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으로 하늘을 할퀴었다. 휙 휙.


손톱이 어느새 자라 있다. 손톱을 깎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보니 손톱이 또 자라 있었다. 손톱이 자라는 걸 보니 조카가 문득 떠올랐다. 조카는 어린이였는데 어느 날 보니 훌쩍 커버렸다. 손톱은 정말 아이들과 비슷하다. 어느 순간 보면 이만큼 자라 있다.


강변을 따라 조깅을 하다 보면 이맘때쯤이면 사람만큼 자란 풀들을 깎는다. 강둑과 강변의 풀들을 정리하고 나면 깎은 자리에서 나는 풀냄새가 아주 좋다. 녹차가루에서 나는 진한 냄새가 난다. 작년에도 강변의 풀을 깎아내고 풀냄새가 좋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찾아보니 작년도 6월 16일에 그 글을 썼다. 아무튼 딱 이맘때에 강 주변을 이발한다.


냄새가 아주 좋다. 비가 한 번 오고 나면 손톱처럼 어느 순간 풀들은 불쑥 자라나 있을 것이다. 손톱깎이로 싹둑 손톱을 깎듯 강변의 풀들도 한 번 깎고 나면 아주 시야각이 좋다. 하지만 그렇게 풀들을 전부 깎아 버리고 나면 늘 생각이 드는 건 고양이들은?이다. 고양이들이 풀 속에서 생활을 하는 모양인데 어느 순간 서식자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나 강변에 나오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고양이들의 먹이를 챙겨주고 있다.


요즘 유튜브에서는 인어공주에 대한 이야기, 리뷰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인어공주가 일본 개봉 후 아시아에서는 누구도 예상못 한 흐름이 흐르고 있다. 동북아 패권을 다투는 한중일은 그간 정치적으로 사이가 좋지 못했다. 그런데 인어공주로 우리 하나 되어 단결된 흐름을 볼 수 있다. 한국의 인어공주 댓글도 쌈박하고 웃음이 터지는 댓글이 많았는데 일본도 비슷했다. 이런 댓글들이 있었다.


팀 버튼인가 싶을 정도로 어둡고 이상한 연출을 하고 있다.

말하는 물고기와 갑각류가 꿈틀거리고, 인어로 분장한 무언가가 노래하며 춤추는 지옥도.

정치적 올바름만 신경 쓰는 뇌로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없다.


디즈니를 미국 다음으로 좋아하는 나라가 일본이 아닌가. 일본은 디즈니에 진심이다. 근간에 사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한중일이지만 이렇게나 한마음으로 만들어준 롭 마샬 감독의 큰 그림을 그동안 우리는 보지 못했다.


롭 마샬 감독이 바네사로 제시카 알렉산더를 캐스팅했을 때 그의 빅피처를 봐야 했다. 롭 마샬 감독은 한국인들이 에리얼 역에 할리 베일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흑인이라 어울리지 않는다고 인터뷰를 했지만 그건 감독의 큰 그림에 의한 마음에도 없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롭 마샬은 언더 더 씨를 박력 터지는 에리얼에게도 부르게 함으로 감독이 할리 베일리를 비롯한 유색인종을 돌려 까기 해버린 것이 아닐까. 아니 언더 더 씨를 왜 에리얼도 같이 부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인어공주는 홍보마케팅 비용까지 해서 총 5천억이 들었다. 손익분기점이 7억 달러. 알라딘이 10.5억 달러, 라이온킹이 16.6억 달러를 벌어들였기에 무난하게 인어공주도 7억 달러를 가뿐하게 넘길 것이었으나 한국과 중국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그런데 거기에 일본까지. 인어공주는 6월 6일 기준으로 3억 3천8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에서 58%, 그 외 나머지 나라에서 42%를 벌었다. 다른 나라에는 똥망이라는 말이다. 이제 디즈니에 진심인 일본의 흥행에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지만 어려워 보인다. 이대로라면 7억 달러에 못 미치는 6억 달러 전후로 수천억 달러에서 2억 달러 정도의 손해를 본다.


롭 마샬의 큰 그림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미국은 수면 위에서 흑인을 비판하지 못한다. 흑인을 노예로 부려먹은 역사가 있기에 미국은 매스미디어에서 흑인에 대한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강하다. 디즈니는 꿈과 희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언젠가부터 적자에 허덕이더니 꿈을 포기하고 장사꾼 마인드로 온통 피시주의로 쳐발쳐발하는 것에 가장 열받은 사람이 롭 마샬일지도 모른다. 롭 마샬은 캐리비안 해적 낯선 조류에서 동심을 파괴해 버린 진짜 괴물의 인어를 연출한 이력도 있다.


미녀와 야수의 실사에서 찻잔과 주전자, 촛대에 팔다리가 달려 있고 눈코입으로 말을 한다고 해서 전혀 이질감이 없고 이상하지도 않았지만, 인어공주를 보면 왜;; 왜 물고기가 말을 하지? 같은 생각이 들어 버린다.


CNN에서도 한국은 에리얼이 흑인이라 싫어한다는 식으로 뉴스를 보도했지만 한국  사람 누구도 흑인이라서 인어공주가 싫은 게 아니라 에리얼에 어울리지 않아서 별로라는 거다. 블랙팬서 1의 채드윅 보스만에 대해서 싫어한다고 말한 한국인이 누가 있을까. 엑스맨의 스톰 역의 할리 베리에 대해서 한국인 누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지?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미국은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을 좋아하는 것이고 우리는 디즈니를 좋아하는 것, 오직 그 차이뿐이다. 때 낀 수족관 닦는 기분이라는 박평식의 한 줄 평이 맴도는, 한중일 한마음 하나 되어, 로 묶어준 여러모로 참 의미가 찰진 영화 인어공주였다.



아기공룡 둘리에서 마이콜이 등장한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고길동 씨의 집 앞에 마이콜이 나타났다. 가수를 꿈꾸는 마이콜. 둘리와 도우너에게 노래 지적을 받은 후 마이콜은 핵폭탄과 유도탄들이라는 트리오를 만들어 ‘라면과 구공탄’으로 방송 장악을 하려 한다.


인어공주의 롭 마샬은 한국 너희들이 문제야, 인어공주는 재미있게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너희들에게 문제가 있는 거라고,라며 영화가 마치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 디즈니에서는 인어공주 관람 시 번쩍하는 빛 때문에 광과민성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문을 게재했다. 1997년 12월 16일 일본에서 포켓몬스터를 시청하던 어린이 700여 명이 발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폴리곤 쇼크, 전뇌 전사 폴리곤 사건 또는 폴리곤 플래시 등의 명칭으로 불렸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괜찮았지만 시청하던 어린이들에게 문제가 일어났다.


포켓몬스터 38화를 시청하던 어린이들(시청 가정 2690만 가구 약 345만 명의 4세에서 12세 사이의) - 추정했는데 이를 시청하던 어린이들 중 700명이 발작을 일으키고 구토 증세를 보이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쇼크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파악한 환자는 750여 명 그중 135명이 입원을 했다.


원인은 에피소드 전체적으로 나왔던 빠른 점멸 이펙트와 중반부의 피카츄의 전기 공격에 의한 대폭발 장면에서 빛의 화면 점멸이 연속으로 나오는 장면에 의한 안구 광과민성 발작이었다. 시청하는 어린이들 중 일부가 방을 소등하고 화면 가까이에서 시청을 한 것도 큰 작용으로 본다고 했다.


미국은 다양성은 인정하라고 하면서도 어린이들의 이런 발작 증상에 대해서는 세세하지 못했다.


한국은 흑인을 차별한다고 하는데 그랬다면 마이콜은 태어나지 말았어야지. 마이콜을 싫어하는 한국인이 있을까. 게다가 라면을 좋아하는, 그것도 구공탄에 끓인 라면을 좋아하는 마이콜을 말이야. 애초에 우리는 무시무시한 공룡인 둘리를 좋아한다. 게다가 고길동 씨도 좋아하고, 또치도 도우너도 좋아한다. 차별 없이 다 좋아한다. 우리는 얘네들의 차이만 인정하지 차별은 하지 않는다.


미국아 너희가 알아야 할 건, 겟 아웃이 전 세계에서 한국이 두 번째로 흥행한 나라라는 걸. 그것도 사람들이 펀딩을 해서 극장 상영을 하게 해서 겟 아웃이 상영관에서 볼 수 있었다. 그 덕에 200만이라는 엄청난 사람들이 겟 아웃을 봤다. 조던 필은 ‘어스’ 영화 상영회에서 “겟 아웃은 미국에서 낳고 한국에서 키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한국에서 흑인을 차별해서 인어공주가 흥행이 실패한 것이라면 겟 아웃에 대해서 롭 마샬 감독은 설득력 있는 해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 CNN 앵커도 말이다.


게다가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핫 한 인물 중에 조나단과 파트리샤가 있다. 혜미리예채파에서 리샤의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 정말 혓바닥이 신나 버려서 그랬어. 




흔한 풍경 몇 장

민족대이동


새의 노래


해가 하루 일과를 끝내는 길


산책하는 가족의 행복모습


붉은 낯빛을 띠는 하늘아


해도 해도 끝은 보이지 않고 피곤은 덮쳐오고, 봄은 오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