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에이드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 일단 한 번 보고 오자.

https://youtu.be/NxaGnK3A-Pc

Live Aid 1985 - Do They Know It's Christmas (Film Camera Source)


이 모습들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밴드 에이드의 라이브에서 별이 되어 버린 데이빗 보위와 조지 마이클이 서로 장난을 치는 장면도 볼 수 있었고 보노의 젊은 시절, 모튼 하켓의 조각 같은 얼굴도, 풜 뭬쾈퉤뉘로 발음해야 하는 폴 메카트니의 환한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같이 기뻐하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도. 오버스럽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모습만으로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다.

 

이들은 ‘위 아 더 월드'가 나오기 전, 84년에 유럽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슈퍼스타들이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당시에는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이 실현이 되었다. 60대부터 일기 시작한 히피 뮤직은 세상을 전쟁과 기근에서 노래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고 보브 딜런, 제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같은 뮤지션들은 굶어가면서 세상을 향해 자유와 평화를 위해 노래를 불렀다. 그 명맥이 이어져 밴드 에이드까지 오게 되었다. 

 

안타깝지만 조지 마이클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죽었다. 조지 마이클이 이반이라는 것이 신문에 났을 때 세상이 들썩 거렸지만 이내 사람들은 받아들였다. 조지 마이클은 이후 마음이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이후 노래를 더 잘 부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85년도 조지 마이클의 목소리가 아주 청량하다. 청량하기만 하다는 느낌이다. 이반 이후 조지 마이클의 목소리는 무 깊이가 되었던 것 같다. 깊고 그 울림이 심해 같았다. 조지 마이클은 웸 시절 잘생긴 앤드류 리즐리에게 인기를 거의 다 빼앗겼는데 개인적으로 앤드류 리즐리가 조지 마이클보다 잘 생겼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근래에 라스트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를 보니 앤드류 리즐리가 더 잘생겼다. 조지 마이클 하면 역시 ‘페이스’를 부를 때다. 깃을 세운 가죽 재킷에 찢어진 청바지에 레이밴을 쓰고 기타를 들고 페이스를 부르는 조지 마이클. 백 잇 모오션 할 때 그 멋진 목소리.


U2의 보노는 이후 눈의 문제로 실내를 제외한 공연,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에는 늘 선글라스를 끼고 공연을 했다. 이제 유투는 돈으로 움직이는 그룹이 아니다. 유투의 보노를 움직이게 하려면 명분이 돈보다 앞서야 한다. 기근이나 전쟁의 문제로 고민이 많은 나라에 유투는 늘 공연을 하러 다녔다. 그래서 일전에 드디어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유투, 보노의 목소리가 한반도에 울려 퍼진 것이다.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  

 

제네시스의 더러머였던 필 콜린스도 라이브 에이드 라인업이었다. 필 콜린스의 딸이 릴리 콜린스다. '옥자'에도 나왔다. 이번에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주연을 맡았다. Do They Know It's Christmas 첫 시작의 가슴을 울리는 드럼 소리가 바로 전설의 필 콜린스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폴 매카트니는 몇 해전에 처음으로 한국 공연을 했다. 떼창에 역시 폴은 흡족해했다. 일본에는 다섯 번인가 공연을 했지만 한국 공연은 처음이었다. 이제 라이브 에이드에 나왔던 슈퍼스타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별이 되었다. 마지막까지 좋아하던 데이빗 보위가 별이 되었을 때 그의 노래를 하루 종일 듣기도 했다.

 

지구에서 없어진 저들을 다시 세상으로 불러낸 공연이 2012년 런던 올림픽의 폐막식이었다. 개막식에서 폴 매카트니가 우리나라 돈으로 10원을 받고 헤이 쥬드를 불렀다. 전 세계 1억 명이 그 노래를 실시간으로 따라 불렀다고 한다. 폐막식에서 아직 살아있었던 조지 마이클이 노래를 불렀고 흩어졌던 스파이스 걸스를 불러 모았고 죽었던 프레디 머큐리를 홀로그램으로 살려냈다. 정말이지 죽이는 공연이었다. 잠 안 자고 새벽까지 버틴 보람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존 레넌을 살려냈다.


영국은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때려 붓는다. 우리는 그래, 우리는 대중문화, 예술이 사람들을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무엇이라고 생각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에티오피아를 돕기 위해 만든 노래가 밴드 에이드의 ‘두 데이 노우 잇츠 크리스마스’다.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전쟁과 기근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노래의 힘을 막강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리고 후에 이에 버금가는, 아니 어쩌면 더 뛰어난 노래 ‘위 아더 월드’가 나오게 된다. 


‘위 아더 월드'가 미국의 슈퍼스타들의 축제라면 밴드 에이드는 노르웨이, 웨일스, 아일랜드가 뭉쳐서 자존심을 걸고 만든 밴드였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빙 크로스비만큼 전 세계에 많이 울려 퍼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위의 밴드 에이드는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 뭉친 모습이고, 84년에 기존 라인업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역시 일단 한 번 보고 오자.

https://youtu.be/j3fSknbR7Y4

첫 시작은 에브리타임 유 고 어웨이의 폴 영이 스타트를 끊는다. 카메카메카멜레온 컬처클럽의 보이 조지가 다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보이 조지는 여자 같은 외모와 화장으로 노래도 멋지게 잘 불러서 인기가 좋았다. 그리고 가슴을 울리게 하는 필 콜린스가 드럼을 두드린다. 필 콜린스의 드럼 소리에는 영혼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조지 마이클이 열창을 하고 듀란듀란의 잘생긴 버터왕자 사이먼이 노래를 하고, 지금은 전설의 꼭대기에 있는 스팅과 보노가 노래를 부른다. 


다른 버전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보다 이 뮤직비디오의 음악에는 미칠 것 같은 드럼 소리가 심장을 계속 마시지를 해준다. 다른 버전의 뮤직비디오에는 조지 마이클이 눈물을 흘리면서 끝난다. 그 버전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도 좋다. 


마지막으로 30년이 지난 후 2014년에 다시 Do They Know It's Christmas가 세상에 울려 퍼진다. 보노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라인업이 바뀌었다. 새미(샘 스미스), 엘리 굴딩, 크리스 마틴(콜드 플레이), 에드 시런 등 유럽의 현존 슈퍼스타들이 왕창 뭉쳤다. 이들은 바보처럼 꾸준히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나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노래는 약하지만 노래의 힘은 대단하다. 모두가 소리를 내서 노래를 부를 때 불편한 진실은 없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https://youtu.be/-w7jyVHocTk 

Band Aid 30 - Do They Know It’s Christma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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