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사진은 문어고 밑으로는 오징어다.

음식으로써 보자면 문어와 오징어의 큰 차이가 있다. 혹시 사진만으로 그 차이를 찾아냈을까.

사진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경험상 우리는 그 차이를 대체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이 사진은 오징어 반찬이다. 정확히는 오징어 무채 썰이. 오징어든 문어든 둘 다 음식으로 정말 맛있다. 근래에 이준익의 자산어보도 나오고 해서, 자산어보를 직접 읽은 적은 없지만 소설가 한창훈의 소설이나 그의 바다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를 읽어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와 바닷가에서 기생하는 갯것들에 대해서 알 수 있다. 바다 생물은 한창훈이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보고 경험한 생물들이며, 갯것들 역시 그렇다. 그의 에세이에서 각주로 자산어보를 달아놨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 자산어보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주 기대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는 다 푹 빠져서 보게 되니까.


각설하고 음식으로서 오징어와 문어의 큰 차이를 말하자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오징어는 그대로 먹을 수 있고 문어는 삶거나 데쳐서 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찾아보니 그저 그동안 '오징어는 회로도 먹고 했는데 문어는 회로 바로 먹지 않았다' 정도에서 좀 더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기사나 자료보다는, 식당을 하는 사장님들도 자세하게 알 수 있게 설명을 해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오징어나 문어 같은 연체류에 속하는 두족류 중에 날 것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오징어와 낙지가 있다. 오징어는 바로 회로 먹을 수 있고 낙지도 탕탕이로 그동안 우리는 먹어왔다. 그런데 문어는 생으로 먹어 본적이 거의 없다. 문어는 데쳐서 먹거나 삶아서 먹지 바로 회를 떠서 먹지는 않는다.


문어가 오징어나 낙지와 다른 점은 문어는 몸통이 거의 없다. 대가리와 대부분의 다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보통 문어는 삶아서 다리 부분을 많이 먹는다. 그만큼 음식으로서 다리가 문어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어를 낙지처럼 다리를 탕탕 쳐서 그대로 회로 먹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먹고 나면 사람들이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가 문어는 낙지나 오징어와는 달리 진액이 엄청 나오는데 그 진액에는 독소가 있다. 다리라고 불리는 것이 다리의 개념보다는 촉수의 개념이다. 그래서 독소가 있는 진액으로 먹이를 잡아서 먹기도 하고 그렇겠지.


그런데 이 진액에는 세균이 가득하다. 균이 너무 많다고 한다. 균이 너무 많아서 바다에서 잡아서 회로 다리를 먹고 나면 심각하게 배탈이 나기도 한다. 문어는 죽고 나면 진액이 엄청나게 나오는데 진액을 전부 제거하고 나서는 문어를 그대로 회로 먹어도 된다고는 한다. 하지만 그렇게 먹으려면 반드시 전문점이나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한다. 이게 왜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하냐고 하면 밀가루로 1차적 세척을 빡빡해줘야 한다. 그리고 굵은소금으로 2차적 세척을 또 빡빡해준다. 마지막으로 문어 껍데기를 전부 벗기고 다리 속살을 얇게 저며서 어쩌고 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회로 먹을 수 있다. 그럴 바에는 늘 먹던 대로 삶아서 먹자. 그래도 맛있잖아.


주꾸미도 회로 잘 먹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른 것보다 질겨서 그렇다고 한다. 주꾸미는 생으로 먹으면 아주 질겨서 먹을 수 없다고 한다. 회로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조리를 해서 먹고 회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은 아주 많으니까 그걸 먹자.


그러고 보면 가축으로 소, 돼지, 닭, 염소, 개, 말 정도로 인간은 제한을 두었는데, 제한을 두었다기보다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야생동물에서 인간의 범주 속에서 같이 공생할 수 있는 추려진 것이다. 총. 균. 쇠. 인지,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에서 읽었는지 기억이 애매하지만 인간은 곰도, 표범도, 산양 등 여러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하려고 시도를 했었다. 그 시기가 정말 오래전부터 다.


곰은 힘도 좋고 잡식성이라 농사에 도움이 될 거라 키웠지만 사람을 잡아먹기도 했다. 또 얼룩말도 그냥 말처럼 가축으로 하려고 했지만 결론은 사나워서 가축화가 되지 못했다. 현대사회의 동물원에서도 사육사들이 육식동물에게 사고를 당하는 일보다 얼룩말에게 물리거나 차여서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더 많다고 한다. 또 치타도 속도가 빠르고 이런저런 이유로 가축화하려고 했는데 치타는 교배가 아주 기이하게 이루어진다. 암컷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면 그 뒤를 수컷이 또 굉장한 속력을 내며 따라가서 교배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 치타가 가족을 이루려면 어마어마한 땅을 보유해야 하는데 그것에서 실패했다. 또 산양 같은 경우는 한 번에 4미터씩 뛰어 올라서 울타리 같은 것들의 실패로 가축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동물을 가축화하려는 노력 끝에 지금의 가축으로 추려진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음식 역시 인간이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근래에는 인간이 음식을 생존 그 이외의 것으로도 먹기 때문에 눈으로도 먹고 입으로도 먹어야 하는 시대에 왔다. 그러다 보니 음식의 베리에이션이 많아졌다. 라면에 마요네즈를 넣어서 같이 끓여 먹으면 아주 고소하다.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러시아에서는 한국 라면에 마요가 아예 동봉되어 있다.


또 생으로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장어라고 한다.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장어는 손질하는 사람의 손에 상처가 있어도 안 된다고 한다. 장어의 피가 눈에 탁 들어가고 큰일이 날 수 있다고 한다. 장어류에는 혈청 독이 있다. 피에 독이 있기 때문에 손에 상처로 피가 들어가면 염증이 생기고 곪을 수 있다. 또 눈에 피가 들어가면 눈이 충혈되고 붓고 타오르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붕장어나 갯장어의 회는 그래서 피를 싹 제거한 다음에 물에 빡빡 빨아서 탈수기에 돌려서 수분을 싹 말려서 먹는다. 그렇게 해서 붕장어의 회를 먹게 된다. 그런데 혹시 장어를 먹고 기름이 간혹 배탈을 나게 한다는 기사가 있는데 그건 잘못된 보도라 한다. 장어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한다. 배탈이 나고 병원에 실려가는 대부분의 요인은 피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먹게 되기 때문이라 한다.


그런데 민물장어, 흔히 뱀장어는 절대 회로 먹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구워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불판에 구워 먹는 게 맛있기도 하고 또 양념 같은 것을 발라서 먹기 때문에 맛이 배가 된다. 고독한 미식가도 장어구이와 장어덮밥을 맛있게 먹는다. 뱀장어의 독은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데 요즘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하다. 이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반응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독은 단백질 독성이라 가열하면 싹 사라진다고 하니 뱀장어는 구워서 맛있게 먹자. 


장어구이를 언제 먹어 봤지? 울쟈.

삶은 문어는 기름장에 보통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이렇게 마요네즈와 와사비, 땡초를 같이 넣어서 소스를 만들어 먹으면 고소, 킁 함, 매운맛이 싹 올라오면서 문어의 맛있는 다리를 오물오물거리고 칼스버그를 한 모금하면 아주 행복하다.  

오징어는 날 것 그대로 먹을 수 있기에 이렇게 무채 썰이와 함께 밥에 올려 외암 먹으면 역시 행복하다. 이렇게 무 채 썰이에 들어가는 오징어는 늘, 항상 모자란다. 먹다 보면 오징어는 금방 사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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