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뵈이다에서 언급한 이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영화 ‘페르세폴리스’가 떠오른다. 마르잔은 자유를 원했을 뿐인데 그 자유라는 게 그렇게 어렵고 힘들고 멀기만 하다
이란은 우리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인구 8천만이 2007년 대장금을 거의 다 봤다고 한다. 25개의 채널이 있는데 6개월 동안 90.2%의 시청률이 나왔다고 한다. 방송 후 6개월 동안 이영애가 광고를 한 엘지의 휘센만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들의 한국사랑은 대단하다
도대체 대장금을 왜 그렇게 좋아할까. 디스 이즈 마이 스토리,라고 그들은 말한단다. 이란은 소수종파로 역사적으로도, 근래도 40년 동안 억압당하고 차별받아왔다. 대장금이 걸어왔던 가시밭길이 이란이 걸어왔던 길과 똑같은 것이 이란의 사람들에게 대장금 신드롬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장금이는 그래서 가시밭길을 걸어서 성공을 한다. 그 믿음을 이란사람들은 대장금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고 한다
사실 유교문화였던 조선시대 궁에서 1년에 제사가 170건 이상 있어서 그 많은 제사 식재료를 이고 나르고 다듬고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궁중 수라간 남녀비율이 남자가 훨씬 많았다. 대령숙수를 둬서 궁중음식은 대부분 남자들이 했기에 대장금은 허구이지만 이란인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세세하게 했다간 울지도 모르겠다
페르세폴리스의 주인공 마르잔이 어린이 였을 때 이란은 부패한 왕족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혁명이 일어나서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히잡 단속을 하고, 조신하지 않으면 죽이기까지 하지는 않았다. 자유스러웠다. 하지만 혁명의 실패와 내전이 마르잔과 마르잔의 가족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마르잔은 청소년에 접어들면서 미국음악을 좋아했고 늘 들었는데 혁명의 실패와 더불어 국가는 시민들에게 강요를 하기 시작했다. 서양의 음악도 안 되고, 술도 안 되고, 거리에서 애정표현도 안 된다. 국가는 국민의 자유를 박탈하게 된다
마르잔은 그리하여 이란을 떠나 유럽에 가면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르잔을 통해 이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 시민혁명의 실패와 더불어 무너진 여성의 인권과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그것을 빌미로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은 그저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는 서강 권력국가의 두 얼굴을 비판하고 있다
아무래도 무거운 내용이었지만 기억나는 건 마르잔과 할머니와의 돈독한 애정이다. 만화지만 만화 같지 않고 먼 이란이지만 요즘 이란과 미국, 그 사이에 낀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여러 모습이 떠오른다