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 너무너무 많은 얘길 했나봐
나도 모르는 내속의 끝없는 욕심의 말들
내 마음 앞에서, 내가 말을 앞서 숨이차
그래도 남아있는것 같아
왠지 해도 해도 내 맘 알아줄 것 같지 않아서
자꾸 겹겹이 칠하다 덧나기만 하는 상처
차라리 그것보단 모자란게 나아
그래도 꼭 하고 싶은 이말
고마워 정말
너에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너무 많이 돌아와 잊고 있었던 말
정말 고마워
은호는 동진에 대해서 내내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을 공준표에게 들은 후 노래를 부른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 고맙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자리에서 그만 해버리고 만다
연애시대가 원작보다 재미있고 좋았던 이유 중 큰 부분은 ‘연애시대음악’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영화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연애시대를 관통하고, 배경이 되고, 연애시대 곳곳에 흐르는 음악이 연애시대의 강점이었다
연애시대의 모든 음악이 사랑스럽게 들리는 이유는 영화음악을 노영심이 맡았기 때문이다. 연애시대는 한지승 감독의 작품으로 당시 한지승과 노영심은 부부였다. 사랑하는 사이였고 그 분위기가 의도하든 의도지 않든 연애시대에 녹아내렸다
한지승은 광고를 기가 막히게 연출하는 감독이었다. 광고를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세련되게 연출했다. 탑기어코리아가 시즌 6이 되었을 때 이전의 영상보다 훨씬 세련된 영상이었다. 마치 분노의 질주를 보는 듯한 앵글로 시청자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바로 한지승이 연출을 맡았다. 정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튀어 나올 것 같은 슈퍼카들의 연출이었다
피아니스트인 노영심의 노랫말을 보면 소소하면서 따뜻함이 오소소 내려앉은 무릎 담요 같다. 연애시대 모든 곡이 노영심의 곡으로 가사가 없는 곡들도 들어보면 잔잔한 호수의 물결 같다
그런 노영심과 한지승이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여 으샤 하며 연애시대를 만들었다. 연애시대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도 ‘사랑이 뭘까?’로 시작해서 스텝들과 고 김주혁도 모두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하며 끝이 난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 꾸던 꿈이 사라지게 된다. 꿈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게 되고 어른이 되어 연애를 하면서 내일을 기대하고 꿈꾸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잘 버무린 기분 좋은 ‘연애시대’였다. 이후 한지승과 노영심은 이혼을 했다. 각자 열심히 영화 만들고 음악 만들고, 그것 또한 각자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