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두 대의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6세대를 매일 사용한다. 주로 기록하는 데 사용을 하고 있다.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을 일이 없다고 여러 유튜브에서 말하지만 여기에 올리는 음식 사진은 싹 다 아이패드로 찍었다.


나는 아이패드 두 대 전부 보호필름이 없다. 아이패드에 사실 보호필름 같은 건 필요 없다.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보호필름은 스크래치에 강해서 붙인다고 하는데 보호필름 없이도 스크래치는 거의 나지 않는다. 화면에 무엇인가 떨어져 마찰이 있더라도 무거운 것이 아니라면, 요컨대 볼펜이나 연필 같은 것이 떨어져도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다. 보호필름이 아이패드를 떨어트렸을 때 화면을 보호해주는 가 하면 애매하다.


예로 카시오 시계 중에 디다블류오천사백인가, 그 모델은 기네스에 등록이 되어 있는데 트럭이 밟고 지나가도 아무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가 나서 트럭이 시계를 밟기 전에 인간이 먼저 트럭에 깔려 죽는데 시계가 살아난 듯 무슨 소용일까. 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이패드를 떨어트려 기기가 파손되면 보호필름을 부착했더라도, 그리하여 화면만 살아났다고 해서 무슨 소용일까, 라는 생각이다.


중고로 되팔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돈울 더 받으려고 깨끗하게 사용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보호필름이 있는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보호필름 없이 수 년째 사용하고 있는 내가 볼 때에는 화면을 매일 터치를 하고 매일 닦는데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다. 나는 그렇다는 말이다.


아이패드 같은 기기를 사람들은 조심히 다룬다. 나도 보호필름을 부척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지만 막 다루지는 않는다. 그런데 너무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다. 직관적인 터치로 사용하는 아이패드 같은 기기는 너무 조심스럽게 다루기보다는 조금은 막 다뤄도 괜찮은 것 같다. 그렇게 사용을 한다고 해도 보호필름이 반드시 아이패드에게 필요하지는 않다.


아이패드의 보호필름은 뭐랄까. 아이패드를 보호한다는 의미보다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필름이라 생각된다. 아이패드 화면을 보호하는데 보호필름은 딱히 크게 역할을 하지 않지만 만에 하나라는 인간의 불안한 마음에 보호망을 친다. 인간의 불안한 마음에 보호필름을 붙여 안정감을 준다.


어쩌면 인간의 그런 마음을 기업은 잘 노렸다. 인간의 불안한 마음을 노린 물품을 팔아치우는 기업은 대체로 성공을 하는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보호받기를 원한다. 아이 때에는 엄마의 보호 속에서 놀이터에서 놀면 재미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아이는 고개를 돌려 엄마의 존재를 확인한다. 본능적으로 엄마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안정감 속에서 마음 놓고 놀이터에서 놀 수 있다.


커가면서 사랑하는 이의 보호를 받았다는 느낌을 받으면 행복해진다. 가족을 이루어 가족 안에서 보호받는다는 이 기분은 엄마의 양수 속에서 몸을 말고 편안하게 있는 태아의 안정감이다. 인간은 모순적이게도 자유를 갈망하고 자유를 늘 바란 다지만 인간이 바라는 자유는 보호 속 자유다. 진정한 자유를 던져주면 인간은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무서워서 견디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 세계관의 영화가 2017년작 ‘보케’다. 한 연인만 남기고 지구의 모든 인류가 사라졌다. 막대한 자유가 주어졌다. 그러나 결국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은 권력을 미워하지만 권력을 숭배하고 권력에 기대기를 바란다. 권력에 편승하고 권력에게 몸을 구부린다. 그 안에서 안정된 자유를 보장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권력에게 금이 가도 권력은 그것으로 그만이지만 결국 깨지고 부서지는 건 개인이다. 지켜주리라는 마음의 안정이 있었지만 실제로 권력은 개개인의 안정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이패드 보호필름은 핫팩 같은 것과 비슷하다. 이제 곧 덜덜덜 하는 차가운 겨울의 나날의 연속일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핫팩을 주머니에 넣어서 다닐 것이다. 핫팩은 일정한 시간 동안만 뜨거워지기 때문에 구입하자마자 비닐을 뜯지는 않는다. 대부분 시간을 대충 계산해서 뜯어서 나를 따뜻하게 해 줘야지, 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러면 아직 뜯지 않은 핫팩이 주머니에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어쩐지 안정이 된다.


나는 원래 그런 인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메라든, 폰이든, 대체로 아주 깨끗하게 쓰는 편이다. 마구잡이로 사용을 하는데 한 번도 떨어트린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패드를 구입해서는 아예 보호필름 같은 건 붙이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아니 왜? 같은 반응이다. 아이패드의 보호필름이 점점 비싸지고 사실 떨어트렸을 때 화면의 보호에는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지 모르나 보호필름을 붙였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인간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면 됐지. 왜냐하면 인간은 모순덩어리고 인간은 전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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