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는 반복되고 무료한 생활에 권태를 느낀 고등학생의 주인공이 아!! 존나! 무료해! 뭔가 화끈한 일이 일어났으면! 하고 외치는 바람에 신과 인간들이 게임을 하는 영화다


그리고 게임에서 지면 캡처에서처럼 잔인하게 죽음을 당한다. 영화는 중반까지는 원작과 흡사하게 흘러가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빠지면서 재미가 급 떨어진다


이 영화는 딱 1년 전에 보고 캡처를 해놨는데 밀리고 밀려서 이제야 리뷰를 하는데 잘 생각이 안 난다. 초반 신에게 게임을 져서 머리통이 터지면서 죽어가는 장면은 꽤 잔인한데 피를 빨간 구슬로 표현을 해서 또 만화스럽다


신은 무료하던 차에 공포를 줄게, 라는 식이다. 보이지 않는 웃음을 흘리며 신은 인간의 생명을 야금야금 앗아간다. 어쩐지 요즘의 팬데믹과 비슷한 것 같다. 이 영화는 영상보다는 원작으로 보는 것이 훨씬 와 닿을 것이다


신과 인간이 대결하는 영화나 소설은 몇 편 봤지만 기억에 남아 있는 소설이 이우혁의 ‘바이퍼케이션’이다. 샤프심을 세워서 손가락으로 누르면 샤프심이 여러 동가리로 부러지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현상을 바이퍼케이션이라 하는데 소설은 그걸 아주 잘 표현했다. 총 3권으로 되어 있는데 취향이면 금방 읽어지는 것 같다


1권에서는 신이 나타나서 피의 낭자가 판을 친다. 전혀 신에게 대적할 수 없는 인간이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신에게 접근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려 한다. 하루키를 읽으면 음, 음, 하며 읽는데 이우혁은 와와하며 읽게 된다


소설이든 영화든 도저히 접근 할 수 없는 존재와 대결을 하면 실패와 함께 자주 무너지지만 결국 패배는 하지 않는다. 신과 실컷 대결을 하다가 뜬금없이 주인공이 마지막에 죽어버리는 영화도 있지만 대부분의 절대적 존재에게 무너지다가 마지막에는 그래도 패배는 하지 않는다


지금 숨 쉬고 있는 공기 틈으로 공포를 몰고 들어온 바이러스를 신의 장난이라 한다면 소설처럼 우리도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대가를 치러야겠지만. 소설이 허구를 바탕으로 논픽션을 비틀어 진실에 접근한다면 현실의 사실이 마치 허구 같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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