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학교 등나무 벤치에서 전기기타를 울러 메고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부른 ‘섬 웨어 오브 더 레인보우’를 연주했던 영태라는 녀석이 있었다. 빼빼 말라서 교복 윗도리를 벗고 앙상한 상체로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게 보였다.
우리는 온 마음을 다 빼앗겨 영태가 연주하는 곡을 들었다. 등나무는 푸르른 계절에 맞게 초록의 잎을 활짝 피워 냈고 그 안에는 송충이가 있었지만 영태는 연주를 할 때 그런 것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멋있었다.
영태는 기타를 너무 잘 쳐서 대학교 밴드에서 기타로 참여하기도 했고 주말에는 학생들이 디제이를 하는 음악 감상실에서 디제이까지 했다. 연주가 끝나면 관객들은 박수를 쳤다.
어때 좋지? 이게 임펠리테리가 연주한 곡이야.
그때 임펠리테리를 처음 들었다.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꽤나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다. 나는 사진부여서 축제를 준비할 때에는 클럽활동 하는 애들끼리 사고도 치고, 축제가 금토일 3일이나 되어서 규모가 컸다. 그래서 여학교 애들과도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터지고 수습하고 울고 불고 정리하고.
아무튼 그 교류 속에 우리의 중심이 되어 준 건 음악, 하루키, 카나리아(치킨집) 뭐 이랬다. 인문계인데 정말 지독하게 공부를 하지 않아서 선생임이 포기 상태에 돌입하기도 했다.
임펠리테리는 본조비처럼 자신의 이름 크리스 임펠리테리를 따서 밴드 이름을 지었다. 바로크메탈의 정수가 바로 임펠리테리다. 바로크메탈이 뭔가라고 하면 그냥 검색해 보기 바람. 예전에는 그렇게 장르로 불리는 밴드가 많았다.
김경호가 벤치마킹을 한 스트라이퍼도 가스펠록의 화신?, 아무튼 가스펠록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들어보면 아, 하고 납득이 간다. 김경호가 1집을 냈을 때에는 머리도 짧고 사람들에게 각인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스트라이퍼를 보고 김경호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퍼의 무대를 보면 목소리가 김경호와 완전 같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끝 부분에 야이야 하는 것도 비슷하다. 스트라이퍼나 임펠리테리가 지금은 전부 60대가 되거나 넘었지만 여전히 공연을 하며 무대에서 내지르며 활동을 잘하고 있다.
요즘말로 미친 짓도 반복이 되면 하나의 장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유튜브에 소주를 병 째 마시는 먹방을 하는 유튜브가 나타났다. 한 번에 두 병 정도를 원샷하고는 안주를 먹는 그런 먹방이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보지 않을 것 같더니, 그걸 계속하면서 병원에서 검사를 해서 모든 부분이 정상이라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또다시 원샷으로 소주를 깨끗하게 비웠다. 그렇게 쌓인 소주병이 방을 가득 채웠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을 찬양하면서 따라 하기 시작한 사람이 생겼다. 이 사람은 원조보다 더 해서, 한 번에 소주를 5병을 마시는 것이다. 사람들의 만류에도 스승님(원조)의 제자라고 자칭 말하면서 그렇게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왜냐하면 이젠 어떤 여자도 나타나서 제자라 칭하며 소주를 병나발로 원샷을 때리고는 먹방을 하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서 미친 짓도 정말 반복이 되면 하나의 장르가 되는구나, 사람들이 추종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랄까, 바로크메탈도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장르가 된 바로크메탈, 가스펠메탈, 스피드메탈의 특징이라면 기타리스트의 속주연주가 일품이라는 것이다. 그 속에는 가장 위에 잉위 맘스테인이 있었다. 그러나 우열을 전부 가릴 수는 없었다. 왜냐? 자신들이 좋아하는 밴드가 제일 최고라고 했기 때문이다.
바로크 메탈이 잉위 맘스틴(잉베이 맘스틴, 잉베이 맘스테인, 이름도 헷갈리게 불렸다)으로 시작되었는데 무대에서 입는 옷도 바로크시대의 의상처럼 레이스가 달린 무대의상을 입는다든가, 바로크 시대의 작품들을 가져와서 그 선율과 구조를 잘 비틀어서 메탈로 승화시켰다. 그래서 록과 클래식이 버무려진 그런 메탈이었다. 그러니까 바흐와 모차르트가 미친 듯이 기타를 들고 연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신날 수밖에 없다.
가사가 연주를 따라가지 못한다. 연주가 너무 빠른 멜로딕스피드메탈이기 때문이다. 답답할 때 고출력 엠프로 듣기에 좋다. 그리고 제일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저 먼 하늘을 보며 부른 노래 ‘섬 웨어 오브 더 레인보우’ 역시 좋다. 좋다는 이유는 이 연주를 바로크 풍으로 연주를 하기 때문이다. 음악 전문인이 아니라서 코드가 어떻게 되고 어떤 식으로 바로크 풍인지 설명은 못하겠지만 들어보면 아! 그렇군. 하게 된다.
이 것이 바로크 메탈의 진수다. VICTIM OF THE SYSTEM https://youtu.be/BdVUzRxZHqs
somewhere over the rainbow https://youtu.be/ytvzMr1N1m8
참고로 넥스트의 기타리스트 김세황의 오버 더 레인보우도 같이 비교해서 들어 보시길 https://youtu.be/BLrWU5RHuT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