린다. 하지만 라디오로 듣는다면 그저 라디오의 볼륨에 맞게 들릴 뿐이다.


학창 시절에는 이런 충족감을 느끼려면 어떻던 음악감상실로 가야 했다. 거기서는 나 같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음악을 있는 대로 크게 들을 수 있었다. 가끔 주말에는 학교 밴드들이 와서 공연도 했다. 거기 가면 메탈리카, 너바나, 머틀리크루의 강력한 음악을 강렬하게 들을 수 있었다. 음악이 몸으로 들어와서 공중부유를 시켰다. 그래서 음악 감상실을 집처럼 자주 갔었다. 공부는 거의 포기였다.


우리는 학창 시절에도 바쏘리와 오비츄어리에도 약간은 심취해 있었다. 강력하고 강력한 메탈 음악, 데스메탈, 블랙메탈, 돔메탈이라고 불리는, 씹어먹어 버릴 듯한 사운드의 음악을 신청을 하곤 했다. 그러던 중 한 디제이가 우리나라의 데스메탈 그룹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데스메탈밴드가 있다니. 두둥. 가히 독보적이었다. 데스메탈에서 가사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사는 잘 들리지도 않는다.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저 광기에 사로잡힐 듯한 연주에 몸을 맡기면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메탈이 데스메탈, 블랙메탈이지 않을까. 그런 데스메탈그룹이 90년대에 한국에도 있었다.


데스메탈밴드는 대체로 바이킹의 나라들에서 많이 나왔다. 노르웨이 밴드나 스웨덴 밴드가 강력한 데스메탈이나 블랙메탈을 했다. 그들 중에서는 정말 데스메탈을 하다가 접신하여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차마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의 무대 퍼포머를 하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한 밴드도 있다. 이런 가십이 그때에는 전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영화 에이스밴츄라를 보면 짐 캐리가 한 클럽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연주하는 곡이 데스메탈이다. 짐 캐리의 표정이 압권이었던. 그 영화에 블레이드 러너의 히로인 숀 영도 나오고 시트콤 프렌즈의 커트니 콕스도 나온다. 여하튼 음악감상실의 한 디제이가 소개해준 한국의 데스메탈 밴드는 ‘사두’였다.


https://youtu.be/tBDaDKJZHNw?si=0xRe06y6gQorR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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