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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층’은 2008년에 나온 단편영화다. 있어 보이는 화이트 컬러 같은 사람들이 우아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 시중을 드는 웨이터들이 한 둘이 아니다
테이블 가득 차려진 요리를 한 마디 말도 없이, 서로 대화도 없이 오로지 먹는 그 행위에 열중한다. 그들이 먹는 요리는 마치 잡아서는 안 되는 동물의, 먹어서는 안 되는 부위를, 먹지 말아야 하는 조리법으로 먹고 있다
그들은 너무나 맛있게 게걸스럽게 와구와구 음식을 먹고 더 달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마치 금기를 먹는 것 같다.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영역을 먹어치움으로 일반 음식으로 채워지지 않는 허영을 채운다. 그리고 그들을 기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지배인
그때 바닥이 울리고 점점 갈라지더니 그대로 금기를 먹던 사람들의 바닥에 공백이 생기고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지배인과 웨이터들은 당황하지 않는다. 지배인의 다음 층,라는 한 마디에 물건을 들고 내려간다
한 층 밑으로 떨어진 식탁의 사람들은 붕괴된 시멘트 가루를 뒤집어썼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먹는 일에 열중한다. 다시 게걸스럽게 와구와구 먹던 사람들은 밑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자아는 조금씩 위층에 놔두고 온 듯 먹는 행위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다시 밑으로. 그러다가 그들은 어떻게 될까
이 짧은 영화는 몰입도가 굉장하다. 금기를 건드리는 인간의 행태에 대해서 깊은 사색에 잠기게 만든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건 생존에 관여한다. 그런데 먹기 위해서 사는 사람도 있다. 먹는 것이 목적이 되는 사람도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특별하고 가장 특별한 것들은 때때로 해서는 안 될, 먹어서는 안 될 것들을 건드리고 만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2년 뒤에 그을린 사랑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 전쟁에 대한 공포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 누구도 접근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이계의 종족을 건드리는 컨텍트를 만들었고 멕시코 국경을 무대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초긴장 시킨 시카리오를 만들었다. 또 지루하지 않은 철학 책을 읽는 듯한 블레이드 러너2049도 만들었다
거장이라 불릴만한 감독의 초기작 단편영화를 찾아보는 재미는 굉장하다. 이 색채와 연출, 무엇보다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화면을 통해 표현한다는 건 기적이고 그는 기적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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