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의 모기를 결국 잡았다
인간사회에, 인간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에나 따라다니는 모기.
오월인데 모기가 벌써 나타났다.
어디에서, 누군가의 피를 얼마나 쪽쪽 빨아먹었던지 몸뚱이가 무거워서 잘 날지도 못하는 모기였다.
윙윙 거리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다.
모기는 인간이면 가리지 않는다.
노인이건, 여자, 아기 할 것 없이 달라붙어 인간의 피를 쪽쪽 빨아먹었다.
얼마 전에 한 어린이가 모기에게 물려 열이 났지만 소아과를 찾지 못해 열이 40도를 넘어가 결국 죽고 말았다.
모기가 피를 어찌나 잘 빨아먹었던지 날아다니는 본새가 느릿느릿 꿈 뜬다.
모기 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앞에서 윙윙 알짱알짱 거린다.
주위가 고요하니 모기 놈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아주 거슬렸다.
지금 현재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였다.
모기는 바퀴벌레보다 파리보다 더 싫다.
바퀴벌레와 파리는 균을 옮긴다지만 모기는 바이러스를 옮긴다.
바이러스는 추운 날에만 창궐했는데 요즘의 모기 놈은 계절에 관계없이 바이러스를 옮긴다.
바이러스를 잔뜩 지닌 원숭이의 피도 쪽쪽 빨아먹는다.
욕심이 아주 많다.
그 주둥이로 인간의 피도 빨아먹는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터질 것 같아도 배부른지 모른다.
욕심이 가득해서 그 무거운 몸뚱이를 끌고 또 피를 빨아먹으려고 내 앞에서 윙윙 거리고 있다.
팔을 휘저었더니 저만치 날아가서 빨래건조대에 가서 붙었다.
요놈 딱 걸렸다.
배가 불러 한 눈을 팔았는지 손바닥으로 슬쩍 툭 쳤더니 탁 잡혔다.
많은 사람들을 눈물 나게 했으니 모기 너는 피눈물을 좀 흘려야지.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매일 다니는 길이 지겨워 어제는 다른 곳으로 돌아왔다. 대략 90년대에 지어진 집들이 있는, 그래서 높지 않은 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네였다. 요즘은 동네 곳곳마다 작은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를 잘 만들어 놓아서 몸을 풀 수 있고 담소도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다. 몸도 풀 겸 벤치에 앉아서 팔 굽혀 펴기를 하려는 찰나 바로 옆에서 타닥타닥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전기모기채로 모기를 사정없이 잡는 소리였다. 고개를 죽 빼서 보니 젊은 아빠가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공원에 나왔는데 세 명의 손에 전부 전기 모기채가 들려 있었다. 가족은 모기를 잡으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신종 놀이인가 보다. 재미있어 보였다. 아이들이 팔을 휘저으며 즐겁다 그냥.
타닥타닥. 타 다다다닥. 하는 소리가 아주 시원하게 들렸다. 팔 굽혀 펴기를 하려는데 모기떼가 그새 나의 주위로 와서 우글우글 비행을 했다. 아이들에 내쪽으로 오려고 했으나 나를 보더니 우물쭈물거렸다. 나는 바로 자리를 피해 주었더니 아이들이 와서 모기를 사정없이 잡았다.
저 위에 모기를 잡았다고 쓴 글이 5월 초에 쓴 글이다. 5월 초에 한 며칠 아주 더웠던 날이 있었는데 모기가, 그것도 아주 크고 굵은 모기가 나타났다. 날이 더워져서 강변에 모기가 우글우글 거린다. 모기떼가 얼굴에 탁 부딪힌다. 그 느낌이 뭔가 괴이하고 괴랄하다. 모기 하면 어릴 때 놀다가 어느새 다리에 물려 부풀어 올라 물파스 같은 발랐는데, 요즘 모기는 정말 큰 벌레 같아서 너무 눈에 띈다.
봄에는 강변에 날벌레들, 하루살이들 – 날파리 떼들이 우글우글거렸지만 여름이 되면 날파리 떼들은 사라지고 모기떼가 나타난다.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 지금 모기들은 덩치로 보나 강력함으로 보나 중무장을 한 것 같았다.
현재 전 세계에서 모기의 수는 대략 백 10조 마리라고 한다. 하하하. 정말 상상도 안 되며 100십조 마리라는 게 도대체 얼마나 많은 개체수인지 가늠이 안 된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조사한 거야? 하하하. 그나마 다행인 건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말이다. 이 모기 한 마리 당 흡혈 횟수는 대략 50회에서 60회 정도 된다고 한다.
올해는 벚꽃도 일찍 피고 졌고 날이 한 여름처럼 34도씩 되는 날이 앞당겨져서 모기들도 때 이르게 나타났다고 한다. 모기는 겨울에는 없고 여름에만 나타난다고 하는데, 겨울에도 실내에서 앵앵 거리며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모기는 꼭 있다.
모기는 공룡들이 살았던 시대에도 있었다. 영화에서처럼 모기는 정말 오래전부터 존재했는데 날이 더워지고 습도가 많아지면 슈퍼히어로처럼 강력해진다. 그래서 폭염이 지속되면 인간은 힘들어하고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죽기도 하는데 모기는 그 반대다. 무더운 날을 아주 좋아한다. 모기는 수컷보다 암컷이 더 크고 힘도 세다. 수컷과 암컷의 차이는 수컷의 대가리 앞에는 파리채 같은 더듬이가 있는데 이 더듬이의 감각으로 암컷을 찾아서 암컷의 몸을 더듬더듬.
모기는 기본적으로 암수가 다 과일의 당분이나 즙을 먹는데 흡혈하는 건 암컷이다. 알을 산란하기 위해서 흡혈을 하는데, 알을 산란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흡혈을 한다. 그리하여 인간의 피를 쪽쪽 빨아먹는 모기는 100% 암컷이다.
수컷의 주둥이는 피부를 뚫지 못한다. 암컷의 주둥이가 피부를 뚫을 때 거기서 타액이 나온다. 그 타액이 피부를 뚫을 때 인간의 피부를 연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그 타액의 주 기능은 혈액을 쭈욱 빨아 당길 때 응고되지 않게 한다.
암컷 모기는 평생 딱 한 번의 교미를 한다. 암컷의 난소 옆에 수정란이 있는데,라고 들어가면 생물시간이 되니까 넘어가자. 어떻든 한 번만 교미를 해서 수정란에 수컷의 정자를 가지고 있다가 두 번 다시 수컷과 교미를 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수정을 시킨다. 그래서 대부분의 벌레의 암컷은 살아생전 한 번만 교미를 해도 된다. 무정란이 되기도 하는데 그건 5% 이하다.
고층아파트에도 모기가 올라오는데, 날아서 고층으로 올라오는 건 아니고 바람이나 엘리베이터, 나무 같은 것에 붙었다가 또 오르고. 그래서 고층으로 오른다. 또 벽에 붙어서 자면 더 많이 물린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모기는 한 번 흡혈을 하면 5일이나 6일 동안은 흡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쉬어야 한다고 하네. 주로 습한 곳, 아파트 단지에서는 화단의 나무 밑이나 숲이 있는 곳에서 소화를 다 시키는데 그때 알이 성숙이 된다고 한다. 알은 한 200개에서 300개 정도. 그러면 산란을 하기 위해 물을 찾아간다. 그렇게 알을 낳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몸을 추스르고 흡혈을 하기 때문에 한 번 흡혈을 한 모기는 바로 흡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기는 10일에서 3개월 정도 사는데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형이 특별히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일단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은 혈중에 지방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게 땀으로 나올 때 나는 냄새가 채취인데 모기는 귀신같이 잘 감지한다. 그래서 모기가 혈중 지방이 많은 피를 빨아먹으면 모기에게는 에너지가 많아져서 좋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기가 좋아한다. 술도 에너지원이니까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이다. 대사가 활발한 사람들, 즉 아이들을 많이 문다. 아이들에게서도 채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모기 물린데 침을 바르는 사람이 있는데 타액 속에는 세균이 있을 수 있어서 이차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침을 바르거나 하는 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얼음찜질이나 냉찜질이 괜찮고 개인적으로는 그냥 물파스 바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모기는 그 듣기 싫은 날갯짓소리를 다 내는데 딱 한 종류의 모기는 그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얼룩날개 모기가 소리가 나지 않는데, 얼룩날개 모기 종류는 주로 농촌지역에 많이 서식하고 도시에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도시에는 호수도 많고 크고 해서 있을 수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한다. 말리리아를 옮기는 모기는 앵 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자다가 모기 소리가 나서 불을 켜서 모기를 찾는데, 모기는 방의 중간에는 없다. 우리는 모기 소리가 앵 들리면 불을 켜고 방의 중간을 찾아보지만 모기는 절대 방 중앙의 공간에 잘 없다고 한다.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계피 냄샌데, 계피 오일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희석해서(만드는 방법이 복잡해서 패스) 옷 위에 뿌리면 모기가 붙지 않는다고 한다. 또 유칼립투스 오일을 만들어서 피부에 뿌리면 모기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곁에 오지 않을 수 있으니 모기 같은 놈이 있다면 뿌리고 있으면 그놈이 절대 옆에 오지 않을 수 있다.
모기예보제를 한 10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이건 서울 시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모기예보제를 보면 오늘 모기를 몇 마리 잡았고 어디 지역에 모기가 많고 이런 걸 알려준다. 서울만 된다. 미세먼지 예보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박멸이 가능하냐 하면 불가능하다. 만약 박멸 한다고 하면 모기 유충을 먹는 이로운 벌레들 역시 멸종하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좋을 리 없다. 모기는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 중 1위다. 바이러스를 옮기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 3위가 인간이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동물이라는 말이다. 인간이 그렇다는 말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산화탄소가 싹 없어지려면 만년이 걸리는데 이런 걸 생각하면 먼지보다 작은 존재로 태어나 왜 아등바등 거리며 살아야 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은 온 마음과 몸을 다 바쳐 보내야 한다. 내일은 모르겠지만 오늘은 열심히 보내는 거다. 이 무슨 해괴한 모순이냐고 하겠지만 인간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에 모순에 모순을 거듭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곳곳에 있고 우리는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 물론 자본이 든다. 그래서 하루를 열심히 보내야 한다. 모순에 모순이 입히며 안 모순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무서운 바이러스가 말라리안데 우리나라에도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많은데 열대나라 같은 말라리아처럼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물리면 열이 40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걸리면 말리리아 치료를 해야 한다.
이렇게 모기가 여름에 많아진 것은 모기 성충의 천적이 바로 집박쥐인데 요즘 전부 아파트라 박쥐가 동네에서 사라진 것도 이유가 된다. 박쥐는 시력이 없고 초음파로 먹이를 찾는데 모기의 날갯짓으로 나오는 음파로 모기를 잡아먹는데 박쥐 배를 갈라보니 모기 눈알이 3천 개나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집들이 예전 집보다 좋아져서 예전처럼 집 안에 모기들이 우글거리지는 않는다.
나는 매일 모기떼를 만난다. 매일 강변으로 조깅을 하기 때문에 놀랄 정도로 많은 수를 본다. 그런데 아직 모기에게 한 번도 물린 적은 없다. 5월에 위의 글을 적을 때에는, 잡은 사진 속의 모기 머리에 인간의 얼굴을 작게 합성을 했다. 아무튼 요즘처럼 야외에 모기가 많아지는 날에는 벤치 같은 곳에 오래 앉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기가 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