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하야토 스미노를 좋아하세요? 하야토의 쇼팽 에튀드를 소개하는 제목에 ‘듣고 눈물 났습니다’라고 되어 있는데 들어보면 정말 눈물이 날 뻔, 합니다. 좋다는 말이지요.
그 어렵다는 쇼팽 에튀드를 재해석하여 연주하는 ‘New Birth’를 듣고 있으면 음악에 대해서,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 같은 인간도 그대로 빠져들어 버립니다.
이렇게 하야토의 연주를 몇 시간 듣고 있으면 가끔 왜 일본 사람을 듣습니까? 우리나라 걸 들어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 그 사람은 하야토 스미노의 연주를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나 백건우의 연주 또한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백건우의 연주를 꽤 여러 번 가서 봤는데 특히 리스트의 단테를 연주할 때에는 노인네가 노인네 같지 않고 마치 전장에 뛰어든 전사 같은 힘이 흘러넘쳐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멋졌습니다.
가끔 하루키를 열심히 읽고 있어도 그런 말을 듣습니다. 왜 쪽발이의 소설을 읽냐고. 역시 하루키의 글을 읽어 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키가 자신의 소설 속에서 난징학살과 일본 우익의 신문매체에서도 역사적으로 일본이 잘못한 일은 사과를 받아줄 때까지 한국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한 것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로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솔비가 미술로 떠오를 때 비난을 하고 공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정우, 하지원도 그림을 그리고 있고 조영남도, 이번에 강원래도 작품전을 했습니다. 비난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왜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하느냐였습니다.
좀 재미있는 건, 의사가 소설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를 하거나, 화가가 소설집을 발표하거나, 엔지니어가 소설로 상을 받았다고 해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들이 그들을 비난하거나 밥그릇 운운하지 않습니다.
하루키는 이를 두고 오히려 새로운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을 하던 사람들이 소설을 발표했기에 읽어 보니 괜찮더라, 고 했습니다.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건, 하루키가 보기에, 소설에게는 비방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이라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야토는 엄청난 피아노 연주가이지만 피아노 전공자도 아닙니다. 게다가 공대생 출신입니다. 오히려 이런 이력 때문인지 하야토는 주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세계가 놀란 것은 그의 실력입니다. 또모라는 클래식 예능 유튜브 채널을 종종 보는데요.
거기에서 우리나라 고퀄의 피아노 교수님들을 하야토가 나와서 속입니다. 입시생의 연주를 지적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앞의 3명은 정말 입시생이 연주를 하고 교수님들에게 독한 소리를 듣고 마지막 하야토가 장막 뒤에서 연주를 할 때 교수님들의 얼굴 표정이 샤랄라 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영상은 조회 수가 천만 회를 넘었습니다.
바닥이 다 보이는 롯데타워 118층 통유리에서 연주하는 하야토의 쇼팽에튀드 New Birth 좋습니다. 요즘에 필요한 건 정말, 꺾이지 않는 마음! 그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연주할 때 하야토의 표정을 한 번 보세요.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Sumino Hayato - New Birth https://youtu.be/D38U96O7rA0
하야토, 교수님들 몰카 https://youtu.be/WTPlp90DvM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