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이 어울리는 계절


카푸치노를 마시고 나면 컵에 이런 띠 같은 게 보인다. 몇 해 전에 소지섭이 맥주 광고에서 엔젤링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엔젤링에 대해서 열심히 검색을 해보았는데 맥주의 엔젤링이라는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물론 나의 검색 능력 때문이겠지.


그러다가 한 블로그 중에 봉군이라는 블로거가 맥주에 관해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데 그 사람이 구글링을 통해서 엔젤링을 찾아본 모양이었다. 결과적으로 광고에서 맥주 엔젤링 띠는 훅 하게 만드는 그저 광고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카푸치노를 마시고 나면 컵에 이렇게 엔젤링 나타난다. 이 엔젤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이건 카푸치노에 들어가는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카푸치노를 마시고 이렇게 엔젤링 띠가 나타나지 않고 그저 컵 안쪽 면에 흘러내리는 모습이 보이는 카푸치노도 있다.


카푸치노에는 커피 외에 우유가 들어간다. 우유는 데웠을 때, 그러니까 온도가 올라갔을 때 맛의 미묘함이 우유회사마다 다르다고 한다. 저지방을 쓰면 카푸치노 속에서 스팀기가 작동을 했을 때 변성을 가져오기에 많은 바리스타들은 각 회사에서 받아온 우유를 가지고 좀 더 맛있는 카푸치노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엄청나게 한다고 한다.


저 엔젤링 띠는 우유 속의 포화지방의 함량이 최소화되었을 때, 가벼워진 지방이 띠를 형성해서 커피 잔의 벽면에 붙어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거품의 양과 질감에 대해서 신경을 써야 하고 우유의 온도를 예민하게 맞춰야 한다. 이런 카푸치노 한 잔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커피에서 눈을 떼지 않고 커피를 만들어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커피쟁이가 만든 커피라면 한 잔이 주는 맛과 기쁨은 배가 될 것이다.


반대로 띠가 형성되지 않고 흘러내린 카푸치노는 지방의 성분이 많을 것이고 커피의 신맛을 죽이는 역할을 하여 카푸치노의 맛이 달리지기도 한다. 이렇게 온도차에 따른 우유가 들어가서 커피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바리스타들은 스팀기에 주목을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받아온 커피 머신의 스팀기 주둥이를 특별하게 주문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특별한 스팀 주둥이를 주문하는 곳은, 개인이 커피를 만들어 파는 작은 가게인데 그곳 주인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맛있는 카푸치노 하나를 만들기 위해 고심을 하다가 스팀기의 주둥이에 이유를 붙여 자신이 그 스팀기 주둥이를 주철로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그 소문이 알음알음 퍼져 카푸치노에 목숨을 건 바리스타들은 제작을 요구하고 그 주문받은 주철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니 카푸치노의 세계도 굉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몇 천 원 내고 마시는 이 한 잔의 카푸치노 속에 이런 숨은 노력과 꾸준함이 있었다니.


바야흐로 카푸치노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이런 날 카푸치노 한 잔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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