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어린이들과 함께 금의 나라 물의 나라 봤다가 뭐야 이토록 사랑스러운, 이렇게나 푹 빠져 보게 되다니, 다 큰 어린이들은 괜찮은데 덜 큰 어른이는 감동의 눈물이. 정말 재미있게 봤다.

사랑에는 국경도, 신분도 초월하며 으르렁하는 국가 간의 대립도 평화로 되돌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랑스러운 사라와 나란바야르.

두 사람의 인연을 끊을 것 같고 지지하지 않을 것 같은, 에, 으, 으잉하게 생긴 초반의 캐릭터들이 통수를 치며 두 주인공을 꾸준하게 도와준다. 그런 모습이 아주 좋다. 특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두 눈만 내놓은 랴랄라라라랄라(이런 이름임) 님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 사라와 나란바야르, 두 사람이 도망갈 수 있게 변장을 하고 도와준다. 두 사람이 병사들을 피해 도망을 갈 때 흐르는 음악이 정말 좋아서 마음에 물을 준다.

이쪽 나라의 평민과 저쪽 나라의 공주가 서로 부부인 척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에는 국가와 국가 간의 여러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래서 오해가 있고 못 미더운 점이 있지만 사라와 나란바야르는 잘 헤쳐나간다.

결혼해서 타인과 가족이 된다는 건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참을 일이나 슬픈 일이 파도처럼 밀려와서 처음 느꼈던 애정이나 사랑은 세월과 함께 점점 닳고 다른 무언가로 바뀌어 간다. 그러니 너는 그때의 아름다움보다 한순간의 즐거움보다 자신의 부모 형제나 그 이상으로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을 찾아라. 즉, 다과회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비스킷을 말 없는 혼자 먹는 사람은 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금의 나라 물의 나라는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한다. 사랑을 하고 가족을 이루고, 정치적인 문제, 경제, 사회, 그리고 전쟁에 관해서 다 다루지만 흩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납득이 되게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아마 방대하게 자료조사를 한 후에 영화에 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동글동글 공주는 하마베 미나미를 닮았다. 카와이다.

이게 너무 웃기지만 지금 현 정세, 현 정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더 빠져들어 보게 된다. 최고 권력자에게 꼭 보라고 하고 싶은 영화다. 올해가 가기 전에 사랑스럽고 싶다면 봐도 좋을 영화 ‘금의 나라 물의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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