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영혼과 영혼을 이어준다.

그리하여 키스를 끝내면 미련이 남아서 여운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어진 영혼을 좀 더 느끼려 한다.


계절과 계절의 키스도 그렇다.

계절과 계절이 만나는 경계가 지나면 마지막까지 남아서 지난 계절을 붙잡는 것들이 있다.

가을과 겨울이 만나 어딘가 뒹굴고 있는 낙엽이 그렇고,

겨울과 봄이 만나 느닷없이 내리는 4월의 눈이 그렇고,

봄과 여름이 만나 밥상 위에 오른 봄나물이 그렇고,

여름과 가을이 만나 아직 빠지지 않은 야외수영장의 물이 그렇다.


계절과 계절이 만나 키스를 해도 그런데

사람과 사람의 키스는 두 사람을,

영혼과 영혼을 이어준다.


정현종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온다.

그 사람의 부서지기 쉬운 영혼이 삶에 부딪히면서

슬픈 영혼이 말하지 못할 미래의 아픔까지,

키스를 통해 위로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