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이티가 상영했을 때 하루키는 에스콰이어 지를 비롯해서 이티에 관한 이야기를 몇 번이나 적었다. 지겹도록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1983년 8월에도 하루키는 이티의 이야기를 적었다.
스필버그는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수취인은 물론 스필버그가 아닌 이티다. 아이들은 이티에게 초대를 하기도 했고, 과자가 없어졌는데 네가 먹은 게 아니니?라고도 했고, 제발 그 옷만은 입지 말아 달라고도 했고, 네 덕분에 네 흉내만 내고 살아서 친구들이 모두 자기를 변태로 본다는 편지도 있었다.
스필버그는 영화를, 초현실 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중에 토미 앤드리언이라는 20세의 자폐증 환자의 어머니가, 아들이 이티를 본 후로 겨우 바깥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다며 쓴 감사 편지가 실려 있었다. 고 하루키는 소개를 했다.
[전략] 아들은 소리를 지르고, 손뼉을 치고, 웃고, 그리고 울었습니다. 진정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폐증 환자는 자신 때문이든 타인 때문이든 절대 울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토미가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티에 관해 쉬지 않고 얘기했습니다. 토미는 이티를 세 번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타인과 손가락을 맞추고는 진지한 얼굴로 ‘아우치’라고 합니다. 이티가 아이의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아들이 드디어 자신 이외의 무언가와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토미 자신이 별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고향인 별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치 이티처럼요. - 캘리포니아의 가든그로브에서, 앤 앤드리언
영화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와 사라질 수 없는 이유를 잘 말하는 것 같다. 많은 이들이 하루키의 글을 지금도 헥헥 거리며 기다리고 있고 스필버그는 최근에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만들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