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주 토요일, 5일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그러니까 아마도 그 미국 유튜버가 김종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글을 작성해서 올린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은 그 미국 유튜버가 틀렸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고, 더 나아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세상의 전부다, 라는 무지에서 벗어나려면 때가 되면 내 머리를 한 번 리셋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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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략


내가 조깅을 한 지는 적어도 10년은 되었다. 대체로 운동을 십 년 했다고 하면 와와 하는데 그래 봐야 24시간 하루 중에 고작 한두 시간을 낼 뿐이다. 보통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게 되면 3년 운동한 것으로 30년 동안 운동하지 않을 것을 퉁 치려고 한다. 일주일에 5일, 그것도 하루에 한 시간, 그럼 시간으로 따지면 한 달에 몇 시간 운동을 한 것일까. 하루 한 시간 운동을 한다고 해도 옷 갈아입고 벗고, 트래드 밀 하면서 휴대전화 보고, 이런 걸 따지면 운동을 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운동을 하게 되면 3년 동안 몇 시간 운동한 것으로 생각지 않고 3년 내내 운동을 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니 3년 운동을 하다가 석 달 운동을 안 하게 되면 다시 살이 찌고 근육이 없어지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제 기사에 미국의 헬스  유튜버가 김종국을 저격하는 유튜브를 올렸는데 그걸 보면서 그 사람 참 지질하거나, 아니면 한국이 요즘 이래저래 유명하니 조회 수를 노리고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는 순전히 글을 올리는 플랫폼이고 나처럼 소설을 위주로 올리는 사람의 피드는 인기가 없다.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기에 조회 수가 나오기는 참 어렵다. 그럼에도 브런치를 시작한 지 일 년 정도 지났을 무렵 백만 회가 넘었다. 이건 굉장한 일이다. 그럼 어떤 글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까.


내가 소설 이외에 올리는 글은 조깅에 관한 에세이와 음식에 관한 에세이다. 좀 더 텍스트적으로 풀이하자면 ‘생활 음식의 인문학‘이며 ‘조깅의 생활화’이다. 음식에 관한 에세이는 인스타그램에서 보통 인기가 많은 사진 속 예쁜 음식이 아니라 그저 보통 밥상에 오르는 음식의 글이다. 보면 알겠지만 라면, 새우깡, 과일, 순대 이런 글이 고작이다. 여기에 생활의 인문학을 내 나름대로 덧입혔다.


사람들은 멋진 호텔의 조식 같은 예쁜 음식을 동경하지만 실은 생활 속 음식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관심은 조회로 이어지고 조회 수가 올라가면 다음이나 카카오의 메인에 노출이 된다. 그렇게 되면 이런저런 곳에서 뭔가를 해보자고 메일이 온다.


나는 매일 조깅을 하는 편이다. 거의 매일 하는데 비나 눈 같은 자연현상은 조깅을 하는데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깅은 대체로 6, 7킬로미터를 뛰며 그 사이에 3, 40분 정도 산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편이다. 사진은 2013년부터 2021년도까지의 조깅 후 사진인데 몸 상태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나는 40대이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본 경험은 없다. 물론 보충제를 먹어본 적도 없고 닭가슴살을 갈아서 먹지도 않는다. 그저 매일 조금씩 조깅을 하고 근력 운동을 할 뿐이다. 여름 전에는 플랭크를 2분 정도 했는데 요즘은 30초 더 늘렸다. 그거 늘렸다고 거의 죽을 것 같지만 어떻든 하고 나면 즐거운 고통이 따라오는 것이 좋다. 친구들은 결혼하기 전에 나와 비슷했는데 녀석들은 지금 몸이 좀 망가졌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매일 운동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 미국 유튜버는 나이 드는 것과 늙어가는 것이 다른데 동일시하고 있다. 몰라서 무식한 건 못 배워서 그렇기에 이해하지만 자기가 다 안다고 착각하는 무지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 미국 유튜버는 지가 아는 게 전부라고 생각한다. 무지한 것이다.


나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먹는 족족 살이 쪄버리는 체질이라 먹는 것을 조절하는 건 아마도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것 같다. 국물 음식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고 밥은 될 수 있으면 한 공기만 먹으려고 한다. 매일 두부를 먹고 집 밖의 음식들, 소스가 가득한 음식은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한다. 음료도 커피와 물과 우유를 제외하고는 잘 먹지 않으려 한다.


절제와 조절, 그리고 매일 조금씩의 운동-조깅과 근력 운동을 하면 약물과 무관하게 근육은 자리가 잡히고 유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보디빌더가 직업이 아닌 다음에 매일 운동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매일 밥 먹듯, 잠을 자듯 운동을 하게 된다면 그 부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유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구를 들어본 적도 없고 그저 조깅을 매일 할 뿐이고 그 사이에 계단을 좀 오른다거나 근력 운동을 산스장에서 할 뿐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 사람들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근육을 만들었고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 운동을 하는 것은, 내가 조깅을 하며 근육을 만드는 것은 매일매일 몇 시간씩 글을 쓰기 위한 동력인 것이다. 긴 시간 글을 쓰려면 체력과 체격, 그리고 정신력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저격하고 의심할 시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책이나 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2013년 조깅 후


2016년 여름 조깅 후


2017년 조깅 후


여기서부터는 2020년 여름에 조깅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도 우산을 들고나간다




여기서부터는 2021년

10월 초


9월


7월



가장 최근, 지난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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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운동가가 아닌 사람이 매일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그 미국 헬스 유튜버는 뭔가 받아들이는 게, 그 뭔가를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헬스장에 가보지도 않고, 기구를 들어 본 적도 없는 내가, 매일 조깅을 하면서 그 사이에 산스장에서 조금씩 근력 운동을 그동안 했다. 단지 거의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오늘까지 3일 빼곤 매일 조금씩 달리고 산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했다. 요컨대 산스장까지 40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해서 바로 플랭크를 하지 않고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해서 몸에 힘들 좀 뺀 다음에 플랭크를 2분 30초 한다. 그래야 플랭크가 힘이 든다. 뭐랄까 운동을 할 때 그 부위가 힘이 들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게 운동을 하면 좀 이상하다. 초반에 플랭크를 하니 플랭크가 힘이 들지 않았다. 몸이 덜덜 떨리지 않았다. 플랭크는 자고로 중력에 온 몸이 밑으로 꺼지는 그 엄청난 고통을 느끼는 재미가 있다. 그걸 느껴야 하는 운동이니 그걸 느끼게 운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운동하는 부위에 고통이 가하도록 움직인다. 고통이 오도록 몸에 무리를 준 다음 다시 40분 정도 달린다. 마지막 코스 1킬로미터 정도가 오르막길이라 그 1킬로미터가 다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오는데 그걸 매일 느낀다.


헬스 유튜버만큼 좋은 몸은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은 몸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그 미국 헬스 유튜버는 매일 운동이 너무 좋아서, 운동을 할 때 내추럴하게 즐겁게 운동을 하는 김종국을 너무 모르는 것이다. 그 미국 유튜버는 늙는 것과 나이 드는 것의 차이를 모르며, 무식과 무지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내가 일하는 건물의 7층에는 헬스장이 있는데 운동이 좋아서 매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나이와 약물과 무관하게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고 잘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튜브에 하루에 5분, 이 동작 한 달만으로 몸의 엄청난 변화, 같은 제목에 끌려가면 안 된다. 싸고 좋은 전자제품이 없는 것처럼 하루 5분 투자해서 한 달만에 몸이 달리지는 운동 같은 건 없다. 매일 밥 먹고, 매일 잠자고, 매일 일하고, 매일 폰 보는데 운동 따위 매일 하는 거 어려운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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