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들러의 매튜 패리가 세상을 떠났다. 할리우드에서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온 세계가 그를 추모하고 있다. 챈들러는 아마 지구 역사상 가장 멋지고 예쁘고 귀여운 코믹 캐릭터라서 사람들이 그를 놓을 수 없어서 메튜 패리가 떠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힘겨워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2013년 미드로 ‘더 브릿지: 조각 살인마’가 있다. 다이엔 크루거의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리즈다. 딱 두 시리즈로 마무리를 해서 깔끔하고 재미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다리에서 미국의 한 여성 판사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었다. 그런데 하체는 멕시코 20대 여성의 것이었다.
가장 안전한 도시와 가장 범죄가 난무하는 도시의 경계에서 조각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 쪽 형사 다이엔 크루거와 멕시코 형사로 데미안 비쉬어가 함께 연쇄 살인마를 잡는 이야기다. 고어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꽤 나오는 시리즈로 다이앤 크루거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다이앤 크루거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소냐 크로스를 맡았다.
굿 닥터처럼 서번트 증후군이 심한 건 아니지만 감정에 대해서 공감을 하지 못하는 형사인 소냐는 일하는 시간에 개인적인 전화를 하는 것도, 살인을 목격한 미성년자를 심문할 때에도 감정적으로 다가가지 못한다.
모르는 남자와 야스를 할 때에도 중간단계가 없이 그냥 동물처럼 다가가서 나와 야스를 하고 싶니? 야스가 끝나면 침대 위에서 바로 노트북을 꺼내 사지가 잘려버린 피해자의 사진을 보며 일을 한다. 남자가 놀라서 그냥 나가버리기도 한다. 다이앤 크루거는 감정의 공감을 하지 못하는, 그래서 형사라는 직업이 맞지만 그렇기에 타인에게 아픔을 줄 수 있다는 자신의 모습에 갈등하는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한다. ‘바스터즈 거친 녀서들’에 나올 때보다 훨씬 예쁘게 나온다.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표정도 별로 없지만 자신과 싸우는 연기를 하는 모습이 예쁘게 보인다.
https://youtu.be/_v9H-Rk0s4o?si=EbHE6-xy16uL_Hq9
회가 거듭할수록 사건과 관련된 신문기자 그리고 멕시코 경찰들이 있어서 점점 더 꼬이면서 재미있어진다. 범죄의 온상은 멕시코 후아레스로 나온다. 그곳에서는 멕시코 마피아와 경찰들이 단합을 해서 여자들을 잡아가서 무슨 짓을 한다. 그동안 군, 정부가 개입을 했지만 바뀌는 것이 없다. 그저 무법천지다. 그곳에서는 마약이 판을 치며 미국 쪽에서는 약물중독으로 사람들이 점점 인간의 모습에서 벗어난다.
케이트 윈슬렛이 풍만한 중년의 형사로 나오는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에서도 약물중독이 끊임없이 나온다. 이 작품의 멋진 요점은 인간에게 비극을 가져다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가장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 최악의 비극을 가져다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통 비극에, 비극의 끝에 있는 메어(케이트 윈슬렛)가 다른 사람들의 비극을 해결하면서 그 사람들의 비극까지 엎어 쓰는 작품이다.
조엘 킨나만과 미레유 에노스 주연의 시리즈 ‘킬링’에도 약물중독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약물이 얼마나 인간의 삶을 망가트리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15년까지는 청정국
마약청정국 한국이라는 이름이 거짓말이 되어버린 현재, 여기저기 마약에 대한 기사나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런 뉴스는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70년대에도 가수들이 마약 스캔들에 관련되어서 신문에 났고, 80년대에도 그랬다. 부활의 이승철도 그랬고 지금까지 늘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뉴스에서 기사로 나오는 사건은 비슷한 것 같은데 어느 날 마약청정구역이 아닌 한국이 되었다.
그 이유는 마약사범들만 있었는데 일반인들이 약물중독이 되면서 확고하던 이미지가 깨져 버린 것이다. 내가 구치소에서 근무를 할 때에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들어오는 수감자들은 대단했다. 영화에서 흔히 보는 코로 하얀 가루를 흡입하는 식의 마약중독보다 향정신성의약품, 즉 의사에게 처방받는 진통제로 시작하는 약물에 중독이 되는 것이다. 많이 들어봤을 프로포폴, 케타민, 암페타민 같은 약물이름. 마약성 진통제로 처방을 받으면 중독의 길로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원래 근육이 굳어버리는 루게릭이나 파킨슨 환자들에게 아주 소량으로 처방을 해주는데 그 양이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중독의 길로 빠지게 된다. 헤어 나올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약품을 거래하는 곳과 의사들에게 나오기 때문에 청정구역이 되기는 힘든 수준이 되었다.
매튜 패리는 1997년에 제트스키 사고로 치료를 받던 중 의사에게 진통제 바이코딘을 처방받으면서 약물 중독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프렌즈’ 촬영 당시에도 약물중독과 사투를 벌이며 괴로워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지금 현재 그와 가장 친분이 두터웠던 제니퍼 애니스톤은 이불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슬픔에 잠겨 있다고 하는데 그녀는 20년 전(2천 년 초반)에 한 토크 쇼에 나와서 사회자가 매튜는 좀 어때?라고 물었는데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우리는 매튜가 그렇게 힘겨워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매튜는 지금까지 옥시코딘, 암페타민과 알코올 중독으로 몸과 머리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최진실의 죽음에는 졸피뎀이라는 수면제가 깊게 관여되었다는 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이 수면제를 과다 복용을 하면 살아있되 영혼과 육체를 분리할 정도로 사람을 구렁텅이로 몰아간다. 졸피뎀은 자꾸 자살을 강요하고 아무렇지 않다고 타이른다. 졸피뎀은 의사가 처방을 잘해주었다. 최진실의 졸피뎀을 타서 가져다준 매니저가 있었다. 매니저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졸피뎀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다. 약을 먹으면 바로 잠이 드는 게 아니라 점점 이상한 망상과 고통으로 시달린다. 그런데 후에 그 인터뷰를 했던 매니저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매니저도 졸피뎀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진영 역시 졸피뎀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최진영이 죽고 나서 최진영 친구가 최진영이 괴로워하며 졸피뎀을 복용한 것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다. 최진영은 하루에 열 알 이상 먹었다고 했다. 최진영이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는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졸피뎀은, 그 약은 죽어도 괜찮다고 부추기는 부작용이 심했다. 그런데 이 인터뷰를 한 최진영 친구 역시 졸피뎀의 복용으로 4중 추돌사고를 일으켰는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졸피뎀이란 고통에서 벗어나 복용하는 사람도, 그래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또 다른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는 옆의 사람도 결국 졸피뎀에 손을 대게 만든다. 그리고는 zilch 상태가 된다.
남태현의 경우를 보면 좀 더 잘 알 수 있다. 남태현은 살이 찌는 문제 때문에 식욕억제제를 7년이나 복용했다. 연예인들은 힘들다. 시간이 조그만 지나면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나타나니까 늘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걸 이기기 위한 자신만의 리추얼을 가져야 하는데 힘이 드니까 약물을 복용한다. 원래는 술을 마시면 되었다. 술을 잔뜩 마셔도 약을 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까. 그러나 술을 마시면 살이 찐다. 이 살이라는 게 일반인들에게도 스트레스인데 연예인들에게는 정신적인 고통 수준이 대단하다.
카드 값 30만 원도 못 내... 주방 알바 계획 중이라는 전 위너 멤버, 가수 남태현의 마약 중독 심경 최초 고백 | 추적 60분 KBS 230714 방송 https://youtu.be/ABiNEQ1PDdI?si=La5Dj-TQG4oATDm3
살이 찌면 회사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회사에서 간섭을 한다. 이는 ‘오즈의 마법사’로 스타덤에 오른 주디 갈란드가 그랬다. 미성년자인데 하루에 담배도 스무 개비 이상 피우게 해서 식욕을 떨어트리고, 식당에서 회사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에도 직원들은 스테이크를 먹었지만 주디 갈란드 앞에는 샐러드만 놓았다. 그저 돈 버는 기계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주디 갈란드의 엄마가 적극 회사를 도왔다. 그러다 40대의 이른 나이에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19살 때부터 매일 강제로 복용한 약물이 문제가 되었다. 바르비투르산의 과다복용이었다.
현재 지드래곤이나 유아인 등 연예인들의 약물문제가 터졌다. 그러나 아마 곧 잠잠해지거나 재판이 있어도 몇 년 동안 아주 지리멸렬하게 이어져 대중의 관심에서는 벗어날 것이다.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이런 사건을 죽 전담하던 검사들이 변호사가 되어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이선균이나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연예인들이야 그들만의 리그가 있고 자본이 있어서 해결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 약물이 일반인들의 세계로 흘러들어와 버렸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남태현이 말한 것처럼 한 번이라도 하게 되면 중독의 길로 접어든다. 몇 해 전부터 유튜브에 떠도는 필라델피아의 캔싱턴 거리를 보면 사람들이 좀비화가 되어 있다. 약물로 뇌의 한 부분이 망가져서 그렇다. 좀비랜드가 따로 없다. 의학, 정보, 과학 분야의 최고를 달라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손을 놓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아주 저렴한 합성 약물들이 의사들의 처방으로 이루어져 이렇게 커졌다는 것이다.
"한 시간이면 배달되는데" 20대 싱글맘 중독자가 말하는 SNS 마약 거래 실태 | 시사직격 KBS 221118 방송 https://youtu.be/cEkLl6DvFAs?si=BxCC1ue7w3KuUSQm
일반들의 세계로 흘러들어온 약물의 실태를 잘 보여주는 시사직격 방송이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 했었다. 지금은 약물중독에 노출이 많이 되었다. 이 검은손이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까지 뻗치기 때문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누구도 알지 못하게 구입할 수 있다. 어딘가, 골목 어딘가 벽돌 사이에 끼워 두면 가서 빼가면 된다. 간단하다. 시시티브이도 없다. 아무도 모른다. 간단하게 약물로 천국으로 갈 수 있다. 모든 스트레스와 고통을 잊을 수 있다. 비록 잠깐아지만 쾌감을 가질 수 있다. 약 기운이 떨어지면 까짓 거 또 구해서 하면 된다.
오래전에도 학생들이 본드를 비닐봉지에 발라서 흡입하고 부탄가스를 마시고 취했다. 지금 그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편리하고 무엇보다 큰 쾌감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영원한 챈들러 안녕! 약물 없는 곳에서 괴로워하지 말고 편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